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해외 유명 주얼리 브랜드 제품을 싸게 판다고 홍보한 뒤 배송이나 주문 취소를 해주지 않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공식 쇼핑몰로 오인할 수 있다며 주의보를 발령했다.
3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0일 하루 동안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는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결제를 유도한 뒤 배송이나 주문 취소를 해주지 않았다는 내용의 소비자상담이 13건 접수됐다. 그리고 18일까지 4건이 추가로 더 접수됐다 밝혔다.
문제가 된 사이트는 ‘tiffjewelry,com’, ‘tiffjewellery.com’, ‘kasaibyrdmall.com’ 등이었다. 기자가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사이트 주소뿐만 아니라 사이트 디자인, 상품, 색상, 제품 사진 등 모든 면에서 티파니앤코 공식 홈페이지와 유사해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티파니앤코 광고모델인 블랙핑크 로제의 영상까지 동일하게 걸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해자들은 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광고를 통해 이들 쇼핑몰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 A씨는 인스타그램에서 해외 유명 주얼리 블랜드 ‘티파니앤코’ 제품을 최대 90%까지 할인한다는 광고를 보고 구매했다. 하지만 구매후 한참이 지나도 물품이 배송됐다는 소식조차 들리지 않아 연락을 보냈지만 답변은 없었다. 또 어느 순간 사이트 가입 정보 및 구매 내역조차 사라진 것을 확인한 뒤 이를 이상하게 여겨 소비자원에 문의한 결과 ‘사칭 쇼핑몰’에게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 됐다.
소비자원은 판매자 정보가 명확하지 않아 피해 해결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웹사이트에서는 이메일 주소 외 사업자 주소지 등 다른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전부터 유명 브랜드 쇼핑몰을 사칭한 사기 행위는 있어왔다. 매년 브랜드와 그 품목만 바꾸면 사기행각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에는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벤을 사칭한 사이토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다수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도 피해자 82.7%가 SNS 할인 광고를 통해 사이트에 유입됐다.
겨울철에는 아웃도어 패딩 브랜드를 사칭한 쇼핑몰들 판을 친다. 지난해 겨울철에는 노스페이스와 캐나다 구스를 사칭하는 쇼핑몰에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상담이 소비자원에 수십 건 접수된 바 있다. 당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카드 결제 이후 대금 결제가 위안화로 승인되거나 승인 가맹점이 중국 가맹점으로 표시된 것을 보고 결제 취소를 요청했으나 처리되지 않았다.
해당 사건들 역시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사기 수법은 언제나 비슷하다. 유명 브랜드 사칭 사이트를 개설하고 24시간 동안 최소 80% 이상 세일을 진행한다고 SNS 광고를 한다. 입금이 되면 사이트를 폐쇄한 뒤 사라지는 방식이다. 소비자원 측은 수법이 유사한 점을 미루어 보아 동일 사기꾼일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해당 사기 수법을 들은 누리꾼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 광고를 믿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티파니앤코가 30만원인 것부터 이상함이 느껴진다.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에서 뭐가 아쉬워 세일을 하겠느냐”며 “역시 SNS는 믿을만하지 못한 것 같다. 고가의 상품을 살 때는 직접 가서 사야겠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피해를 예방하려면 이용하고자 하는 쇼핑몰이 브랜드의 공식 판매처인지, 신뢰할 수 있는 판매자인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시중 가격보다 지나치게 저렴하면 가짜 제품이거나 사기성 판매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해당 웹사이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며 “유사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결제 내역, 주문취소 요청 내역 등의 증빙자료를 갖춰 국제거래 소비자포털로 상담을 신청해달라”고 말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