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 및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 지원 강화 정책에 반발하는 여론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열심히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힘든 상황에 목적 없이 쉬는 청년 지원을 늘리는 행보는 사실상 선심성 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15일 오전 서울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쉬었음' 청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방안'을 공개했다. 통계상 '쉬었음'이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중대한 질병 및 장애가 없지만 쉬고 있는 이들을 뜻한다. ‘쉬었음’ 청년 맞춤형 지원 사업 예산 규모는 9900억원이다.
통계청 자료 따르면 9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쉬었음' 청년(15~29세)은 41만4000명으로 전체 청년 인구의 4.9%로 집계됐다. 2016년 ‘쉬었음’ 청년 비중은 2.9%에서 2020년 5.0%로 급증했다. 그러다 2021년 4.8%, 지난해 4.6%로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 심층 실태조사를 진행해 '쉬었음' 청년의 유형별 특성을 체계화한 결과 ▲취업 준비-적극형 ▲취업 준비-소극형 ▲이직-적극형 ▲이직-소극형 ▲취약형 등으로 구분했다. 유형별 비중은 이직-적극형이 5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이직-소극형(21%), 취업 준비-소극형(14%), 취업 준비-적극형(8%)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최근 쉬었음 증가 배경으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및 수시·경력채용 확대로 양질의 일자리 기회가 축소된 요인을 꼽았다. 원하는 일자리 취업에 실패할 경우 구직을 연장하거나 '쉬었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쉬었음’ 청년의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재학·재직·구직 단계별 대응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일경험통합플랫폼 ▲심리상담 ▲재학생 맞춤형 고용 서비스 ▲조직문화 온보딩 프로그램 도입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허수진 기재부 청년정책과장은 "이번 정책은 쉬었음 중 직장 내 갈등이 있어서 퇴직했거나 직장을 찾는데 대안이 없어 구직 의욕이 떨어진 청년을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계획에 ▲취업 지원 프로그램 참가 지원금 인상 및 대상자 증대 ▲빈 일자리 청년취업지원금 신설 ▲청년도전지원 사업 중기 과정 신설 등 오히려 의욕을 저하 시킬 수 있는 지원책이 들어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직접적인 금전적 지원은 오히려 청년들에게 일을 안 해도 살 수 있다는 잘못된 가치관을 세우고 자립심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미래 주역인 청년들의 문제가 심각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지원 대책이 이상하다”며 “돈이 아닌 기회를 줘야 하는데 청년들이 일을 안 해도 나라가 알아서 살려주겠지란 잘못된 생각을 들게 한다”고 밝혔다.
이미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온다. 중소기업에서 현장직을 하는 이태호(32) 씨는 “양질의 일자리나 기술지원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며 “대기업이 아닌 곳은 지금 인력난이고 당장 우리 회사도 취업공고가 올라왔다. 아무리 지원을 해준다 해도 양질의 일자리라고 느끼지 않는다면 지원할 일이 없을 거 같다”고 지적했다.
쉬었음 기간을 경험하고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도 퍼주기식 지원 정책은 도움보다는 악용되는 사례가 더 많았다고 말한다.
2년간 취업 공백기를 가졌던 서재호(29) 씨는 “백수시절 정부 지원이 도움이 안 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취업하는 것에 직접적인 도움을 줬는지는 모르겠다”며 “나도 그랬지만 청년이 논다는 이유로 주는 돈이나 지원금을 받기 위해 잠깐 다녀오는 학원이나 상담 면접은 취업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공돈에 불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또한 떠먹여주기식 지원 정책은 청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고한다. 최호택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정책들이 필요하다”며 “물을 떠먹이는 것이 아닌 마실 수 있는 곳까지 인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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