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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비위 맞추다 40% 비호감 사는 ‘소탐대실 끝판왕’
5% 비위 맞추다 40% 비호감 사는 ‘소탐대실 끝판왕’

[Le view<234>]-정치팬덤의 허와 실(上-지지율 착시) 5% 비위 맞추다 40% 비호감 사는 ‘소탐대실 끝판왕’

개딸·태극기부대 소수 극렬 지지 세력에 휘둘리는 민주당·국민의힘

르데스크 | 입력 2023.04.26 17:42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추종하는 극렬 지지자들, 이른바 ‘정치팬덤’으로 인해 대한민국 정치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주요 정당들이 투표, 후원금 납부 등 정치 활동에 적극적인 팬덤의 지지에 취해 오로지 그들만을 위한 정치를 일삼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가장 활동이 활발한 정치팬덤으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 세력 중 하나인 ‘개혁의 딸(이하 개딸)’, 국민의힘 지지 세력 중 하나인 ‘태극기 부대’ 등이 있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치팬덤’이라 불리는 이들의 성향이나 성격은 대부분 한 쪽으로 크게 치우쳐져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자세인 대화와 타협마저 거부한 채 성향이 다르면 격렬히 배척하고 비방까지 서슴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정치팬덤의 이러한 태도에 다수의 국민은 허를 내두르고 심할 경우 아예 정치에 대한 관심마저 끊어 버린다. 정치팬덤에 대한 거부감은 그들이 추종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으로까지 이어진다.

 

주목되는 사실은 정치팬덤이라 불리는 세력의 숫자가 유의미한 정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체 국민의 약 10% 수준으로 여기서 다시 보수와 진보로 나뉠 경우 5% 안팎에 불과하다. 우리 국민 특정 정당이나 정치성향을 가지지 않은 ‘무당층’의 비중이 40%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결국 5%의 극렬 지지자로 인해 40%의 외면을 받는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정치권 안팎에서 앞으로 다가올 여러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팬덤 손절’을 꼽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팬심 가장한 극렬 행동에 휘둘리는 여·야, 무당층 비율은 2년 2개월 만에 최대치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21일 공표·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각 정당 별 지지도는 민주당 32%, 국민의힘 32%, 무당층 31%, 정의당 5% 등이었다. 같은 기관 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이 3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1월4주(26~28일, 31%) 이후 약 2년2개월 만이다.

  

무당층 비율은 지역별로 서울(31%)과 인천·경기(35%) 등 수도권에서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54%)와 30대(37%) 등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서울·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세대에서 정치 외면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로는 여·야 구분 없이 극단적인 정치세력에 휘둘리는 모습에 따른 정치 혐오증 확산이 지목됐다.

 

‘정치팬덤’이라 불리는 특정 세력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다 보니 오히려 미래의 지지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국민의힘의 경우 극우 성향을 보이는 태극기부대의 주축 세력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설화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당 지도부가 전 목사를 칭송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전 목사의 망언에도 미온적인 자세만 취하고 있다. 또 다른 지도부 인사는 극우 성향의 지지자들을 인식한 정치 편향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민주당 역시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극진보 성향의 단체 ‘개딸’을 배척하긴 커녕 오히려 사법 리스크의 방패막이로 삼는 모습을 보여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일례로 앞서 일부 개딸들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자신의 소신을 지킨 민주당 내 일부 의원에 문자폭탄을 퍼붓는 등 다소 과격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원론적인 발언만 했을 뿐 적극적인 대응은 보이지 않았다.

 

“5%에 휘둘리다 40% 놓칠 판…차기 총선 승리 최대 관건은 팬덤 손절”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팬덤’ 세력과의 단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팬덤’을 그대로 방치하는 행위는 우리나라 정치 뿐 아니라 해당 정당에도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는 이유에서다. 정당의 이미지 훼손은 물론 선거 득표와 직결되는 지지율 측면에서도 득 보다 실이 월등히 크다는 주장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월을 기준으로 정치적 성향 분포를 확인한 결과, ‘매우 보수’와 ‘매우 진보’ 등 정치적 성향이 강한 지지자의 비율은 5% 안팎에 불과했다. 여기에 ‘약간 보수’와 ‘약간 보수’를 합쳐도 30%가 채 되지 않았다. 약 40% 가량은 정치 성향을 판단하기 어려운 ‘무당층’인데, 이는 얼마 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보다 더욱 높은 비율이다.

 

▲ [그래픽=석혜진]ⓒ르데스크

 

문화일보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양일간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대다수는 정치 팬덤화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 “강성 지지층에 휘둘려 민심과 동떨어진 정당을 만드는 역기능이 더 크다”는 의견이 전체의 60.6%에 달했다. 반면 “정치 참여의식을 높이고 상향식 정당을 만드는 순기능이 더 크다”는 의견(28.9%)에 불과했다.

 

각 정당이 전체 국민의 5%에 불과한 정치팬덤에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무려 60% 국민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결국 정치 성향이 없는 40% 무당층 표심의 향방은 각 정당이 정치팬덤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갈릴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확실한 5% 지지를 버리면 하기에 따라 최대 40%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정치팬덤과의 단절이 차기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최우선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편론가는 “지금처럼 팬덤정치에 휘둘릴 경우 중도정치의 흐름이 다시 살아나 각 정당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다”며 “특히 이른바 ‘집토끼’라 불리는 기존 지지층 내에서도 극렬 지지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만연한 만큼 집토끼와 산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은 팬덤정치의 손절뿐이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년 총선을 위해서는 여야의 각종 리스크에 잃어버린 2030세대 등 무당층의 지지를 되찾는 게 급선무다”며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극렬 지지자에 휘둘리는 모습부터 과감하게 버리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진영정치, 팬덤 정치와 결별하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소수의 극단에 끌려다니는 정치는 정당과 국민 사이를 멀어지게 만드는 핵심 원인일 뿐이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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