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 리더십 위기에 삼전 주주들 유감 섞인 절규 “이건희 시절 그립다”
JY 리더십 위기에 삼전 주주들 유감 섞인 절규 “이건희 시절 그립다”

최근 삼성전자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유독 고 이건희 회장 시절을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는 한 발 앞선 기술력을 발판으로 주가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8만원 안팎에 머무르며 보합세만 보이고 있어서다. 심지어 일각에선 “이재용 회장과 그룹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TF가 고 이건희 회장과 그를 뒷받침하던 미래전략실의 절반 이라도 닮았으면 좋겠다”는 푸념 섞인 말까지 나온다.

 

고 이건희 시절과 사뭇 달라진 삼성전자 위상…“글로벌 아닌 국내 경쟁자에도 밀리는 형국”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일대비 2.60% 오른 18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잇따라 사상 최고가를 갈아 치우며 고공행진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13% 내린 7만98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전날 장중 8만원을 돌파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일주일간 4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문제는 두 기업의 주가 격차가 꾸준히 벌어져 왔다는 점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8만원, 6만원대 가격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현재 두 기업의 주가 격차는 2배가 훌쩍 넘는다. SK하이닉스가 신기술을 앞세워 납품 실적을 늘려가는 동안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들에 점차 밀리는 모습을 보인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 삼성전자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시장에 처음 등장한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은 거의 동일선상에 있었다. 심지어 2015년 진일보한 기술을 적용한 HBM2를 먼저 양산한 주인공은 삼성전자였다. 그러나 이후 SK하이닉스는 보다 공격적으로 HBM 관련 연구개발에 투자를 단행한 반면 삼성전자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2019년 HBM팀을 해체했는데 당시 결정은 결과론적으로 HBM3 개발에선 오히려 SK하이닉스에 뒤처지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2016년 당시 이석희 SK하이닉스 부사장(현 SK온 사장)은 한 대학의 강연회에서 HBM 관련 기술의 가치에 대해 역설하며 미래먹거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당시만 해도 HBM을 상용화한 기업이 거의 없던 시기로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도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1%가 채 되지 않았다.

 

“호감 이미지도 좋지만 사업 성과부터”…불투명한 이재용 비전에 소액주주 속앓이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에 비해 삼성전자의 사업성과가 부진한 데 대해 소액주주들은 불안한 기색과 더불어 각종 혹평을 내놓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고 이건희 전 회장 시절 때와 같은 강력한 추진력과 탄탄한 조직력이 지금의 삼성전자에선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동시에 고 이건희 전 회장이 이끄는 미래전략실과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를 비교하며 지금의 체제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 SK하이닉스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실제로 과거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휴대폰 1공장을 짓고 가동에 들어갔을 때 초창기 가동률은 30%에 불과했다. 당시 고 이건희 회장은 같은 규모의 2공장을 베트남에 지으라고 지시했고 회사 안팎에선 무리한 투자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2014년 완공된 베트남 2공장은 이듬해인 2015년에 1공장의 매출을 앞질렀고 결국엔 두 공장이 갤럭시폰 세계 판매량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는 전초 기지로 확고히 자리 매김했다.

 

또한 고 이건희 회장 시절에는 탁월한 능력을 갖춘 인물들이 중책을 맡아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이학수 전 삼성전자 비서실장이 대표적이다. 이 전 비서실장은 이 회장 곁을 가장 오래 지킨 비서실장으로 IMF 외환위기에 앞서 그룹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삼성그룹이 겪을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해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된다.

 

반면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이 한창인 현재 삼성전자의 행보는 오히려 과거에 비해 위축된 모습이 역력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글로벌 반도체 전문가들 사이에도 이대로 가다간 2019년 이재용 회장이 직접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의 성공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전망이 적지 않다. 지난 5년간 파운드리 1위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0%에서 60%로 커진 반면 2위 삼성전자는 20%에서 10%로 감소하는 등 기존 사업에서의 입지마저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오뎅먹방’ 등의 소탈한 모습을 보여 대중들의 호감을 사는 데는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주주들의 호감을 샀는지는 의문이다”며 “굴지의 대기업을 이끄는 총수이자 삼성家 DNA를 물려받은 후계자라면 가장 먼저 사업 성과부터 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인이 가장 빛날 때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주변 인재들을 잘 활용해 기업을 더욱 성장시킬 때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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