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돈 뽑으러 갑니다”…청년들 푹 빠진 ‘쪼는 맛’ 재테크
“오늘도 돈 뽑으러 갑니다”…청년들 푹 빠진 ‘쪼는 맛’ 재테크
ⓒ르데스크

과거 단순 재미나 수집의 목적으로 즐겼던 ‘확률 게임’, 이른바 ‘뽑기’가 재테크 수단으로 급부상하며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1회 참여 당 일정 금액 이상의 돈을 지불해야 하지만 특별한 노하우나 기술 없이 단순히 운이 좋아 상품을 잘만 뽑으면 되팔아 쏠쏠한 부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뽑기 재테크’ 인기에 힘입어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곳곳에 뽑기 기계를 설치한 매장들도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뽑는 재미에 돈 버는 재미까지…뽑기 상품 인기 업고 등장한 ‘전문 뽑기꾼들’

 

최근 다양한 뽑기 게임 기계를 한 곳에 모아 놓은 상점, 이른바 ‘가챠샵’이라 불리는 곳들이 늘고 있다. ‘가챠’는 쇠끼리 부딪힐 때 나는 ‘찰캉찰캉’ 또는 ‘타당타당’ 소리를 묘사하는 의성어인 ‘가챠가챠’로부터 파생된 단어다. 이 소리가 뽑기 기계를 돌릴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돈을 넣고 물건을 뽑는 기계에 ‘가챠’라는 명칭이 붙었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1월 13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한 달간 온라인상에서 ‘가챠샵’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29% 늘었다. 가챠샵에 대한 인식은 긍정 비율이 75%나 됐다. 함께 언급된 단어로는 ‘유명하다’, ‘귀엽다’, ‘갖고 싶다’, ‘기대한다’, ‘원한다’ 등이 있었다. 

 

▲ 뽑기 상품을 되파는 재테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가챠 상품을 구매하는 청년들. ⓒ르데스크

 

가챠샵에 대한 관심이 늘고 긍정적 반응이 잇따르게 된 결정적 이유는 최근 뽑기 재테크의 인기와 깊이 관련돼 있다. 뽑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상품이 중고사이트 등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재테크 목적으로 뽑기를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낮은 확률을 뚫고 희귀한 상품을 뽑는다면 투자 대비 몇 배의 가격으로 되팔 수 있고 혹여 인기가 없는 상품을 뽑는다 해도 오랜 시간 묵힌다면 손해는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가챠’ 혹은 ‘제일복권’ 등의 단어를 입력하면 수많은 상품들이 등장한다. 제일복권은 제비뽑기를 통해 소정의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뽑기 게임의 한 종류다. 상품 자체가 인기가 많다 보니 게임의 인기도 남다른 편이다. 중고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오는 상품들은 주로 애니메이션 피규어로 가격대도 5000원에서 1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상품들의 인기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전부 모두 뽑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보니 뽑기에 실패한 이들이 주로 구매하는 편이다. 인기가 높고 희귀한 상품일수록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직장인 이현영 씨(33·남)는 “주로 제일복권이라는 피규어 위주의 뽑기를 시도했다”며 “지금까지 한 200만원 넘게 사용했는데 전부 판매하니 300만원 가까이 남았다”고 말했다.

 

▲ 최근에는 보상으로 K-pop 관련 상품을 지급하는 뽑기 게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K-pop 상점에서 판매중인 트레이딩 카드. ⓒ르데스크

 

최근 K-POP 관련 상품을 보상으로 지급하는 뽑기 게임도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K-POP 열풍에 힘입어 관련 상품에 흥미를 보이는 이들이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인기 아이돌의 얼굴이 그려진 포토카드 뽑기가 대표적이다. 용산에서 만난 한 외국인은 “미국 e-bay에서 인기 아이돌 카드는 원가보다 두 배 정도 비싸게 거래되는데 K-POP의 인기가 계속된다면 나중에는 야구카드처럼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e-bay에서는 수많은 K-POP 관련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인기 아이돌 에스파 트레이딩 카드의 경우 상태와 희귀도에 따라 5000원에서 21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트레이딩 카드는 뽑기를 통해 아이돌 멤버가 그려진 포토카드를 랜덤으로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국내에서 1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확률에 의존한 뽑기 게임, 재미 요소 뺀 단순 돈벌이 목적일 땐 신중하게 접근해야”

 

뽑기를 통해 얻은 상품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골동품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른다는 점이다. 모든 상품들이 오르지는 않지만 희귀하거나 인기가 많을 경우 당장 가격이 낮아도 단종 후 판매가가 크게 오르는 편이다. 뽑기 상품들은 대부분 시즌 상품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단종된다. 

 

▲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중인 뽑기 상품들은 희귀도에 따라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사진은 한 중고사이트에 올라온 뽑기 상품 관련 게시물들. ⓒ르데스크

 

지난 1월엔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2억원짜리 포켓몬 카드가 올라와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판매자 설명에 따르면 해당 카드는 1996년도에 발매된 상품이다. 만화책 등급 서비스 CGC(Certified Guaranty Company)에서 최고 평가인 CGC 10을 받았다. CGC 10은 흠집하나 없는 극미품(Extra Fine)을 의미한다.

 

전문가들과 이미 뽑기 재테크를 시도 중인 이들은 뽑기 상품의 인기에 힘입어 관련 재테크를 시도하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뽑기 자체의 성격 상 확률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한 만큼 무리한 투자는 자칫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확률에 의존하는 만큼 오히려 당장 손해를 볼 수 가능성도 높다”며 “지금은 과거에 비해 풀리는 상품 수량이 늘어 미래에 가치가 급격하게 오른다고 단정 짓기도 어렵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영 씨도 “뽑기 재테크로는 짧은 시간에 돈을 벌긴 어렵다”며 “내가 이득을 본 것은 재테크 목적이 아닌 취미로 접근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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