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청춘들 추억 서린 ‘대학로 소극장’ 감성에 푹 빠진 요즘 청춘들
옛 청춘들 추억 서린 ‘대학로 소극장’ 감성에 푹 빠진 요즘 청춘들

대학로는 신촌·홍대와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대학 번화가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로니에공원을 비롯해 골목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소극장과 박물관은 대학로가 문화·예술공간으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성세대에겐 청춘을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의 장소로, 청년세대에겐 이색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은 1979년 건축가 김수근 씨의 설계로 완성된 빨간 벽돌로 만들어진 공공일호와 아르코 미술관, 아르코 예술극장을 볼 수 있다. 특히 공공일호는 과거 한 회사의 사옥임에도 불구하고 건물 일층에 길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고 실제로 사람들이 자주 지나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성세대는 ‘대학로’하면 마로니에 공원, 파랑새극장 등 과거부터 있었던 장소들을 떠올린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마로니에 공원에 모여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 기성세대에게 인기 있는 데이트 장소 중 하나였던 대학로에 자녀와 함께 방문한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사진은 소극장이 가득한 거리를 걸어가는 부녀의 모습. ⓒ르데스크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한 장소로 대학로를 선택한 사람들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대학로의 모습에 과거 연애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는다. 영화나 OTT가 익숙한 자녀들에게는 연극 관람이라는 새로운 추억도 선사하고 있다.

 

김은총 씨(38)는 “과거 아내와 연애시절 주로 방문했던 대학로에 8살짜리 딸과 함께 방문했다”며 “온 김에 아내와 자주 가던 식당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면 그곳에서 딸과 밥도 먹고 연극도 함께 보며 딸과 데이트를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로를 10년 전에 와보고 안 와본 것 같은데, 그때랑 지금이랑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며 “아내와 데이트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고 밝혔다.

 

자녀와 함께 대학로에 방문한 최은진 씨(47·여)는 “그동안 영화나 뮤지컬만 보러 다녔는데 대학로에 온 김에 처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연극을 볼 예정”이라고 했다. 최 씨는 “여전히 대학로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마로니에 공원과 연극”이라며 “요즘은 어떤 연극이 유행인지를 몰라서 거리를 돌아다니며 찾아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호응 유도·관객 참여 등 양방향 소통, 소극장 연극이 가진 매력

 

▲ 대학로 연극 거리에는 오래된 소극장부터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소극장까지 다양한 소극장들을 볼 수 있다. 사진은 대학로 연극 거리에 있는 소극장의 모습들. ⓒ르데스크

 

우리나라 영화의 메카인 충무로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예전부터 대학로에는 소극장이 많이 위치했다. 요즘에도 소극장에서 연기에 대한 내공을 쌓다 충무로로 진출하는 배우, 개그맨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현재 네이버 지도에 ‘대학로 소극장’을 검색하면 50개가 넘는 소극장들이 위치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새로 지어진 큰 극장들도 드문드문 보였지만, 대부분의 소극장은 혜화역 2번 출구 인근에 밀집해 있었다. 특히 혜화역 2번 출구 인근에 있는 소극장들은 예전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오래된 곳들이다.

 

소극장에서 연극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규모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어 잊을만하면 자꾸 방문하게 된다고 말한다.

 

소규모 공연장은 관객과 배우와의 거리가 가까워 배우들의 표정과 연기가 더욱 생생하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또, 공연 중간 중간 배우들이 관객들이 연극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관객들은 배우와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수현 씨(29·여)는 “뮤지컬과 달리 연극은 배우들이 중간 중간 관객들에게 호응을 유도 한다”며 “이런 점이 소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한 씨는 “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들이 객석으로 나와 호응 유도를 하면 연극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트릴 것 같지만 의외로 배우와 함께 연기하는 기분이 들어 더욱 집중해서 연극을 즐기게 된다”고 했다.

 

남녀노소 불문 다양한 연령대 즐길 수 있는 즐길거리 가득

 

▲ 대부분의 연극이 전 연령대가 볼 수 있지만 일부 공연은 19세 이상만 볼 수 있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사진은 대학로에서 인기 순위 1~2위를 다투는 연극을 보기 위해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르데스크

 

대학로에서 볼 수 있는 연극 중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전 연령대가 관람이 가능하다. 대학로에서는 중학생, 고등학생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연극은 평소 본인들이 즐기던 문화생활과 다른 문화생활 중 하나인 만큼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치 영화처럼 ‘19세 이상 성인만 관람할 수 있는 연극도 대학로에서는 찾아볼 수 있었다. 모든 연령대가 볼 수 있었던 연극이 가득했던 과거와 달리 특정 연령대만 볼 수 있는 연극이 새로 생겼다는 점에서 일부 기성세대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실제로 연극 티켓 판매처인 인터파크에서 인기 연극 순위 1~2위를 다투고 있는 연극은 ‘핫식스’다. 19세 이상의 성인만 볼 수 있는 이 연극은 지난 2018년부터 지금까지 대학로 오픈런 공연을 올리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이성진 씨(53·남)와 최유담 씨(47·여) 부부는 “19세 이상만 볼 수 있는 연극이라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예전에 봤던 연극과 다른 느낌으로 재밌었다”고 관람 후기를 밝혔다.

 

이어 이들은 “영화나 뮤지컬처럼 연극도 온라인 예매가 된다고는 하지만 공연시작 30분 전부터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티켓 박스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까지 재밌었다”며 “오랜만에 색다른 데이트를 한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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