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부른 노래, 사람이 부른 노래보다 더 사람 같아요. 인공지능이 춤과 노래에 이어 작곡까지 하는데 기존 가수들이 살아남으려면 지금보다 발전한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해요.”
방탄소년단 RM, 지드래곤, 박진영 등 수많은 스타들에 더해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까지 참석한 콘서트의 주인공 ‘브루노 마스’가 국내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하입 보이’를 커버한 영상이 화제다. 해당 영상은 21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 180만회를 넘기며 그 인기가 대단했지만 사실 이것은 브루노 마스가 직접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닌 가수의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음원을 커버한 것이다.
전 분야에 걸쳐 인공지능이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음악분야 역시 AI 기술이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그 수준과 효과에 현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 AI 작곡가 ‘이봄’의 등장은 국내 음악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봄은 음악기술 스타트업 ‘크리에이티브마인드’가 2016년 개발한 작곡가로 화성학 등의 음악 이론에 입각해 클래식부터 가요, 심지어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제작한다. 실제로 가수 홍진영의 ‘사랑은 24시간’, 삼성전자 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에이아이’ 광고 배경음악은 모두 이봄의 작품이다.
이봄을 개발한 안창욱 광주과학기술원 AI 대학원 교수는 “과거의 AI는 창의성을 요구하는 음악, 미술 등 예술 분에서만큼은 딥러닝 기반의 기술의 한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하지만, 지금 기술은 지식 기반과 데이터 기반을 서로 합성해 그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냈기 때문에 AI예술가는 더 이상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 현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안 교수는 “인간 작곡가 역시 수년 간의 이론적 공부와 실전 연습을 통해 창의적인 작곡을 이뤄내는데 이 매커니즘은 AI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며 “사람들은 예술 창작에 있어 감정적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AI가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AI가 만든 곡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을 때 제작의 주체가 사람인지 AI인지 대해 그 누구도 확실하게 구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안 교수는 “아직까지 AI는 노래 제작에 있어 보조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AI가 주체가 되어 작곡가들의 밥그릇 뺏는 현상이 머지않아 발생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은 음악사의 흐름을 바꿀 엄청난 혁신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 아이돌 ‘메이브’…뮤비 영상 한달만에 조회수 300만 폭발적 인기
작곡에 이어 실제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플레이어까지 인공지능이 브라운관을 장악했다. 아이돌이 인공지능으로 데뷔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월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가상 아이돌 그룹 ‘메이브’를 데뷔시켰다.
가상인간 4명으로 구성된 메이브는 MBC 음악채널 ‘쇼!음악중심’에 출연하며 브라운관에 모습을 알렸고, 데뷔곡 ‘판도라’ 뮤직비디오는 공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조회수 300만회를 넘기는 등 실제 인기아이돌에 버금가는 큰 인기를 얻었다. AI가 가수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아바타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완벽히 깨부순 것이다.
메이브는 인기에 힘입어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웹툰 인도네시아 엠베서더에 발탁된 것에 이어 아트페어 ‘어반브레이크2023’의 엠버서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팬들의 요구에 부흥하기 위한 메이브의 2집 앨범 준비도 차질없이 진행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일반 아이돌 팬들의 요구와 같이 메이브의 멤버들의 아이돌 데뷔 과정을 담은 콘텐츠를 원하는 팬들이 급격히 늘었다”며 “이에 아이돌 데뷔 과정을 담은 웹툰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 연재했고, 메이브의 세계관을 담은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AI가수는 인간 가수들에 비해 부정적인 사회적 이슈를 전혀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공연 펑크나 멤버 교체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또한 광고주에게 어떠한 리스크도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에 최근 광고주들의 메타 휴먼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고 덧붙였다.
AI가수가 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자선공연 등 오프라인 사회공헌활동’
전문가들은 음악업계의 AI 기술 확대로 인해 기존 가수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지 노래를 잘 부르고, 춤을 잘 추며, 얼굴이 아름다운 것이 아닌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져야만 AI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그 해답이 '오프라인 사회공헌활동'에 있다는 지론이다.
이용주 세종사이버대 실용음악학과 교수는 “가수라는 직업은 실력은 기본이고 사람들에게 자신을 홍보하는 능력과 그 인지도를 바탕으로 두터운 팬 층을 만들어가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사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AI가 대체할 수 있지만 사회공헌을 통한 신뢰를 쌓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오직 인간의 역량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콘서트와 각종 공연 및 방송 출연은 AI가수가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오프라인으로 자선공연을 하고, 실질적으로 기부를 하며, 무료 팬 사인회를 진행하는 등의 행위는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며 “이에 직접 몸으로 움직이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신뢰도를 쌓을 수 있다면 이는 기술과 다른 인류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찬규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기술이 인간에게 특정 행위를 통해 기쁨과 슬픔 등 여러 가지 감정을 제공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가상현실 역시 근본적인 주체 공간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가수에 대한 이미지는 실제현실의 모습에서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실제 사회에서 그 사람의 행위나 품행이 올바르지 못하다면 AI가수와 비교했을 때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문학적인 소양을 갖추고, 올바른 윤리의식을 갖는 것이 기술에게 인간이 지배당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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