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쓰기 싫어요”…신뢰 잃은 넥슨, 유저이탈·해외서버행 속출
“돈 쓰기 싫어요”…신뢰 잃은 넥슨, 유저이탈·해외서버행 속출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확률형 아이템 조작 사태 이후 대거 이탈하고 있다. 일부 유저들은 국내 서버를 떠나 비교적 돈이 적게 드는 글로벌 서버로 이전하는 등 넥슨의 BM(비즈니스 모델)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주한 유저들 중 상당수가 게임에 돈을 많이 투자했던 '충성층'으로 추정돼, 업계에서는 메이플스토리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 나오고 있다. 넥슨에 대한 유저들의 신뢰가 바닥을 치면서 유저들의 지갑이 굳게 닫힐 거란 전망이다. 


19일 메이플스토리 종합 통계 사이트 '메에기(Meaegi)'에 따르면, 18일 기준 메이플스토리 유니온 인구수는 총 26만6780명이다. 이는 연초인 1월 4일 51만8163명 대비 48.53%나 감소한 수치다. 사실상 올해에만 절반이 가량의 유저들이 메이플스토리를 떠난 것이다.


같은 기간 PC방 점유율도 대폭 감소했다. PC방 통계 사이트 '더 트릭스' 집계 따르면, 지난해 1월 10일 메이플스토리의 PC방 점유율은 4.84%에서 3달 후인 4월 10일 1.29%까지 2.55%나 떨어졌다. 게임 순위 또한 6위에서 10위까지 내려갔다.


유저들 대거 이탈 배경에는 메이플 확률형 아이템 정보 조작 논란 있다.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코리아가 메이플스토리 등을 통해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변경하고도 유저들에게 알리지 않은 점을 들어 시정명령과 과징금(잠정) 116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확률 조작 사태 이후 넥슨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상태다. 사진은 올해 메이플스토리 유저 감소 통계(오른쪽)과 유저 반응. [사진=커뮤니티 갈무리]

 

그런데 일부 국내 메이플스토리를 떠난 유저들이 글로벌 메이플스토리(GMS)로 이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GMS 이민 정보가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GMS 서버는 북미와 유럽, 일본 등의 국가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메이플스토리 서버다. 국내와 캐릭터와 콘텐츠, 시스템 등 세부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가장 큰 차이는 리부트 서버 너프 적용 유무다. 


리부트 서버는 유저 간 거래가 제한되는 대신 메소(게임내 재화) 획득량과 장비 드롭률이 일반 서보보다 높고 최종 대미지 증가 등 버프도 존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큐브’라는 캐시 아이템을 메소로 구입할 수 있어 과금 없이도 최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던 서버였다. 그러나 1월 메이플 확률형 아이템 정보 조작 논란 당시 메이플스토리 운영진 측은 리부트 서버의 혜택을 대거 삭제하며 사실상 일반 서버와 동일하게 바뀌었다.


그러나 GMS 메이플스토리에는 너프 이전 리부트 서버가 존재한다. 여전히 게임 재화를 통해 캐쉬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고 일반 서버보다 육성도 쉽다. 게임은 하고 싶지만 게임사에 대한 불신으로 돈을 쓰고 싶지 않은 유저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 넥슨 측은 신뢰회복을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하고있다. 사진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유저들에게 사과하는 강원기 전 총괄 디랙터(오른쪽)과 김창섭 현 총괄 디랙터. [사진=넥슨]

 

최근 GMS 메이플스토리를 시작한 김민혁(28) 씨는 “메이플스토리에 쓴 돈만 수백만원인데 확률 조작 사태가 터지고 모든 템을 정리하고 떠났다”며 “최근 다시 메이플스토리를 하고 싶지만 게임사에 대한 신뢰가 없어 돈을 안 써도 되는 GMS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의 한 유저는 “유저들을 기만하는 게임사에 어떤 사람이 돈을 쓰고 싶겠냐”며 “게임사가 유저를 이용만 한 만큼 나도 돈 안쓰고 게임만 즐길 생각이다”고 밝혔다.


게임 업계에서는 최근 활성화 유저(AU·Active User)대비 과금 유저(PU·Paying User)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상위 과금 유저를 중심으로 BM이 설계된 MMORPG 특성상 과금 유저는 조금만 줄어들어도 치명적일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많은 유저들을 상대로 작은 BM을 구성한 아케이드의 경우 PU가 조금 줄어도 큰 타격은 없지만 MMORPG는 다르다”며 “MMORPG는 BM자체가 무겁기 때문에 PU가 조금만 줄어도 타격이 큰데 메이플의 경우 너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 유저 수가 다시 늘어난다 해도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PU는 늘지 않을 거고 그렇다면 매출은 제자리걸음일 확률이 크다”고 지적했다.


넥슨 또한 유저들과 신뢰 회복을 1순위 과제로 삼은 상태다. 넥슨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와 넥슨은 지금 매출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오직 유저들과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에 전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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