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기 아까운 인공지능, 결국 잘 쓰는 것은 인간의 몫”
“안 쓰기 아까운 인공지능, 결국 잘 쓰는 것은 인간의 몫”

 

▲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다수의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활용과 도입 자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고민할 부분은 ‘쓰냐, 안 쓰냐’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잘 쓸 것인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스스로 협업 작업이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 [사진=뉴시스]

 

최근 세계 각 국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 활용과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한창이다. 여러 가지 장점을 부각시키며 도입에 적극 찬성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일부 부정적 효과를 우려하며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진일보한 기술이 계속해서 등장해 도입 자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던 과거의 역사를 되짚어 볼 때 결국엔 ‘쓰냐, 안 쓰냐’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잘 쓸 것인가’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람이 하면 하루 3번, AI로봇이 하면 시간당 6번…산업·연구 현장 패러다임 전환 태동

 

지난해 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은 3D프린팅을 이용해 금속 부품을 만드는 기법에서 AI를 활용하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3D프린팅을 이용해 금속 부품을 만드는 기법은 유용성을 인정받으면서도 특정 형상을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 때문에 활용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 그러나 기존 숙련자가 했던 실험 결과를 AI가 학습하게 한 뒤 일정 조건을 입력하자 다양한 제품의 재질의 형상이 표시됐다.

 

당시 실험을 진행한 연구진은 “수초 만에 수많은 케이스들을 제조해보고 가상에서 제조했던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실험을 함으로써 훨씬 더 공정개발 비용과 시간을 단축시킬 수가 있었다”며 “이 기법을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하면 공정 작업자에 따른 품질 편차를 줄이고 디지털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AI 기술은 나노 단위로 동작하기 때문에 뇌세포에 비해 백만배 이상 빠른 처리 능력을 지니고 있다. 생물학적 한계를 지닌 뇌와 달리 기억할 수 있는 용량 또한 사실상 무한하다. 사진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감귤을 선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처럼 AI 기술은 연산처리 능력이나 분석 능력, 동일한 업무의 반복 수행 능력 등에 있어 생산성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인간 보다 월등히 앞서 있기 때문에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가치가 상당힌 것으로 평가된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AI 기술은 나노 단위로 동작하기 때문에 뇌세포에 비해 백만배 이상 빠른 처리 능력을 지니고 있다. 생물학적 한계를 지닌 뇌와 달리 기억할 수 있는 용량 또한 사실상 무한하다.

 

AI는 수명의 한계와 노화 진행도 없어 지속가능한 생산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스스로 학습하면서 알아서 성능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시간이 흘러도 오류 발생 가능성이 적고 혹시나 모를 사고 발생 걱정도 덜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AI의 장점은 숙련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 분야나 지속가능성이 필수인 연구 분야에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평가된다.

 

AI 기술을 활용한 성공 사례는 금속부품 제작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말 국내에선 AI 로봇을 활용한 촉매 성능 평가 자동화 실험실을 구축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연료연구실 박지찬 박사 연구진은 숙달된 연구원이 하루 3회 정도만 수행할 수 있었던 촉매 사전 평가 시스템을 로봇을 활용해 시간당 6회까지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끔 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책임자인 박지찬 박사는 “숙달된 연구자들만이 원활히 수행 가능했던 반복적 촉매 평가 실험을 무인 자동화 로봇을 통해 빠르고 신뢰도 있게 진행하도록 대체한 점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며 “월 평균 30~50명 수준의 전문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놀라운 생산성으로 소재 개발 가속화 및 높은 연구성과 달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접목된 자율 수행 실험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국가적 촉매 공유 플랫폼 센터를 완성해 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 현장의 안전부터 생명연장의 꿈 실현까지…“대세는 AI, 어떻게 쓸 지를 고민할 때”

 

 

▲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경우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의 산업재해 및 인명사고 발생 빈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사진은 건물 시설물을 점검 중인 인공지능 로봇의 모습. [사진=뉴시스]

 

AI 기술의 장점 중 하나인 ‘안정성’은 단순히 일 자체뿐 아니라 일에 투입된 인간의 안정성을 극대화시킬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위험한 작업 등에 대신 투입돼 해당 근로자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다.

