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힘든데”…육아용품 고가전략에 양육 부담 가중
“가뜩이나 힘든데”…육아용품 고가전략에 양육 부담 가중
[사진=뉴시스]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붙여서 판매되고 있는 육아용품으로 인해 부모들의 양육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육아용품 자체의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면서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저출산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 육아용품업계의 지나친 고가 전략은 수요 감소로 이어져 오히려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에 명품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제품들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데 꼭 필요한 제품인 유모차, 하이체어, 의류, 화장품 등에도 과도한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인한 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높이고 있다.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명품 브랜드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최근 강남 신세계 백화점에는 베이비 디올 선물 전용 매장을 선보였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바디 클렌저, 로션, 베이비 향수를 판매하고 있는데, 바디 클렌저와 로션의 경우 10만원이 넘는 가격대에 형성돼 있고, 베이비 향수의 경우 30만원이 넘는 가격대로 형성돼 있다.

 

브랜드마다 가격대는 천차만별이지만 존슨즈 베이비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비노 베이비의 경우 비슷한 제품이 2만원에서 3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명품 브랜드라는 이유로 과도하게 비싼 가격에 팔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아이를 위한 명품 수요가 늘면서 명품 브랜드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화장품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디올 홈페이지]

 필수적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구매해야 하는 카시트, 유모차, 유아의자, 옷 등에서도 프리미엄을 이유로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꼭 구매하는 카시트의 경우 평균적으로 40만 원 정도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부모들을 사로잡은 건 네덜란드 프리미엄 브랜드 뉴나 제품으로 기본 가격대가 100만 원대다. 여기에 차양막 등 다양한 추가 제품을 구매한다면 가격은 더욱 더 높아진다.

 

카시트의 경우 아이가 커가면서 필요한 사이즈가 달라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춰서 새로 구매해야 하는데, 100만 원대의 카시트는 부모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 아기 의자’로 불리는 스토케의 트리트랩 하이체어의 경우 기본 의자에 부속품을 추가하면 70만 원대로 구매할 수 있다. 구매자 대부분이 “트리트랩 자체도 비싸지만 베이비세트, 트레이, 하네스 등 추가 구성품도 너무 비싸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본베베에서 판매되는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하이체어(멀티레벨 Z)의 경우 11만4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최소 5배 이상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내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임현정 씨(31·여)는 “1년 정도 신혼생활을 즐긴 후 아이를 가지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물품 가격들을 들으니 왜 요즘 ‘한 명만 낳아서 잘 기르자’라는 말이 나오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늦은 결혼으로 인한 늦은 출산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물건을 사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된다”며 “다만 아이를 위한 프리미엄이 부모에게 양육 부담으로 느껴진다면 앞으로의 저출산 풍조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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