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안 하는 그들의 사정…20대 돈이 없고 30대 기회가 없다
연애 안 하는 그들의 사정…20대 돈이 없고 30대 기회가 없다
▲ 혼자서 할 수 있는게 많아 연애를 하지 않는 여성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게 많아지면서 연인보다는 자유롭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여성들의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광화문 길거리를 걷다가 만난 20대 커플 모습. ⓒ르데스크

 

[특별취재팀=홍민기·최영수·고인혜]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가수 김연자 씨의 노래 ‘아모르파티’ 가사 일부다. 연애는 필수라는 가사와 달리 최근 2030 청년들 중에선 연애조차 하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연애하지 않는 이유는 저마다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연애 자체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르데스크가 20~30대 여성 179명을 대상으로 연애 인식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여성은 66명으로 전체의 37%에 달했다.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20대와 30대 모두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아서’가 각각 29.2%, 38.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20대는 ‘경제적인 부담’이 27.1%로 뒤를 이었고, 30대는 ‘이성을 만날 기회가 부족’과 ‘신념 문제’가 22.2%였다. 20대와 30대 모두 눈 여겨 봐야 하는 부분은 비혼·비연애·FWB(친구 사이지만 성관계까지 가능한 친구 사이) 등 신념 문제로 연애를 하지 않는 비율도 다소 높다는 점이다. 연애라는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지내고 싶은 여성들의 수가 많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사회 초년생 20대 女 연애…“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아”

 

▲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설문에 참여한 20대 여성 중 29.2%를 차지한 14명은 혼자 자유롭게 지내는 삶에 만족감을 느끼다 보니 연애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혼밥(혼자 먹는 밥)·혼영(혼자 보는 영화)·혼행(혼자 떠나는 여행) 등의 ‘혼자’라는 단어가 들어간 신조어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한다는 홍서희 (27세‧여) 씨는 “기본적으로 외로움을 많이 느끼지 않는 편이고 혼자서 여행을 다니거나 혼자 영화를 보는 게 좋아 연애가 필요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연애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게 지겨워지면 연애를 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홍 씨는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게 지겨워졌다고 해서 그 지겨움을 달래기 위해서 남자친구를 사귀지는 않을 거 같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약 27.1%는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연애를 포기했다. 장한나 (26세‧여) 씨는 “사랑에는 물질적인 사랑도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장기간 연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밝혔다.

 

현재 2년째 공무원 준비 중이라고 밝힌 장 씨는 “오랜 기간 수험 생활을 보내고 있어 연애보다는 시험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수험 생활 중 연애는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고 본인의 상황에 대해 밝혔다. 다만 “수험 생활을 마치고는 연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거 같다”고 말했다.

 

경제력이 연애와 많은 연관이 있다고 느끼냐는 질문에 장 씨는 “경제력이 받쳐 주지 않는 연애는 없던 감정싸움도 생기기 마련이다”며 “20대의 연애지만 사랑이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내 연애 시작의 발목을 잡는 경제적인 문제는 취업을 하면 어느 정도 그 문제에 대해서 해결은 가능하다”며 “다만 또 다른 이유가 연애를 시작하는 발목을 잡을 거 같다”고 털어놨다. 연애의 시작을 막는 게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 20대 30대 여성 모두 혼자할 수 있는게 많아 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사진은 혼자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다녀온 독자의 모습. ⓒ르데스크

 

결혼 적령기 30대 女 연애…“결혼 생각하니 이성 만나기 쉽지 않아”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30대 여성의 경우 결혼을 고려해야한다는 점에서 연애의 시작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미 결혼 적령기를 넘긴 여성의 경우 연애는 물론이고 결혼 자체를 포기한 경우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 30대 여성도 20대와 마찬가지로 연애를 하지 않고 있는 이유로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아서’라 답한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20대와 달리 ‘이성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22.2%로 20대(2.1%)와 차이가 컸다.

 

이공계 계열 대학원생 최지원 (30세·여) 씨는 “평소 주말이면 주중에 하지 못 했던 일들을 하는데, 못 잤던 잠을 자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며 “연애보다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게 더 편해서 연애가 굳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지연(37세·여)씨 역시 연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어릴 땐 연애에 대한 갈망도 있었고, 남자친구를 사귀기 위해 노력도 했다”며 “결혼과 연애 둘 다 하지 않고 있는 지금 혼자 사는 삶에 익숙해져 꼭 연애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친구들을 만났을 때 친구가 보여주는 아이 사진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지금이라도 가야 하나 생각할 때가 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결혼의 부담감이 연애 시작을 꺼리게 만든다는 반응도 있었다. 박정아 씨(34세·여·가명)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번 연애의 끝은 결혼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결혼을 전제로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들다 보니 소개를 받을 때도 남자의 직업·나이 등 조건을 보게 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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