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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을 정도의 회사에서 노조 왜 하나요”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을 정도의 회사에서 노조 왜 하나요”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질주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하 임단협) 과정서 노사 간에 파열음이 나오고 있는데 갈등의 주된 원인과 이를 관철시키려는 노조의 행태를 두고 여론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부정적 반응이 빗발치고 있다.

 

노사 갈등의 핵심 내용은 고용세습이다. 기아차 노조는 파업카드까지 꺼내들며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론 안팎에선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킬만한 사안을 심도 깊은 논의 없이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고용세습과 정년연장의 이해당사자인 청년들은 ‘기아차 불매’까지 거론하며 분노감을 표출하고 있다.

 

사실상 정년연장 요구까지 들어줬는데…고용세습 조항 폐지 요구에 펄쩍 뛰는 기아차 노조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기아차 노사의 대치 상태가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대치가 점차 갈등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얼마 전엔 본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노조가 파업을 예고했다가 철회하는 일까지 있었다. 기아차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속해 있다.

 

기아차 노조 요구안의 주요 내용은 △현행 60세까지인 정년을 62세로 연장 △신사업 및 신공장 방안 제시 △주 4일제 도입 등이다. 이에 사측은 △현대차 수준의 임금 인상 △베테랑 1+1 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베테랑 1+1’ 프로그램이란 정년퇴직을 앞둔 조합원이 최대 2년간 현장에서 더 일할 수 있는 제도다. 사실상 사측이 정년을 연장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파열음이 지속되는 까닭은 고용세습 관련 단협 조항을 두고 노사 이견차가 큰 탓이다. 기아차 노사 단체협약 27조에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규정이 담겨있다. 사측은 현대차조차 시도하지 않은 정년연장의 대안까지 내놓으며 해당 조항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해당 내용을 두고 위법한 고용세습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데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시정 명령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의 요구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10차 본교섭에선 사측 1차 제시안을 담은 서류를 찢어버리기도 했다. 기아차 노조 홍진성 지부장은 “단협 27조로 조합원 자녀가 특혜받지 않는다”며 “위법이라는 이유로 개정을 주장하지만 먼저 재벌 경영 세습을 어떻게 근절할지 같이 제시하지 않으면 단협 27조 조항 개정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노조 반감에 제품 불매 의지까지 피력하는 청년들 “대가 없는 밥그릇 대물림은 불공정”

 

고용세습 폐지 여부를 둘러싼 기아차 노사 갈등의 여파는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고용세습을 고집하는 가아차 노조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불공정 이슈와 맞물려 국민 전체의 거부감이 상당한 사안을 심도 깊은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고용세습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청년들은 격양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학생 홍유진 씨(21·여)는 “지금이 고려시대도 아니고 음서제나 다름없는 고용세습을 시행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누군 10년 넘게 열심히 공부해서 어렵게 들어가는 회사를 부모가 노조라는 이유로 정당한 절차 없이 무조건 입사한다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불공정이다. 채용비리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김선우 씨(35·남)는 “노조가 고용세습을 요구하는 것부터가 아이러니다”며 “노조의 존재 이유는 근로자의 처우와 관련해 회사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기 위해서이고 노조가 존재한다는 것은 회사가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을 정도의 회사라면 이미 충분히 좋은 직장임을 알고 있다는 것인데 그런 회사에서 왜 노조를 유지하고 있나”라며 “고용세습을 요구하려면 노조부터 해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노조에 대한 반감은 기아차 제품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일부 청년들은 고용세습을 주장하는 노조에 대한 반감을 이유로 기아차 제품에 대한 불매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취업준비생 이승윤 씨(28·남)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고용세습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화가 난다”며 “기아차라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회사인데 자신들 밥그릇을 자식들에까지 물려주겠다니 황당할 따름이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식만 소중하고 남에 자식은 안중에 없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모인 기아차라는 회사는 물론 그 회사 제품도 보기 싫다”며 “취직하고 차를 구매하게 되면 절대 기아차는 안 살 것 같다. 자신들 밥그릇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만드는 제품 보단 차라리 외국 기업 제품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고용세습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크고 불공정 논란의 소지가 많은 만큼 노동계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노동계가 주장하는 재벌의 가업승계와 노조의 고용세습을 비교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두 사안을 억지로 꿰어 맞추는 궤변이라고 강변했다. 재벌의 가업승계는 막대한 세금을 내는 등 사회적 합의로 마련된 법 규정에 의해 이뤄지는데 반해 고용세습은 어떠한 대가도 치르지 않는 부당이익이라는 이유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고용 여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고용세습은 다수의 피해를 유발할 여지가 충분한 사안이다”며 “청년들의 기회를 빼앗고 정당한 경쟁을 저해하는 불공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재벌의 가업승계와 비교를 하려면 고용세습에 대해서도 합당한 대가를 치른 다음에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일부 강성노조의 주장은 나만 살고 보자는 어깃장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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