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땐 찔끔, 내릴 땐 폭삭…한국인만 울리는 ‘김치프리미엄’
오를 땐 찔끔, 내릴 땐 폭삭…한국인만 울리는 ‘김치프리미엄’
[사진=AI이미지/MS bing]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한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8% 넘게 하락하면서 변동성 리스크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에 비해 한국의 가격이 더욱 높은 현상을 일컫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은 여전히 10% 가까운 수치를 보여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20일 오후 12시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개당 935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6만2839달러에 거래가 형성되는 중이다. 6만2839달러는 원화로 약 8400만원을 조금 넘는 가격이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11%가 넘는 차이가 발생한다.

 

이러한 차이를 시장에선 ‘김치프리미엄(김·프)’이라 부른다. 한국인 투자자들이 원화로 비트코인을 구매할 때 달러 대비 11% 가량 비싸게 구매한다는 의미다. 김치 프리미엄의 본질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서 출발한다.

 

▲ 20일 오전 기준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 [사진=뉴시스]

 

코스피 시가총액을 상회하는 국내 코인 투자 열기에 힘입어 원화로 비트코인을 사려는 수요가 급증할 때 국내에서 원화로 구매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수가 적으면 프리미엄이 발생한다. 이때 비트코인 가격은 다른 알트코인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김치프리미엄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거의 대부분의 가상화폐로 퍼져나간다.

 

결국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는 많다 보니 코인 투자에 신규 진입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약 11%의 잠재적 손해를 안고 시작하는 구조다. 일부 ‘김치코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상자산 가격은 달러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만약 코인시세가 급락해 수요가 줄면 김치프리미엄까지 한 번에 사라져 국내 투자자들은 다른 해외 투자자에 비해 더욱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국인은 김치프리미엄 피하다가 범법자 신세, 외국인은 한국 시장서 버젓이 활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투자자들은 ‘외국 거래소에서 코인을 매수한 뒤 국내 거래소로 옮겨 팔게 되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지 않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명 ‘코인 환치기’라 불리는 방법은 엄연한 불법으로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문제는 반대의 경우다. 물론 법적으로 외국인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가입과 거래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단속에 허점이 많아 한국 시장에서 활개 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 20일 오전 기준 업비트와 바이낸스 시세 비교. [사진=cryprice]

 

비트코인이 한국보다 싼 값에 거래되는 미국, 일본 등의 현지인을 섭외해 해당 국가에서 비트코인을 사서 한국인의 가상자산 지갑으로 보내고 이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매도해 차액을 챙기는 식이다. 통상 환치기 과정에서 인건비 등 비용은 2~3%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가상자산 구매를 위한 불법 외환거래 적발 금액은 10조36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되지 않은 금액을 고려하면 그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당장에 김치프리미엄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전무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국내 비트코인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지만 외국환거래법상 해외 유통 중인 비트코인을 국내로 들여올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투자자가 수시로 김치프리미엄을 확인해 위험성을 줄이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세장 때는 김치 프리미엄이 높다 해도 국내 거래소에서 다시 비싼 가격에 매도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김치프리미엄의 거품과 시세 하락분을 투자자들이 온전히 감내해야 한다”며 “최근 비트코인이 연이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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