생존경쟁 돌입한 백화점, 이색디저트·가상아이돌 차별화 사활
생존경쟁 돌입한 백화점, 이색디저트·가상아이돌 차별화 사활

백화점 업계가 2030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재편되고 있는 유통채널 변화에 맞춰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과거 명품 브랜드를 내세워 소비자 발길을 끌던 백화점업계지만 경기침체로 명품 수요가 줄어들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 3개사의 지난해 1~2월 누적 이용자 가운데 20대 비중은 15.5%로, 2020년 31.2%에서 급감했다. 30대 역시 28.2%에서 25.1%로 감소했다.


명품 수요 감소는 백화점에 직격타로 작용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백화점 명품 성장률은 2022년까지 30%에 달했지만 지난해부터 5%대로 추락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2021년 46.9%에서 2022년 22.1%, 지난해 0.3%로 줄었다. 롯데백화점도 2021년 기간 35%에서 지난해 5%로 급감했다.


20대는 코로나19 시기 저금리 시기와 맞물려 명품시장에 유입됐다. 그러다 최근 경기 불황과 고금리로 인해 이탈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뉴스에 많이 보도된 명품샵 오픈런은 사라진지 오래다”며 “아무래도 고물가와 고금리 인해 소비 자체가 줄어든 이유가 크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소비력이 줄어든 명품시장에 경쟁자는 늘어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국내외 명품 뷰티 브랜드를 취급하는 ‘로켓럭셔리’를 출시했다. 1월에는 영국의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럭셔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 최근 고물가 기조로 청년들의 명품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2021년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새벽부터 형성된 오픈런줄. [사진=뉴시스]

 

소비자의 발길을 이끌던 명품소비가 줄어들자 백화점업계는 소비자 이탈 방지를 위해 새로운 생존전략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최근 백화점업계가 선택한 전략은 ‘핫플레이스’다. 20·30들이 좋아하는 문화요소를 통해 집객 효과를 누리겠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선보인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가 대박을 쳤다. 스위트파크는 해외에서만 맛볼 수 있던 해외 디저트부터 국내 유명 디저트들 까지 한데 모은 곳이다. 스위트 파크가 문을 연 이후 한 달간 강남점 전체 매출은 30% 증가했다. 신규 고객 가운데 절반 이상(54%)가 20~30대였다. 신규와 기존 고객을 합쳐 20대 매출은 전년 대비 295%, 30대는 138% 올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강남점 고객 3명 중 2명은 디저트를 구매했으며, 디저트 연관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며 “같은 기간 2030 고객이 즐겨 찾는 영패션 브랜드와 스포츠·아웃도어 매장이 있는 8층 '뉴스트리트'(60.3%)와 '럭셔리(23.1%)' 등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엔터테이먼트 산업과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더현대서울은 지난달 15일부터 이번 달 17일까지 ‘이세계 아이돌’, ‘스텔라이브’, ‘플레이브’ 등 버츄얼 아이돌 그룹의 팝업스토어를 차례로 진행했다. 플레이브의 경우 더현대서울 내 초대형 실내정원인 사운즈포레스트에서 가상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사흘간 버츄얼 아이돌 팝업 스토어를 다녀간 고객만 10만명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가상 아이돌 팝업스토어 방문객 10만 명은 잠실주경기장 콘서트를 가득 채울 정도의 인원이다”며 “화면 너머로 만나던 멤버와 같이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홀로그램 부스를 운영하고 현대백화점에서만 볼 수 있는 단독 영상을 상영하는 등 오프라인 공간의 매력을 키운 체험형 콘텐츠를 다채롭게 선보인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 최근 백화점들은 청년 소비자 이탈을 막기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파크. [사진=신세계]

 

현대백화점은 2022년 9월 더현대서울에서 선보인 ‘뉴진스’ 팝업스토어를 시작으로 다양한 엔터테이먼트를 시도하고 있다. 대학생과 유학생이 주로 찾는 신촌점에서 아이돌 그룹 ‘라이즈’의 데뷔 후 첫 팝업스토어를 진행했고, 목동점에선 4050세대 고객을 타깃으로 백화점 최초 ‘송가인’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푸드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식품관인 ‘푸드 에비뉴’와 와인 전문관 ‘엘비노’에만 100일동안 230만명이 다녀갔고 밝혔다.


또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 성수 유명 버터 아이스크림 ‘뵈르뵈르’, 유기농 블랜딩 말차 전문점 ‘슈퍼 말차’, 유명 베이커리인 ‘노티드 월드’와 ‘런던 베이글 뮤지엄’ 등 MZ들이 선호하는 매장을 통해 등을 통해 2030 고객들을 잡고 있다.


직장인 김설아 씨(29·여)는 “명품도 좋긴하지만 여유도 없어 백화점을 찾을 일이 많지 않다 생각했다”며 “그런데 최근 백화점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도 많고 명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거리도 많아 더 자주 찾게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업계의 새로운 전략이 2030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중했다고 평가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백화점들이 최근 시행하고 있는 스몰 럭셔리나 체험형 콘텐츠들은 고물가로 명품 소비가 힘들어진 청년 소비층을 잘 공략했다”며 “시대에 따라 소비 트렌드가 변하기 마련인데 지금 같이 고물가 시기에는 명품같이 비현실적인 소비 콘텐츠보다 현실적으로 즐길 거리로 소비자들을 유입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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