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비교적 잡음 없이 진행되고 있는 여당 국민의힘 공천 상황을 두고 청년세대 사이에선 실망 여론이 급확산되고 있다. 공천이 확정된 이들 대부분이 50세 이상인 탓에 ‘청년 소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게다가 20·30 정치인의 경우에도 대부분 험지에 출마하거나 기득권의 지근거리에 있었던 탓에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요원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회 등에 따르면 28일 기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을 확정한 총선 출마 후보자들의 평균 연령은 58.1세에 달했다. 반면 50세 이하 후보자는 20명에 불과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민의힘 지지세가 약한 수도권이나 호남 등 이른바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구에 공천을 받았다. 그나마 당선 확률이 높은 지역구는 ‘친윤계’로 분류돼 온 인사들이 차지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첫 공관위 회의에서 “청년‧여성 인재, 그리고 유능한 정치 신인의 적극적인 발굴과 등용에 매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까진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천 확정자 중에서 20·30세대는 단 4명에 그쳐 연령대 별 인구 비중을 반영하기엔 한참 부족했다. 심지어 일부는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에 도전한다.
경기 남양주시을 예비후보로 나온 곽관용 전 당협위원장은 86년생으로 만 37세다. 남양주시을은 대표적인 민주당계 지역으로 17대·18대·19대까지 박기춘 전 의원이, 20대·21대는 김한정 의원이 각각 지역구를 차지해왔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험지 중에 험지로 분류될 만한 지역구다.
상대적으로 여당이 강세로 평가되는 지역에 공천을 받은 인물들은 ‘청년 정치인’의 색채가 옅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당시 선거운동에 참여한 이력 덕에 대표적인 ‘친윤계’ 청년 정치인으로 분류돼온 탓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경북 경산시에 단수 공천된 조지연 후보가 언급된다. 87년생인 조 후보는 윤 대통령이 정치 참여를 선언한 이후부터 비서실 메시지팀장으로 활동해 왔다. 친윤계의 원년 멤버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부산 수영구 경선에서 승리한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을 역임했다.
청년세대 사이에선 아직까지 비례대표 추천이 남아있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공천 상황만 놓고 봤을 땐 ‘청년 소외’가 필연적이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총선에 출마하는 청년 정치인이 하나 같이 당선 가능성이 낮은 지역에 도전하거나 권력 지근거리에 있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학생 양수찬 씨(20·남)는 “우리 사회에 20대와 30대가 수두룩한데 정작 국회는 50대 이상으로만 채워져 있다”며 “말로만 청년을 외치지 말고 진짜 청년 정치인부터 내놓고 그런 소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홍은 씨(32·여·가명)는 “기성세대가 좋은 지역을 독차지하고 선심 쓰듯 내놓는 지역은 험지다”며 “그나마 당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아주 말 잘 듣는 사람만 데려다 앉히니 청년 정치가 가당키나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시스템 공천을 하다 보면 현역에 대해서는 어떤 감점이 들어가고 신인에 대해서 많은 가점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신인들 입장에서는 ‘아 어렵다’ 이런 생각을 가지실 수 있을 것 같다”며 “저희도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미리 내놓고 한 게 아니다. 몇 군데의 국민추천제 그리고 곧 있을 비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상당 부분 보완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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