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빼곤 전부 총질 여론몰이 세력 등장에 정치권 ‘충격’
한 사람 빼곤 전부 총질 여론몰이 세력 등장에 정치권 ‘충격’

[지금 대한민국<203>]-뉴스포털 ‘댓글정화’ 논란 한 사람 빼곤 전부 총질 여론몰이 세력 등장에 정치권 ‘충격’

‘DDDLIST’에 다수 시민들 “수동 킹크랩인가” 충격

르데스크 | 입력 2023.03.20 13:45


▲ 지난 1월10일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 인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출석을 앞두고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공동취재]

 

주요 포털사이트에 올라 네티즌들이 많이 몰리는 정치기사,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기사를 대상으로 ‘댓글정화’를 독려하는 웹사이트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이트는 ‘민주당 낙선대상’이라는 이름의 서비스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나 여야 모두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DDDLIST’라는 이름의 사이트는 아직은 활동량이 크지 않아 영향력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회원가입 조건이 회원수 수십만명의 다수 대형 온라인커뮤니티들이어서 대규모 2파 전파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있다. 많은 시민들은 ‘뉴스포털 정부허가제’를 주장한 사이트 운영자 A씨 성향에 동조하기 어렵다면서 ‘댓글정화’의 완전한 근절을 촉구했다.


▲ DDDLIST에 오른 다수 언론기사들. [사진=DDDLIST 홈페이지 캡처]

 

‘댓글정화’ 웹사이트 등장에 “대동세상 만들자”

 

지난해 11월9일 B온라인커뮤니티에 ‘댓글정화 프로그램 하나 만들었읍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랐다. 해당 커뮤니티는 서울시 산하 방송 프로그램에 오랜 기간 출연했다가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하차한 유명인사가 만든 곳이다.

 

게시물을 작성한 A씨는 “화력집중 표시된 뉴스 먼저 하시고 현재 상황이 나쁜 뉴스를 탭(클릭)하고 참여하면 된다. 아무 곳에서나 아무 때나 핸드폰으로도 ‘댓글정화’에 간단하게 참여할 수 있다”며 “한 번 테스트 해보시고 댓글 좀 부탁드린다. 괜찮다 생각되시면 더O, 잼OO, 모OOOOO, 오OOOOO 등 각 커뮤니티에 퍼 날라 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해당 게시물에는 16일까지 142개의 댓글이 달렸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굥’정권의 만행으로 죽은 젊은 청춘들 살려 내라. 억강부약 대동세상을 만들자. 빨리 몰아내자” “감사합니다, 가즈아(가자)” 등 호응했다. ‘굥’은 일부 야권 지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붙인 멸칭이다.

 

‘DDDLIST’는 △댓글정화 △사용설명서 △추천동영상 △민주당 낙선대상 등의 게시판으로 구성돼 있다. 댓글정화 게시판에는 A씨와 기타 인사들이 올린 포털사이트 정치기사 댓글란 주소들이 다량 게재돼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이 대표와 관련된 기사들이다.

 

매 기사마다 △처음 상황 △경과시간 △현재 상황 △클릭 수 등 정보가 실시간 상황판처럼 공개되고 있다. ‘처음 상황’은 ‘댓글정화’가 이뤄지기 전의 ‘좋아요‧싫어요’ 클릭 수 상태를, ‘현재 상황’은 ‘댓글정화’가 이뤄진 후의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뿐만 아니라 ‘추월가능’ ‘화력지원’ 등 디테일한 사항도 달려 있다.

 

추천동영상 게시판에는 상당량의 친야(親野) 성향 유튜버들 영상 주소가 링크돼 있다. 그 중에는 2019년 ‘이명박 쥐약테러 미수사건’으로 알려진 유튜버 영상도 포함됐다. 보안에 만전을 기하려는 듯 DDDLIST 회원가입은 딴OOO‧재OOOOO‧클OO‧오OOOO‧8OO‧뽐O‧보OOO 등 커뮤니티 회원들만 가능하다.


▲ A씨가 2021년 4월16일 B커뮤니티에 올린 게시물. [사진=B커뮤니티 캡처]

 

운영자 “부정선거 가능성…뉴스포털 ‘정부허가제’로 해야”

 

A씨는 2020년 4월부터 B커뮤니티에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는 2020년 4월10~12일 ‘사전투표함 신경들 안 쓰시네요’라는 게시물을 잇달아 중복게재하면서 4‧15총선과 관련해 “사전투표함 다 털려도 괜찮은가요”라고 썼다.

