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대통령 방일 2일차에 2차 공판 출석…엇갈린 명암
이재명, 尹대통령 방일 2일차에 2차 공판 출석…엇갈린 명암


▲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대 대선에서 득표율 0.73%p 차이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대통령의 방일 2일차 당일에 2차 공판에 출석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일장기 인사’를 주장하며 방일성과를 폄훼했지만 이후 가짜뉴스로 드러나 곤혹을 치렀다.

 

윤 대통령은 방일 이틀째인 17일 일본 정‧재계 인사들을 잇달아 접견하며 한일관계 정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윤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16일) 정상회담에서 셔틀외교‧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재개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통절한 반성’을 전제로 일본 문화를 개방한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을 선언하면서 한국에 대한 사실상의 두 번째 사과에도 나섰다.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은 “일본이 마음을 확 열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도쿄의 한 호텔에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일한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하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김대중-오부치 선언’ 주역인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 오부치 유코 부회장,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친선협회 중앙회장, 아소 다로 일한협력위원회 회장 등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12년 만에 이뤄진 한국 정상의 일본 방문은 양국 관계정상화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하며 “양국 정상 차원에서 한일관계를 개선‧발전시키겠다는 공동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향후 이러한 긍정적 분위기가 양국 국민 간 우호협력 강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가 전 총리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고평가한 뒤 “양국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의 첫 걸음을 뗀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는 만큼 일한 의원 차원에서도 의원 교류 활성화, 건설적 정책 제언을 통해 한일관계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을 펴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도 만났다. 이즈미 대표는 자신의 딸이 열렬한 한국문화 팬으로서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면서 “한일 청년교류 활성화에 힘 쓰겠다”고 말했다.


▲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일본 정계인사들에 이어 재계인사들과도 회동했다. 윤 대통령은 도쿄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관에서 오찬을 겸해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두 나라는 공급망‧기후변화‧첨단과학기술‧경제안보 등 다양한 글로벌어젠다에 대해 공동협력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미래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날 게이단렌이 발표한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언급하면서 “미래세대 교류가 늘어나고 상호 이해‧협력이 확대된다면 양국 관계는 보다 굳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측에서는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신동빈 전경련 부회장(롯데그룹 회장),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회장 등 12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 야스가나 타츠오 미쓰이물산 회장,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등 11명이 참가했다.

 

한국 대통령이 한일 경제인 행사에 참석한 건 2009년 6월 이명박 대통령 방일 당시 개최된 한일경제인간담회 이후 14년 만이다.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한 건 1998년 10월 도쿄에서 열린 15차 한일재계회의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한일 재계인사들은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사업 협력 확대 등을 약속했다. 우리 기업인들은 특히 △‘칩4’ 핵심국가인 한일의 경제안보 동맹 강화 △양국 청년층 교류 확대 및 양국 공동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글로벌 룰 세팅에서의 한일 협력 강화 등을 요청했다. 일본 측은 “일본 재계는 양국 무역투자 확대, 디지털그린 분야에서의 이노베이션, 성장산업 연계, 제3국 시장 협력 등 경제교류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살아보니 친구는 많을수록 좋고 적은 적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김병준 회장 대행은 “양국 재계는 상호투자 확대, 자원 무기화에 대한 공동대응, 글로벌공급망 구축 과정 협력, 신산업 분야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교류를 본격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도쿠라 회장은 “미래지향적 시점에 서서 쌍방이 지혜를 나누며 연계‧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지난 대선 당시의 허위발언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인터뷰 등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이 대표, 김 처장이 해외출장 등에서 함께 촬영한 사진 등이 공개됐다.

 

오전 10시23분께 법원 청사 입구에 도착한 이 대표는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재판에서 검찰은 성남시의회‧성남시 내부문건 등을 제시하며 김 전 처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핵심실무를 맡았고 이 대표 역점사업이었던 성남1공단 공원화 조성 민간사업자 선정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특히 김 전 처장이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에게 주요사업 현황을 수차례 대면보고한 점도 문건으로 확인된다고 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호주 출장 당시 같이 찍은 사진‧영상을 보면 피고인(이 대표)은 김문기와 단 한 번도 눈을 마주친 적이 없는데 김문기와의 관계가 어떤지 쉽게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법원 출석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영업사원이 나라를 팔았다”며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어제 한일정상회담은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부끄럽고 참담한 순간이었다. 윤석열정권이 결국 일본의 하수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며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선 일본의 사죄‧반성은 전무했다. 일본에 조공을 바치고 화해를 간청하는 그야말로 항복식 같은 참담한 모습이었다”고 주장했다.


▲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의장대 사열 중 양국 국기를 향해 예를 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야권도 윤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탁현민 씨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이 태극기에 두 번 경례했을 리가 없으니 일장기를 향해 경례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자국 애국기에는 경의를 표할 줄 모르고 상대국 국기엔 고개 숙여 절하는 한국 대통령을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16일 KBS는 윤 대통령이 일본 총리관저를 방문한 현장을 중계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일장기‧태극기 앞에 멈춰 서서 인사하자 옆에서 나란히 목례했다. 이에 남성앵커는 “일장기를 향해 윤 대통령이 경례하는 모습을 방금 보셨다. (일본 측) 의장대가 우리 국기를 들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여성앵커는 “예 그렇습니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과 달리 일본 의장대는 당시 태극기‧일장기를 함께 들고 있었다. 중계가 끝난 뒤 KBS는 뉴스특보 말미에서 “남성앵커가 윤 대통령이 일본 의장대에 인사하는 장면에서 ‘의장대가 태극기를 들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으나 실제 일본 의장대는 일본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들고 있었다”며 “화면상에 일장기만 보여서 상황 설명에 착오가 있었다. 혼선을 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여당일 때도 반일감정을 부추겨 선동하는 것밖에 하지 않더니 야당이 돼서도 반일감정을 더욱 더 선동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며 “국민이 엄중히 심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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