 

특허청 등에 따르면 최근 산업재해가 빈번한 건설현장에서의 인명사고를 막기 위한 첨단기술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추락 위험성이 높은 천장에서 하는 작업을 사람 대신 수행해주는 ‘고소작업용 로봇 및 이를 활용한 동작방법’의 특허를 취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매몰사고 위협이 존재하는 배관 작업을 대신 수행해주는 ‘강화매트 접착 모듈 및 배관 접합 로봇’ 특허를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AI 기술이 접목된 로봇이 이미 산업 현장에 투입된 사례도 적지 않다. 현대건설은 위해 이동하기 힘든 계단과 좁은 공간,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까지 자유자재로 이동 가능한 로봇을 공사현장에서 활용할 방침이다. 로봇 상부에 다양한 센서와 통신 장비를 탑재해 주택, 터널 등 다양한 공사 현장에서 실시간 작업 정보를 취합할 예정이다.

 

로봇 작업은 작업자의 숙련도나 컨디션에 영향을 받지 않아 균일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공동주택 현장 공정, 품질 관리에 하루 최대 2만 여번의 사진 촬영과 비교 및 분석 작업이 필요한데 이런 과정을 로봇이 대체하면 균일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고 인력 절감 효과도 크다. 작업자의 안전 확보는 물론 공사기간 단축도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위험도가 높은 통신탑 안전점검에 AI 드론을 활용하는 시스템을 개발,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덕분에 점검자가 통신탑에 직접 올라갈 일이 줄어들어 작업환경의 안전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AI 드론이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AI 시스템을 적용해 불량 판독률도 높아질 전망이다.

 

 

▲ 보건복지부는 AI 기술 발달에 발맞춰 의료 분야에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공공·지역 의료기관과 의료 취약지역에 의료AI를 보급하고 의료 전용 AI 바우처 지원 등을 추진한다. 사진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병원 자동예약 시스템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인류의 오랜 숙원인 생명연장의 꿈도 AI를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분야에서의 AI 기술 활용은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사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측면에선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IT업계의 양대산맥인 카카오는 헬스케어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시키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의 AI 연구개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은 올해를 AI 헬스케어 모델의 데뷔 원년으로 삼고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기반의 항체 신약 개발, AI 기반의 의료영상 분야 등에 집중하고 있으며 AI를 통해 기존에 풀기 어려웠던 헬스케어 산업에 기여하는 게 카카오브레인의 목표다.

 

카카오브레인은 AI 기술에 활용할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전 세계 최대 규모의 흉부 엑스레이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국내외 11개 이상의 병원들과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일반적인 질병에 대한 판독 및 진단을 지원하는 것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카카오브레인은 AI 기술을 영상의학 진단 분야에 응용할 경우 영상의학과 저연차 전문의가 흉부 엑스레이와 같은 의료 영상을 기반으로 작성하는 판독문 수준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AI 기술 발달에 발맞춰 의료 분야에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공공·지역 의료기관과 의료 취약지역에 의료AI를 보급하고 의료 전용 AI 바우처 지원 등을 추진한다. 또 의료기관에 축적된 질 좋은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촉진하는 의료데이터 중심병원을 확대·운영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AI 기술 도입을 두고 아직까진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지만 뛰어난 장점을 때문에 앞으로 필연적으로 활용 범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활용 자체의 고민 보단 하루라도 빨리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이미 AI 기술을 활용한 고객센터 운영, 스마트 공장 건설 등 AI 기술의 활용 자체는 대세로 기울었다고 봐야 한다”며 “더 이상 도입 유무를 논의하는 것은 불필요한 소모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젠 AI 기술의 장단점을 파악해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일의 프로세스에 있어 사람이 할 일과 인공지능이 할 일을 적절히 배분하면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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