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모바일투표율 역대 최고…金 “분탕심판론” 非尹 “윤심심판론”
與 모바일투표율 역대 최고…金 “분탕심판론” 非尹 “윤심심판론”


▲ 국민의힘 김기현(왼쪽)‧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지난달 24일 서울 동작구 김영삼도서관에서 열린 문민정부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원 투표 100%로 진행 중인 국민의힘 3.8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기현‧안철수 등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해석을 내놓으면서 막바지 고삐를 당겼다.

 

김기현 당대표 후보는 6일 서울 동작을 당원협의회 합동사무소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서 역대 최고 투표율에 대해 “김기현의 1차 (당대표 경선 득표율) 압도적 과반을 꼭 이뤄야 한다는 당원들 열망이 녹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을 내놓는 안철수 후보 등을 겨냥한 듯 “계속 내부 분탕질하고 내부 분열을 가속화한 요인들이 발생하는 걸 본 당원들이 ‘이래선 안 된다’ ‘당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확고한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전날(5일)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하면 4~5일 이틀 동안 진행된 모바일 투표에서 당원 선거인단 83만7236명 중 39만7805명이 투표했다. 투표율은 47.51%로 역대 최고치다.

 

3.8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율은 첫 날에만 34.72%를 기록했다. 기존의 최고 투표율은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된 2021년 전당대회였다. 당시 모바일 투표율은 36.16%, 최종 투표율은 45.36%였다.

 

높은 투표율 원인을 두고 ‘분탕 심판론’ 해석을 내놓은 김 후보와 달리 안 후보 등 비윤(비 윤석열)계는 ‘윤심(尹心) 심판론’ ‘용산 심판론’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안 후보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실과 몇몇 사람이 당과 당원을 존중하지 않고 수직적 관계로 만들려 한다”며 “침묵하고 계시던 다수 당원 분노가 높은 투표율로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천하람 후보도 안 후보를 거들었다. 천 후보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들이 마치 국민의힘이 자기들 것인 양 가짜주인 행세한 것에 대한 심판투표”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후보 측은 사실상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황 후보 측은 “조직의 ‘짱’은 (다른 후보에게) 줄 섰는지 모르겠지만 당원들 마음은 실질적으로 황 후보에게 있다”고 했다.


▲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나경원 동작을 당협위원장 사무실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후보는 6~7일 진행되는 자동전화응답(ARS) 투표를 의식한 듯 수도권 당심(黨心)을 잡기 위해 막바지 고삐를 죄었다. 수도권 당원들은 비교적 ‘조직표’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 신규당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 후보는 6일 동작을 당원간담회에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내년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우리 당을 이끌어갈 가장 큰 지도자”라며 “(당대표 당선 시) 나 전 원내대표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가 지평을 열고 바닥을 깔아드릴 것”이라고 했다.

 

4선 정치인인 나 전 원내대표는 서울 동작구 출신이다. 18대 총선 당시 서울 중구에서 당선되고 19~20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깃발을 꽂는 등 수도권에서 잔뼈가 굵다.

 

김 후보는 “우리 당은 결코 동지애를 잊으면 안 된다. 풍상을 겪으며 동고동락하고 싸웠던 동지들을 감싸 안고 같이 손잡고 가지 않으면 당 존립기반이 없어진다”며 “일선에서 총탄 맞아가며 상흔을 갖고 돌아왔는데 격려해주지 않고 배척하는 건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고 했다.

 

나 전 원내대표도 “여기 오신 마음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정부 성공, 총선 승리를 위해 이번 전당대회에서 좋은 지도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이라며 “김 후보께서 우리 당협을 방문하시겠다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오라고 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행사 전 찹쌀떡을 나눠먹으며 비윤계가 주장한 ‘2차 가해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당권도전이 유력시됐으나 대통령실 등과의 갈등 끝에 포기했다. 그가 이후 김 후보 지원에 나서자 비윤계는 “나 전 원내대표 표정이 어둡다” “친윤(친 윤석열)계가 나 전 원내대표에게 2차 가해를 가한다”고 주장해왔다.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후보가 동작을 당협 사무실을 방문한 당일 비윤계는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며 김 후보를 몰아세웠다. 안철수 후보는 6일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이 당원들에게 특정후보 지지를 요구했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실 등이) 오늘 중으로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적조치가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직 대통령 실형’도 언급했다. 안 후보는 “(대통령의 선거 개입은) 정당민주주의 훼손, 헌법 7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정면위반하는 중대한 범법행위로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전직 대통령이 유죄판결을 받고 실형 2년을 선고받았던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대단히 아픈 상처로 각인돼 있다. 대통령실이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당내 경선에 개입한 일이 발생한 것이기에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안철수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어느 후보 캠프든지 대통령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법적조치를 하는 걸 선뜻 하고 싶겠느냐”며 수위조절에 나섰다.

 

6일 경향신문은 녹취록을 확보했다면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A씨가 김 후보 홍보물을 당원 등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방에 직접 전파해달라고 당원 B씨에게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천하람‧황교안 후보도 각각 “철저한 감사를 통해 관련 책임자들을 즉각 징계해야 한다”거나 “책임은 이 사람 저 사람 끌어들여 무리하게 추진한 김 후보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사실관계를 자세히 모르기에 말씀드릴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공무원이라도 단체 채팅방에 들어가 활동하는 것 자체가 금지된 건 아니라서 위법이라고 할 건 아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7일까지 모바일‧ARS 투표를 모두 마무리한 뒤 8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선거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대표 후보 중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득표율 1~2위 후보 간의 일대일 토론을 9일 진행한다. 이후 10일 모바일 투표, 11일 ARS 투표를 거쳐 12일 당대표를 확정한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