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명당 석촌호수 수혜, 불황 비켜간 송리단길 상권
데이트 명당 석촌호수 수혜, 불황 비켜간 송리단길 상권
▲ 송리단길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부터 백제고분로 사이의 약 450m를 아우르는 길을 말한다. 송파구는 송리단길과 송리단길 카페거리를 관광특구로 지정한 바 있다. 실제로 송리단길에는 카페와 식당 등이 즐비했다. ⓒ르데스크


서울 송파구 송파나루역과 석촌호수 사이에 위치한 송리단길 상권은 코로나19 위기를 견딘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많은 상권이 침체에 시달리며 공실이 속출했던 것과는 달리 송리단길은 오히려 상권으로 몰리는 유동인구가 많아 힘든 시기를 버텨냈고 권리금도 올랐다. 상권 지탱 배경에는 인근 먹자골목 대비 저렴한 임대료도 있었다.


코로나 시기에도 인파가 몰린 송리단길은 프리미엄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 상권의 가치는 권리금 상승 추세에서 엿볼 수 있었다. 임차인의 유입이 많아 권리금, 보증금, 임대료가 각각 상승하고 있고 아무리 비싸도 강남에서 온 임차인이 결국 채간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높은 권리금 속에서도 송리단길을 찾는 임차인은 많았다.


연인이 방문하는 송리단길 상권…호수 근처 특수 효과

 

▲ 평일 오후 르데스크가 찾은 송리단길 상권 거리에는 인파가 이따금 보였다. 그러나 거리의 한산한 모습과는 달리 상당수 매장 안은 손님이 가득했다. 송리단길에 입점한 매장의 상인들은 코로나 시기 당시 평일에는 손님이 비교적 적었지만 주말이나 이벤트가 있으면 어김없이 인파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르데스크


평일 오후 르데스크가 찾은 송리단길 상권 거리에는 인파가 이따금 보였다. 그러나 거리의 한산한 모습과는 달리 상당수 매장 안은 손님이 가득했다. 송리단길에 입점한 매장의 상인들은 코로나 시기 당시 평일에는 손님이 비교적 적었지만 주말이나 이벤트가 있으면 어김없이 인파가 몰렸다.  또한, 코로나 당시 인근 먹자골목 대비 낮은 임대료로 인해 피해를 견딜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송리단길 임대료는 근처의 방이동 먹자골목과 비교해 약 30%저렴하다.


송리단길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부터 백제고분로 사이의 약 450m를 아우르는 길을 말한다. 송파구는 송리단길과 송리단길 카페거리를 관광특구로 지정한 바 있다. 실제로 송리단길에는 카페와 식당 등이 즐비했다. 최근에는 BBQ의 플래그쉽 스토어가 들어오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통상 플래그쉽 스토어는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전략적인 매장이다. 플래그쉽 스토어를 통해 브랜드를 홍보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유동인구가 많고 상징성이 큰 상권에 입점한다. 

 

송리단길을 찾는 주 연령대는 20·30대였지만, 40·50대도 많이 보였다. BBQ 플래그쉽 스토어에서 가족 단위의 식사가 늘어 40·50대의 유입이 많아졌다고 한다. 송리단길은 인스타 맛집과 카페가 많아 주로 20·30대 연인이 가득했다. 학생보다는 직장인이 많았다. 직장인 김도영(31‧남)씨는 “석촌호수를 한 바퀴 돌고 송리단길에 왔다”며 “여자친구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이 많아서 왔다. 대부분 네이버 별점이 높아 신뢰가 갔다”고 설명했다.


연인들은 보통 석촌호수에서 산책하거나 송리단길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송리단길은 특히 주말이나 이벤트, 벚꽃시즌 등 특수로 유입되는 인파에 힘입어 프리미엄 상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송리단길은 SNS를 통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가수 송민호가 SNS에서 자신이 ‘진저베어’라는 미트파이 전문점 단골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면서다. 이후에도 배우 이제훈, 이진욱 등도 찾으며 인스타 성지로 떠올랐다. 송리단길을 찾은 20·30대는 진저베어와 함께 고도식, 미자식당 등 SNS에서 회자된 식당 등을 많이 찾았다. 


