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 당일에도 ‘사회‧안보’ 챙긴 尹…日엔 “걸맞은 행동해야”
방일 당일에도 ‘사회‧안보’ 챙긴 尹…日엔 “걸맞은 행동해야”


▲ 한일정상회담 등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가운데)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방일 당일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를 골자로 한 고용노동부의 근로시간 유연화 방안 보완을 지시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했다.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한국의 강제징용 해법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브리핑을 가진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에 의하면 윤 대통령은 “연장근로를 해도 주 60시간은 무리”라며 입법예고된 정부안에 유감을 표시하고 보완을 지시했다.

 

안 수석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방향은 연장근로시간 단위기간을 월‧분기‧반기‧연으로 해서 노사합의로 선택할 수 있게 입법예고해 근로시간 선택권‧건강권‧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정부안은 장시간 근로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또 “추후 MZ 근로자들과 노조 미가입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현장의견에 보다 세심하게 귀 기울이겠다. 급한 것보다는 보다 제대로 수정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이 동해상으로 사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장거리탄도미사일과 관련해 긴급 NSC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합참의장 상황보고를 받고 대응방안을 하달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분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위협도 억제할 수 있는 확고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자유의방패 연합연습을 철저히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윤 대통령의 방일 당일인 16일 오전 7시1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ICBM 추정 장거리탄도탄을 고각발사했다. 일본 방위성에 의하면 해당 미사일 정점고도는 6000㎞를 넘어섰으며 비행시간은 1시간10분에 달했다.

 

미사일은 1000㎞ 가량 비행한 뒤 오전 8시19분께 홋카이도 와타시마섬 서쪽 약 200㎞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한미는 지난 13일부터 연합연습 자유의방패(Freedom Shield‧FS) 훈련을 진행 중이다. 16일에는 강원도 강릉에 소재한 강릉올림픽파크 하키센터에서 제18전투비행단 주관으로 공‧육‧해 합동 대화생방테러 훈련이 예정됐다. 이 훈련은 탄저균을 이용한 생물학테러 발발을 가정해 진행된다.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8일 도쿄에서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윤 대통령은 16일 아사히‧마이니치‧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주요언론 1면에 보도된 합동인터뷰에서는 기시다 내각의 ‘행동’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우리 정부가 내놓은 제3자 변제 형태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방안에 대해 “1965년 국교정상화 당시 합의,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김대중-오부치 선언 등)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흔들림 없이 계승하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표명한 만큼 일본 측도 이에 걸맞은 행동이 있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두고선 “우리와 (자유민주주의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은 안보‧경제‧과학기술‧글로벌어젠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라고 평가하며 “한일 간 미래지향적 협력은 양국은 물론 세계 전체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양국 관계 악화로 비활성화된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와 관련해선 “한국과 일본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라는 틀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를 신속히 공유해 대처방법을 논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복원을 강조했다.

 

반도체와 관련해선 “한국‧일본‧미국‧대만 등 반도체산업 주도국 간의 실질적 협력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각국 강점을 활용해 상호보완적 협력분야를 발굴해 나간다면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긍정적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일본 지지통신은 외교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오는 6~8월 사이 방한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가 한국을 방문할 경우 2011년 노다 요시히코 당시 일본 총리 방한,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 이후 12년 만에 한일 셔틀외교는 부활하게 된다.

 

16일 일본 NHK 보도에 의하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관저로 들어가면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지역 평화‧안정은 관련국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다. 동맹국‧동지국들과의 연휴(連携‧협력)도 더욱 긴밀히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2018년 3월 일본 도쿄 긴자에 있는 초밥집 큐베이(Kyubey)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운데)가 오찬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4~25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사진=AP/뉴시스]

 

윤 대통령은 16일 오전 9시27분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를 타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짙은 네이비색 정장에 짙은 갈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연한 회색코트에 같은 색의 스카프, 흰색 바이, 베이지색 구두 차림이었다.

 

공항 주기장에는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및 주호영 원내대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쿠마가이 나오키 주한 일본대사 대리,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김진오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장 등이 나와 환송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도쿄에서 동포간담회에 참석한 뒤 한일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정상부부 만찬, 정상 간 2차 만찬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국빈급 예우인 자위대 사열을 받으며 총리관저로 들어가게 된다. 만찬은 도쿄 번화가 긴자의 레스토랑, 돈가스‧오므라이스 발상지로서 128년 역사를 가진 경양식집 렌가테이(煉瓦亭) 등에서 열린다. 요미우리신문은 “두 차례에 걸쳐 만찬을 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17일에는 한일의원연맹 소속 주요 인사 접견, 한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참석, 게이오대 강연 등에 나선 뒤 귀국할 예정이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4대 그룹 총수 등이 참석한다. 게이오대는 과거 우리나라 개화파 청년들을 후원한 후쿠자와 유키치가 설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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