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TSMC 반도체 미래 경쟁서 꽃 피운 ‘이재용式 인재경영’
삼성전자-TSMC 반도체 미래 경쟁서 꽃 피운 ‘이재용式 인재경영’
[사진=삼성전자]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축적돼 온 ‘인재경영’ 노하우가 결실을 맺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그동안 축적된 ‘인재경영’ 노하우를 앞세워 전 세계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수한 인재 확보는 향후 더욱 치열해질 반도체 패권 경쟁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필수 과제로 지목되는 사안이다.

 

미국 반도체 산업협회(SIA)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반도체 일자리는 33% 증가하지만 반도체 학위를 취득하는 학생 수는 20만명으로 한정돼 있어 약 10만명 인력 부족을 현상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또한 2030년까지 미국에서 39만 명의 반도체 관련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경쟁사인 TSMC는 인력 확보 문제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류더인 TSMC 회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애리조나 2공장이 건설 중이지만 2027년 또는 2028년을 생산 시점으로 보고 있다”며 “당초 일정에 따라 첨단 장비를 설치할 만큼 숙련된 인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재경영’에 진심인 삼성전자…미국 내 채용공고 TSMC 보다 5배 많아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르데스크가 미국 채용 플랫폼 글라스도어(GlassDoor)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일 기준 삼성전자는 인턴과 파트타임을 제외하고 총 208건의 채용을 진행 중이다. 채용공고가 39건 뿐인 TSMC와는 상당히 대조적 행보로 평가된다. 다른 채용 사이트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글로벌 채용 사이트 인디드(Indeed)에서 삼성전자가 진행 중인 채용은 229건에 달했다. TSMC는 119건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인턴십을 제외하더라도 삼성전자 228건, TSMC 115건 등으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직군별로도 삼성전자가 TSMC보다 다양한 채용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사무 △디자인 △사업 △컨설팅 △고객 서비스 △엔지니어 △재무·회계 △의료 △인사 △법무 △마케팅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제품관리 △연구원 △영업 △숙련 기술자 △음식 서비스 등 총 19개 직군에서 채용을 실시 중이다. 직군을 가리지 않고 현지 인력을 충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요 직군을 자국에서 채용하는 글로벌 기업과는 다른 행보다.

 

반면 TSMC의 경우 △엔지니어 △디자인 △연구원 △영업 △정보 기술자 △보안 등 6개 부문에서만 채용을 진행 중이다. 실무 관련 인력만 현지에서 충원할 뿐 경영지원 관련 직군의 인력 채용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심지어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엔지니어 부문 채용에서도 삼성전자 126건, TSMC 33건 등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기업의 인재 발굴 행보와 관련 깊은 내부 직원들의 평가 또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내부직원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에 달한 반면 TSME는 2.7점에 불과했다. 미국 삼성전자 소속 한 직원은 “워라벨이 보장돼 있고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들 중 복지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져 있어 오래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TSMC 직원은 “돈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못하는 곳이다”며 “직원을 단순 소모품 취급하는 경영진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인재만을 위한 특수 직책 발굴…이민부터 비자까지 ‘책임 고용’

 

삼성전자의 인재 모집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 인재들을 미국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미국 현지 채용 플랫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모빌리티 전문가(Global Mobility Specialist) △사기 예방 전문가(Fraud Prevention Specialist) △비자·이민 전문가(Visa and Immigration Specialist) 등 다소 생소한 직군의 채용도 진행 중이다.

 

먼저 글로벌 모빌리티 전문가는 인사 담당자와 업무가 비슷하지만 글로벌 인재 영입에 업무가 집중돼 있다. 또한 단순히 영입에 그치지 않고 이민 혹은 이주 직원들에 대한 다양한 행정적 지원 제공 업무도 맡는다. 글로벌 인재 발굴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해당 직군은 학사학위에 3년 이상 경력이 우대 사항이다. 캘리포니아에서 근무하며 연봉은 경력에 따라 최소 8만6390달러(한화 약 1억1700만원)에서 최대 12만5610달러(한화 약 1억7100만원)이다.


▲ 삼성전자는 글로벌 인재들의 안정적인 미국 정착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위치한 삼성반도체 북미 본부지사. [사진=삼성전자]

 

비자·이민 전문가는 글로벌 인재들에게 가장 골치 아프면서도 가장 중요한 비자 문제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비자와 영주권 등 필요한 모든 서류 및 행정 절차를 조정하거나 해결해 주는 역할도 한다. 글로벌 인재들이 최대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사기 예방 전문가는 이름 그대로 사기를 방지하는 것이 주 업무다. 삼성전자 채용공고에 따르면 사기 관리자는 금융 범죄로부터 회사와 직원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 회사와 직원의 사기 방지 전략을 수립하고 사내에 사기 예방 문화를 장려를 위한 교육도 맡는다.

 

미국 이민 직원들에게 사기 예방은 특히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미국 법과 문화, 언어에 약한 이민자들은 사기꾼들에게 먹잇감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발표한 ‘유색인종 커뮤니티 사기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이민자들이 미국 출생보다 사기에 더욱 노출되기 쉽다. 해당 직군의 정확한 보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8만달러(한화 약 1억900만원)에서 12만달러(한화 약 1억6362만원)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인재경영은 이병철 창업주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의 창업 정신이라 볼 수 있다”며 “그동안 창업정신을 지켜가며 쌓은 노하우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이라는 중요한 시점에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여러 경쟁자의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인재경영’이 이재용 회장의 든든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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