고도식을 찾은 직장인 김연경(29‧여)씨는 “주말에 오면 사람이 엄청 많고 ‘웨이팅 천국’이다”며 “연차를 내고 평일에 오면 마음이 편하다. 지금 온 고도식이나 진저베어와 같은 인스타 성지도 웨이팅(대기)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어 좋다. 그래도 시간 맞춰 와야 웨이팅이 없지 조금 늦는 순간 조금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 석촌호수에서 산책하거나 연인과 데이트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들르는 곳이 송리단길이다. 특히 주말이나 이벤트, 벚꽃시즌 등 특수로 유입되는 인파에 힘입어 프리미엄 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송리단길은 SNS를 통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르데스크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명해진 가게들은 장사가 잘 되고 있고 주변 가게들도 매출은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석촌호수에서 송리단길을 들렀을 때, 유명 맛집에 손님이 많으면 자연스레 주변 매장에 들르기 때문이다. 서울시 열린광장데이터에 따르면 송파나루(9호선)역과 잠실(2호선)역에서 1월 기준 한 달 동안 약 270만명이 지하철에 오르고 내렸다. 유동인구가 많아 주변 상권도 호재를 이어가고 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이지아(31‧여‧가명)씨는 “송리단길에서 유명한 매장을 제외하고는 평일에는 웨이팅이 별로 없다”며 “지금 매장에 손님이 많이 없지만, 주말에는 너나 할 것 없이 1층에 있는 매장들부터 2층까지 대부분 가득 찬다”고 말했다. 이어 “3월은 가장 손님이 없는 시기다”며 “그러나 곧 시작되는 벚꽃시즌에는 손님들로 가득 차 이달보다 매출이 50% 이상은 오를 것이다”고 설명했다.


송리단길 권리금 7000만원서부터 1억원 호가


송리단길은 주요 상권에 비해 코로나 여파를 피해 간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코로나가 시작된 2019년 말 송리단길이 있는 잠실‧송파의 소규모상가 공실률은 4.1%였다. 이후 공실률이 증가했지만, 서울 전체의 공실률보다 0.5%포인트(p)가량 낮았다. 2020년 4분기의 경우 서울은 7.5%의 공실률을 보였지만, 잠실‧송파는 6.8%로 서울 대비 0.7%p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2021년에는 7.2%의 공실률을 이어갔고 지난해는 0.5%p 감소한 6.7%를 유지했다.


인근 부동산들은 송리단길 권리금이 상당히 높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10평대 권리금이 7000만원대로 형성돼 있었다. 15평 이상인 경우 1억원을 호가했다. 송파구 백제고분로45길 30에 위치한 한 매장은 11평임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이 1억에 달했다. 하지만 보증금은 2000만원, 월세는 150만원으로 인근 상권에 비해 저렴했다. 임대료가 낮은 이유는 매장 앞에 주차공간을 둬서 매장이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 [그래픽=석혜진] ⓒ르데스크


백제고분로45길 28 1층에 있는 매장은 고도식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도에 오픈했고 당시 권리금은 약 1억원이었다고 한다. 해당 매물을 취급하는 관계자는 “당시 권리금이 1억원이었다”며 “코로나 시기 때보다 송리단길 모든 상권의 권리금이 기본 몇천만원씩 올랐다. 이 매물은 나오지 않아 정확한 가격은 모르지만, 권리금은 올라갔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제고분로45길 22-1에 위치한 한 매물 권리금은 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는 “이 매물은 추천하지 않는다”며 “건물주가 현재 있는 매장과 옆에 있는 매장까지 같이 하길 원하고 있다. 옆에 있는 매장은 권리금이 5000만원 정도인데 합하면 권리금이 1억2000만원이다. 월세도 220만원에 그치지 않고 옆 매장 월세까지 합쳐져서 비싸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렇게 권리금이 비싸거나 월세가 아무리 비싸도 송리단길이라는 특수성에 임차인은 계속 찾는다. 강남에서 오는 임차인들이 주로 와서 계약한다”고 덧붙였다.


송파구 오금로18길 8 1층은 주요 거리에서 조금 벗어나 보증금과 월세가 비교적 저렴했다. 보증금은 1000만원, 월세는 120만원이었다. 다만, 권리금은 약 7000만원으로 송리단길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권리금이 형성돼 있었다. 같은 길목에 위치한 백제고분로45길 12 1층과 비교해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송리단길에 가까워질수록 평수는 같지만, 보증금은 2배 올랐고, 월세도 30만원 더 받았다. 권리금 또한 30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중심권에 위치할수록 권리금, 보증금, 임대료가 오르기에 송리단길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골목을 추천했다. 주말과 벚꽃시즌에는 인파가 몰려 대부분 가게가 꽉 차기에 골목에서 장사해도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고 설명했다. 중심권에서 영업을 하면 그만큼 손님이 몰리지만, 골목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무조건 중심에 있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며 “반년 전에 2층에 들어간 한 가게 업주도 입지조건 때문에 들어가기를 망설였다. 그러나 반년 정도 장사를 하면서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있다. 예상보다 찾아오는 손님이 많고 매출도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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