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있나” 文 전언 갑론을박…‘섭정‧오야붕’ vs ‘이재명 흔들기’
“대안 있나” 文 전언 갑론을박…‘섭정‧오야붕’ vs ‘이재명 흔들기’


▲ 더불어민주당 19대 대선 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가 열린 2017년 3월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문재인 전 대표(왼쪽), 이재명 성남시장이 개표 결과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외에 대안이 있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언정치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무계파에서 “우리가 문 전 대통령 ‘꼬붕’이냐” 등 날 선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여당은 ‘양산대원군’이라는 호칭을 동원해 ‘섭정정치’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이 대표를 흔들지 말라”고 맞서는 등 정치권에서는 하루 종일 혼란이 빚어졌다.

 

5선 중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전하는 (문 전 대통령 발언) 내용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단일대오로 (대응) 해달라는 것이고 박용진 의원이 전한 내용은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앞서 10일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며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총 단합해서 잘 해야 되는데 그렇게 나가면 안 된다. 이 대표 외에 대안도 없으면서 자꾸 무슨’ 정도의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의원은 17일 “문 대통령이 과도하게 말씀하신 거고 전달한 분도 잘못 전달한 것”이라며 “이 대표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건 문 대통령 판단인데 (그러한) 얘기를 했다 하더라도 (박 전 원장이) 대외적으로 얘기할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가 무슨 문 대통령 ‘꼬붕’이냐. 문 대통령이 지시하면 그대로 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라며 “저희들에게는 ‘문 대통령 뜻이니 아무 소리 마라’고 들리는데 저희들이 수용하겠나. 모욕적”이라고 일갈했다. ‘고붕(子分)’은 부하를 뜻하는 일본 속어다. 반대말은 오야붕(親分‧우두머리)이다.

 

이 의원처럼 무계파로 분류되는 박 의원은 17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난 뒤 자신의 SNS에서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조금 달라지고 뭔가 결단하고 그걸 중심으로 또 화합하고 이런 모습을 보이기만 해도 내년 총선에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격려해주셨다”며 박 전 원장 전언과는 다소 결이 다른 주장을 내놨다.

 

20일 이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그런 얘기를 쉽게 하진 않았겠지만 만약 했다면 (전직) 대통령으로 해선 안 될 문제”라며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 지난달 1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광주 동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호남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당도 문 전 대통령 전언정치 논란을 꼬집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SNS에서 “박 전 원장은 한 방송에서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오갔던 발언을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에 이 대표 외 대안이 없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라며 “사실이라면 전직 대통령까지 이 대표 방탄에 동참한 것이다. 퇴임 대통령이 거대 야당 섭정 노릇을 해서야 되겠나”고 했다.

 

‘양산대원군’ ‘트루문쇼’ 등 표현도 동원했다. 권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잊힌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으면서도 퇴임 이후 행보는 정반대”라며 “자기 변명식 독후감 쓰기, 반려견 파양 논란 후 보여주기식 반려견 장례식, 민주당 인사들과의 릴레이면담 등 본인 일상 자체를 중계하다시피 했다. ‘트루문쇼’를 방불케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행보 본질은 권력유지다. 지지층 관심을 불러일으켜 존재감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민주당을 쥐고 흔든다. 이 대표를 위한 역성이 바로 그 증거”라며 “역대 전직 대통령 중 문 전 대통령처럼 자기 정치를 했던 지도자는 없다. 퇴임 대통령이 거대 야당 섭정 노릇을 해서야 되겠나. 책방 냈다고 사림 거두를 흉내 내더니 이젠 ‘양산대원군’까지 하시려느냐”고 했다.

 

권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나라를 망친 책임이 무겁다. 부디 자중하면서 법의 심판과 역사의 평가를 기다리길 바란다”며 문 전 대통령 자숙을 촉구했다.

 

친명계는 ‘단일대오’를 외치며 당 내 무계파 등을 맹비난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20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지금 민주당은 확고하게 이 대표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며 “당내에서 의원들끼리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문제를 외부에 나가서 마치 소신파인 것처럼 얘기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큰 것처럼 증폭시켜서 이 대표를 흔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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