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침투한 챗GPT…“AI기술 장려, 베끼기·악용은 숙제”
대학가 침투한 챗GPT…“AI기술 장려, 베끼기·악용은 숙제”
▲ ‘챗GPT’ 열풍이 대학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새 학기 개강에 돌입한 대학에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르데스크

  

‘챗GPT’ 열풍이 대학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새 학기 개강에 돌입한 대학교에선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일부 대학에선 챗GPT 수업 활용을 적극 장려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챗GPT의 주요 기능을 악용한 과제 표절 및 논문 대필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챗GPT는 OpenAI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으로 사용자가 대화 형식으로 질문을 입력하면 AI를 활용해 답변을 해주는 서비스다. 챗GPT는 이전에 나왔던 AI 챗봇의 한계를 개선하면서 지난해 11월 30일 출시 후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챗GPT는 다양한 분야를 거쳐 교육 분야까지 범주를 확대하고 있다. 챗GPT의 국내 교육 영향력 증대로 교육부는 이화여자대학교 미래교육연구소와 함께 ‘제6차 디지털 인재양성 100인 토론회’를 14일 개최했다. 토론회의 주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로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교육 현장에 몰고 올 변화와 AI의 생산적 활용 방안이 중점 논의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챗GPT를 계산기와 같은 학습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면 창의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부터 일부 영역에서는 챗GPT 활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다양한하지만 엇갈린 의견이 제시됐다.

 

나주범 교육부 차관보는 “챗GPT는 개인의 삶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교육 현장 역시 그 변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교육부는 앞으로도 챗GPT를 비롯한 디지털 신기술에 민첩하게 대응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밭대학교는 ‘대학교수 관점에서 ChatGPT 활용법’을 주제로 120명의 교수를 초청해 지난 13일 교수법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챗GPT 소개 ▲챗GPT의 교육적 활용 ▲챗GPT와 저작권 이슈 ▲챗GPT의 미래 등 대학에서의 챗GPT 활용 전략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다.

 

김주리 한밭대 교수학습센터장은 “급속하게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 교수자들이 빠르게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교육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 리터러시 역량 향상을 위해 관련 교육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대학가, ‘AI챗봇은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인공지능 활용법 적극 장려

 

▲ 국민대학교는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 교수학습 활용 가이드라인’을 지난 2일 발표했다. [사진=국민대학교]

 

국내 대학들은 AI시대에 발맞춰 인공지능을 활용한 공부법들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챗 GPT를 통해 자료 검색의 효울성이 높아지고,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이 교육계의 지론이다. 

 

국민대학교는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 교수학습 활용 가이드라인’을 지난 2일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총 10개의 항목으로 구성돼있으며 ‘인공지능을 새로운 학습도구로 도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탐색합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혁신적인 학습 방법을 찾도록 노력합니다’와 같이 챗GPT를 실제 교육에 활용하는 것을 장려한다. 


이번 선언문을 통해 국민대는 인공지능이 보편화된 시대에서 창의적 사고, 보편적 시각과 같은 인간 고유의 특성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했다. 인공지능의 장점과 함께 인문학적 소양, 윤리적 가치 등 새로운 방향의 교육방식을 선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대학교에 재학중인 김민서(25‧여)씨는 “교수님들이 수업 오리엔테이션에서 챗gpt를 활용한 과제들을 많이 내주셨다”며 “AI챗봇을 통해 이전보다 더 풍부한 내용의 리포트를 요구하시는 경향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인 성요한(27‧남)씨는 “속도와 정보량이 곧 경쟁력인 시대인 만큼 더 이상 자료들을 하나하나 찾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표절 판독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다면 챗gpt를 활용해 학습을 하는 것이 정말 효율적이고 활용도에 따라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 국민대학교는 인공지능 강령을 통해 다양한 AI활용 계획을 밝혔다. ⓒ르데스크

 

국민대학교는 인공지능 관련 강령이 단지 선포에 그치지는 것이 아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홍재 국민대학교 총장은 “교수는 인공지능을 수업에 적용했던 사례를, 학생은 정규 교과, 비교과 활동, 취업준비에 반영한 사례를 상호간에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을 구성할 것이다”며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공모전 형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역시 챗GPT를 통해 정보 수집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최종 성과물의 질을 높일 수 있어 AI챗봇을 장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챗GPT를 활용한 부정행위 방지 툴 개발 등의 대책 마련 역시 논의됐다.  


서울대학교에 재학중인 이창훈(27‧남)씨는 “한 교수님께서 챗gpt는 웹 사이트 검색 프로그램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형태의 서비스이다”며 “소위 말하는 한국에서 제일 좋은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기술의 발전에 뒤처져 도태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장병탁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AI가 단순 기술을 넘어 산업화 단계에 도달했다”며 “기업은 자체 보유한 데이터와 컴퓨팅 기술을 공유하고, 학교는 연구개발 및 인재 및 결과물을 지원하며 상호 교류를 이어가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래 교육 챗GPT, ‘순기능에도 부작용 역시 많아’…대책 마련 필요


▲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일부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강의 공지에 챗GPT 활용 금지 방침을 기입하기도 했다. [사진=성균관대학교]


챗GPT가 문제 해결 방법을 신속하게 정리해주고, 내용의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는데 도움을 주긴 하지만 이에 반대로 과제 표절과 같은 부정행위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어 학생들의 교육을 저해한다는 의견 역시 존재한다. 


이화여대는 챗GPT를 악용한 무단 복제나 표절 등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윤리 지침을 마련했다. 이어 온라인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AI 저작물을 표절 근절 캠페인과 윤리 서약을 진행했다.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일부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강의 공지에 챗GPT 활용 금지 방침을 기입하기도 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2023년 1학기 화공유체역학 강의계획서에 “챗GPT를 과제 및 시험에 붙여 넣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경고문을 넣었다.


성균관대학교에 재학중인 강진원(25‧남)씨는 “저는 인문대 학생인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글쓰기 과제나 레포트를 작성할 때 챗GPT를 한번 이상 사용해봤을 것이다”며 “많은 교수님들이 과제 수행에 있어 챗gpt의 응답을 그대로 베낀 것이 확인되면 F학점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의 한 재학생은 챗GPT를 활용해 과제를 대필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챗GPT가 작성한 글을 감지하는 프로그램 ‘GPT제로’를 개발했다. 실제 대학에서는 GPT제로를 이용해 표절 여부를 밝히기도 한다. GPT제로는 정확도가 낮은 편이지만 교수 입장에서 챗GPT로 과제를 대필하려는 학생들을 견제하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평이 다수다. 


고인석 인하대 철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인간의 결정을 대신하는 상황이 점점 더 넓어지는 반면 알고리즘, 산식과 같은 결정의 구체적인 원리는 우리 인간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며 “최근 챗GPT와 같은 AI기술은 다목적성을 띄고 인간의 결정을 보조하거나 사실상 대행하는 역할까지 나아갔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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