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할 줄 몰랐다”…하루아침 사라진 아도페이 사업체들
“내가 당할 줄 몰랐다”…하루아침 사라진 아도페이 사업체들

 

▲ 아도페이 피해자들 대다수가 계획된 사기는 일반인들이 대처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한다. 사진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아도페이 피해자들. ⓒ르데스크

  

“뉴스에만 나오는 사기를 내가 당할 줄은 몰랐습니다.”

 

다단계 폰지 사기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자신이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투자하기 전 사업에 대해 알아보고 신중하게 알아봤지만 도저히 사기로 의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치밀하게 계획된 사기 수법의 경우 일반인은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도페이는 현재 다단계 폰지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곳으로 아도페이 대표는 구속된 채 수사를 받고 있다. 아도 피해자 전국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피해자는 3만5000명, 피해액은 5000억원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도페이는 강남에 본사를 두고 정육점과 금은방, 대형창고, 개발업체 등 다양한 사업체를 운영하며 투자자들에게 이를 과시했다.

  

▲  아도가 운영하는 대부분의 사업체들은 투자자를 모집할 당시에는 운영하다 사태가 터지고 잠적하고 있다. 사진은 아도간판을 내리고 임대를 내놓은 아도 표준금거래소. ⓒ르데스크

 

아도페이에 투자했다 아직까지 6000만원을 돌려 받지 못하고 있는 김설희(50·가명) 씨는 처음 아도를 접했을 당시 ‘원금보장에 안정적인 수익’이란 말에 사기부터 의심했다. 그러나 그들의 사업설명을 듣고 현장을 방문한 뒤 눈으로 확인한 뒤 의심을 지우게 됐다. 수많은 업체에서 아도라는 이름을 내걸고 영업하는 걸 봤기 때문이다.

 

김 씨는 “옛날에 그알같은 고발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기 당하는 사람이 멍청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창고도 사업체도 번듯하게 있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고, 사업설명을 들으며 주식투자처럼 비전이 있다 생각하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운영되는 수많은 사업체가 버젓이 있는데 누가 사기라고 생각하겠냐”고 덧붙였다.

 

"내 두눈으로 똑똑히 봤는데"…사라진 사업체들

 

그러나 르데스크가 아도가 운영하는 사업체들을 방문한 결과 지금은 모두 없어지거나 로고를 내리고 해당 사건과 관계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6월 아도 피해자들이 보았던 사업체들이 불과 5달만에 아무 일도 없었단 듯이 신기루마냥 사라져버린 것이다.

 

아도가 운영했던 정육점에는 카페가 들어섰다. 해당 카페는 취재 당일 오픈했고 이전에 운영했던 정육점이 좋은 조건에 급매를 내놔서 들어왔다고 밝혔다. 카페 사장은 “우리는 오늘 오픈했고 이전에 있던 정육점이 급하게 정리했다”며 “이전 사장(정육점)님이 왜 급매를 했는지 떠났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 피해자들은 아도가 운영하는 사업체와 창고 등을 보고 폰지사기라고 생각치도 못했다고 호소한다. 사진은 아도가 발대식을 열은 인천에 위치한 대형창고로 지금은 아도관련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다. ⓒ르데스크

  

자취를 감춘 곳은 정육점뿐만이 아니다. 아도가 자랑하던 대형 물류 창고도 사라졌다. 대형간판을 걸고 발대식까지 열었던 대형창고는 아도의 흔적이 모두 지워져 있었다. 부산에 위치한 금은방은 아도 간판을 내리고 상가임대를 내놓은 상태다.

 

일부 아도와 관계있다고 추정되는 업체들은 아도와 관계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과거 아도 사업체가 위치했고 사명에 ‘아도’가 있어 관계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 업체는 “저희는 이전 회사(아도)와 관련된 사항은 전혀 알지못한다”며 “해당 사항으로 출입하시는 분들은 업무방해죄로 간주하여 신고조치 하겠다”고 공지를 붙였다.

 

아도피해자본부 관계자는 “정육점부터 금은방, 건설업체, 창고 등 수많은 계열사들이 돈만 받을 생각으로 만들어지거나 간판을 세워주는 등 협력했다”며 “해당 업체들도 일하는척 투자자들을 속이고 막상 사태가 터지자 나몰라라 발빼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금보장·고수익 키워드 주의해야…의심된다면 금융당국 신고 필수

 

다단계 사기는 ‘원금보장’과 ‘안정적 수익’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두 개 키워드를 아는 것만으로 사기를 방지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애초에 모든 투자권유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 일부업체는 아도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사명에 '아도'라는 것이 적혀있어 피해자들은 꼬리짜르기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아도 본사가 위치한 강남의 한 사무실로 관련없다는 입장문을 붙였지만 여전히 아도라는 사명을 사용하고 있어 연관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르데스크

 

다단계 사기 피해자인 김철선(61·가명) “처음 원금 및 수익보장을 말할 들었을 때 나도 똑같이 사기를 의심했고 다단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이들의 말을 듣다보면 어느순간 납득하고 거기서 한발자국 더 들어가면 이들이 설계한 판에 완전히 갇혀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기를 안당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판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가 투자를 권하면 그냥 자리를 뜨고 연을 끊는 것이 가장 상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사기가 고도화되는 만큼 수사를 강화하고 관련 법들을 정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금융피해자연합회 관계자는 “사기꾼들의 수법은 매년 고도화되는데 정작 법과 수사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서는 당한사람을 죄인으로 보면서 정작 사기꾼들에게는 관대하다. 피해자를 손가락질 하기 전 사기를 방지하고 처벌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일단 상담과 신고를 통해 안전한지 확인해야 사기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사기피해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캠패인 자료와 상담을 통해 상세 피해사례와 예방법을 안내하고 있으니 의심스러운 투자나 유사수신행위가 있다면 당국에 바로 신고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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