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만든 팝업스토어가 유통·의류업계에서 기획한 것보다 재밌고 사은품도 다양해요.”
최근 시중은행이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 팝업스토어가 소비자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기존 보수적이고 딱딱했던 은행의 이미지와 달리 친근하고 신선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은행 업무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 이벤트, 사은품 등으로 중무장한 팝업스토어가 기업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일 우리은행은 서울 합정동 합마르뜨에 팝업스토어 ‘우리은행 원더바이브(WON THE VIBE)’를 오픈했다. 마포구청과의 협업을 통해 은행 업무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레코드판(LP)·아트북 큐레이션 존’에서는 200장의 LP와 합정 지역 예술가들의 아트북을 체험할 수 있고, 폴라로이드 포토체험, 여행 성향 테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신한은행은 서울 서소문 등 네 개 지점에 플래그십 점포 ‘디지로그 브랜치’를 열었다. 디지로그 브랜치는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감성을 함께 담아낸 특화점포로 대면업무 뿐만 아니라 디지털 데스크, 키오스크 등을 통해 다양한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영업점 내에서는 다양한 그림뿐 아니라 10년간 모은 영업점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 성격유형검사’(MBTI)와 금융생활 비교 서비스인 ‘보통사람 보통금융’ 등을 체험할 수 있다.
23일 종료된 하나은행의 ‘성수국제공항: 트래블로그’ 팝업스토어 역시 하루평균 10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초 16일까지였던 팝업스토어는 방문객의 성화에 운영 기간을 일주일 연장했다. 트래블로그는 환율 우대와 해외 가맹점 이용 수수료 무료 등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해외여행 전용 체크카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성수국제공항 팝업스토어는 환전 등의 해외여행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개최된 프로모션이다”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려 기쁜 마음으로 영업 기간을 연장했고, 현재 팝업스토어가 종료된 이후에도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아 성공적인 마케팅을 이뤄낸 것 같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팝업스토어 브랜드 이미지 개선…설문조사 ‘과반수 이상 동의’
르데스크가 시민 82명을 대상으로 ‘시중은행의 팝업스토어를 구경하신 여러분의 생각은?’을 주제로 우리은행 WON THE VIBE 합정과 신한은행 DIGILOG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자의 72%가 은행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은행별로 비교했을 때 우리은행 팝업스토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팝업스토어 특성상 재방문의사는 떨어졌지만 흥미와 신선함을 모두 챙겨 멀게만 느껴졌던 은행에 대한 이미지가 친근해졌다는 반응이다.
건국대학교에 재학중인 대학생 김윤지(23·여)씨는 “친구와 우리은행 팝업스토어를 구경하고 나왔는데 식품이나 의류회사에서 오픈한 팝업스토어보다 내용과 굿즈 모두 훨씬 만족스러웠다”며 “여러 LP음반이 전시돼 있는데 이를 실제로 청취까지 할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고, 공짜로 MBTI스티커와 그립톡도 선물로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픈기간 동안 WON뱅킹 신규고객이라면 텀블러를 받을 수 있고 기존 이용 고객이라면 에코백·여권케이스·네임택 중 한 가지를 고를 수 있었다”며 “구경하는 내내 친구와 ‘혜자다’고 말할 정도로 증정품이 다양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김동환(29·남)씨는 “오늘 회사에 연차를 내고 여자친구와 합정 데이트를 하던 도중 우연한 계기로 이곳을 들렀다”며 “무료입장인데도 체험공간이 알차게 구성돼있고, 실제로 은행 업무를 보는 공간까지 있어 재미와 사무를 모두 챙길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팝업스토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었다. 전시공간과 금융MBTI등의 고객체험공간이 상존하는 영업점으로 운영돼 대기 시간을 무료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디지로그 방문고객의 대다수는 재방문의사를 드러냈다.
직장인 이주성(30·남)씨는 “회사 점심시간에 은행 업무가 있어 이곳에 왔다”며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는 동안 전시도 구경하고, 구비돼있는 테블릿으로 유튜브도 보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무료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업계 팝업스토어 금융 접근성 제고…‘은행·고객 모두 윈윈’
의류·화장품·식품업계가 주도하던 팝업스토어 마케팅에 은행업계가 뛰어든 건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기존의 금융업계가 가진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김지헌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은 일반인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팝업스토어가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은행업계에서 스마트폰 앱 등 모바일뱅킹을 강화하는 추세인데, 오프라인 체험을 통해 상품 가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은행 입장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앞으로도 신선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금융업계의 팝업스토어를 통해 국민과 금융의 괴리감이 좁혀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팝업스토어가 특정 지역에 열리게 되면 지역 상권과의 상생을 통해 소비 활성화가 유도된다”며 “소비의 주체인 MZ세대는 새로운 시도와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은데, 팝업스토어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좋은 마케팅 수단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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