 

2021년 4월16일에는 ‘네이버‧다음 포털개혁’ 게시물에서 “네이버나 다음 같은 종합포털에서는 뉴스제공을 못 하게 하고 ‘민주진영 뉴스포털’ ‘독재진영 뉴스포털’을 나눠서, 종합포털이 아닌 다른 곳에 뉴스만 다루는 뉴스포털을 ‘정부허가제’로 허용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20대 대선을 며칠 앞둔 지난해 3월6일에는 ‘사전투표함 바꿔치기’라는 글에서 “부정선거는 진보고 보수고 따질 일이 아니다. 지금 신OO가 날뛰고 있지 않나”라며 “사전투표 끝났다. 선거관리위원회를 믿나. 이제부터는 사전투표함 바꿔치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뒤인 지난해 4월4일에는 DDDLIST의 초기버전 격인 웹사이트를 공개했다. A씨는 ‘2번 찍은 노부모 밭갈이용으로 웹을 하나 만들어 보았읍니다’란 글에서 “본인이나 노부모님 핸드폰에서 웹브라우저 열고 주소창에 OOOOOOO 치고 띄우기 버튼 클릭, 유튜브 구독‧좋아요 클릭, 뒤로 클릭 후 반복”이라며 “저는 진보 유튜브 10개 동영상에 구독‧좋아요 누르는데 3분 걸리더군요”라고 했다.

 

A씨는 같은 날 올린 다른 게시물 댓글에서는 “일단 2번 찍은 지인 핸드폰에 진보 유튜브 동영상이 추천영상으로 수시로 뜨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인 고(故) 전형수 씨 빈소를 나선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한 유튜브방송에서 ‘개딸’ 등의 자제를 요구했지만 일부 지지자들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공동취재]

 

故 전형수 씨 ‘댓글정화’도…“측근이라 죽은 거면 5명만 죽었겠나”

 

이후 ‘댓글정화’ 기능까지 갖추게 된 DDDLIST는 이달 10일에는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고(故) 전형수 씨 사망사건 관련 ‘댓글정화’를 요구했다.

 

DDDLIST에 오른 주소 링크를 통해 들어간 기사 댓글에는 “이재명 측근이라 죽은 게 아니고 (검찰) 압박수사 때문에 죽은 거지, 측근이란 이유로 죽은 거면 다섯 명만 죽었겠냐” “강압수사 때문에 자살하신 거. 2023년 맞는지 진짜 윤석열 지겹다” 등이 달렸다.

 

‘댓글정화’에 비판적인 댓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이재명 대표님, 이제 저도 힘듭니다. 더 이상 댓글조작하고 좌표 찍고 비추(비추천) 누르는 거 힘들다”며 “제가 진짜 그동안 얼마나 이재명 대표님을 옹호해왔는데 더 이상은 커버 쳐주기 어렵다”고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DDDLIST가 뭔가요? 개딸분들? 그거 누르니까 이 기사 뜨고 검찰을 욕하고 있네요. 이거 드루킹 킹크랩 뭐 그런 건가요? 수동 킹크랩?” “댓글조작 지겹다, 이건 범죄다. 좌표 찍고 ‘개딸(이 대표 강성지지층)’ 출동이다”고 했다.

 

DDDLIST에는 ‘민주당 낙선대상’이라는 게시판도 설치돼 있다. 16일까지 오른 게시물은 없지만 낙선시켜야 할 민주당 의원 ‘살생부’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돼 민주당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들은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최근 민주당 정치혁신위원회는 현역 국회의원 등 지역위원장을 평가하는 당무감사에 ‘당원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 120만명 중 상당수는 ‘개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6일 오후 3~4시 무렵까지 접속되던 DDDLIST 홈페이지는 오후 늦게부터 돌연 “페이지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메시지와 함께 입장되지 않다가 다시 접속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더 큰 것을 얻기 위해선 작은 것은 내려놔야 하는 법”이라며 “특히 반민주적이고 잘못된 정치행태를 보이는 ‘개딸’ 등 일부 강성지지층과 함께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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