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 재계 3·4세들이 대거 출동한다. 신기술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 강화 그리고 미래사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CES’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주관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다. 매년 세계 최신 기술들이 총집합하는 박람회로 미래 상용화될 기술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재계 총수뿐만 아니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신유열 롯데케미칼 전무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임원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 등 오너 3·4세들도 대거 방문해 주목받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그룹의 신사업 발굴과 미래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CES 2024 방문으로 오너 3·4세들의 입지 강화는 물론이고 경영 승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기선 HD 현대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6남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정부회장은 2022년부터 CES에 개근하며 올해에는 기조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다른 오너 3·4세보다 CES에서 존재감을 더 과시하고 있다. 정 회장의 행보를 두고 HD현대가 오너 경영으로 돌아가기 위함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HD현대그룹은 최대주주인 정 이사장이 정계에 입문하면서 35년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정 이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권오갑 HD현대 대표가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회장은 인공지능(AI)와 수소 등 미래사업 발굴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 경영권 승계 작업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올해 CES 2024 기조연설에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술 우선(Tech-First)’에 대해 이야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CES 기조연설은 박람회의 하이라이트인 만큼 정기선 부회장에게 많은 조명이 집중될 것 같다”며 “세계적인 박람회에 메인이벤트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만큼 대외적 입지나 경영승계 작업에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도 지난해 이어 CES에 참석한다. 지난해 신 상무는 롯데헬스케어 등 그룹 부스와 여러 전시관을 둘러본 바 있다. 신 상무는 지난해 ‘2024년 정기 임원인사’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신 전무가 수장으로 있는 미래성장실은 미래 사업 발굴을 역할을 책임지고 있다.
신 전무는 올해 신년사에서 ‘인공지능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한 만큼 CES에서 AI관련 기술을 중점적으로 들러볼 가능성이 높다. 데뷔전을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신 전무는 신사업 발굴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대외적 눈도장 찍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에서는 롯데정보통신이 ‘CES 2024’에 참가해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무의 CES 참석에 대해 “신유열 전무는 전부터 CES에 관심이 많았다”며 “신사업까지 맡게된 만큼 최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참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 부사장은 올해 CES에 처음으로 참석한다. 김 부사장은 한화로보틱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개러리아 등에서 신사업 및 미래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유통과 로봇, AI 기술 간 시너지 방안과 푸드테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협동 로봇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도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CES 2024’ 현장을 방문한다. 전 상무는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손이다. 2022년 7월 계열 회사인 삼양애니 대표에 선임됐다. 2019년 입사해 2022년 7월엔 삼양라운드스퀘어로 그룹 CI 리뉴얼을 직접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상무는 그동안 과학 기술을 접목한 푸드 테크와 헬스케어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CES 방문에서도 푸드 테크를 중심으로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삼양라운드 스퀘어 관계자는 “전 상무는 오래전부터 푸드 테크에 큰 관심을 보여 직접 CES 2024행을 선택했다”며 “이번 CES에서는 CES를 중심으로 여러 최신 기술을 살펴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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