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소개팅까지…새내기 에브리타임 200% 활용법
중고거래·소개팅까지…새내기 에브리타임 200% 활용법
▲ 에브리타임은 대학 커뮤니티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어플리케이션으로 한국핀테크연구회가 진행한 2021년 상반기 대학생 설문조사에서 신학기 필수 앱으로 선정됐다. ⓒ르데스크

 

최근 입학 시즌을 맞아 ‘에브리타임’ 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브리타임(에타)은 일종의 SNS 플랫폼으로 대학생들 사이에선 필수 앱(어플리케이션)으로 통한다. 학생들의 시간표 작성부터 학교 생활 정보, 일상 공유 및 소통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익명 게시판 형태로 운영되면서 순기능뿐 아니라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새어나오고 있다.

 

7일 르데스크 취재에 따르면 국내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는 웹사이트나 카페의 형태에서 페이스북 페이지를 이용한 익명 커뮤니티의 형태로 변모했다. 페이스북 ‘대나무숲’, ‘대신전해드립니다’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플랫폼의 변화를 겪으며 발전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고, 일상정보에 대한 공유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에브리타임은 대학 커뮤니티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앱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23학번 신규 가입자 수는 42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에브리타임은 전국 397개 대학교별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누적 가입자 수는 총 642만명에 달한다.

  

▲ 에브리타임엔 다양한 주제의 게시판이 마련돼 있다. [사진=에브리타임 갈무리]

특히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트렌드의 확산으로 선배나 친구를 직접 만날 수 없었던 게 에브리타임 가입자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교와 관련된 정보를 주고 받거나, 학생 간 소통을 주고받는 유일한 창구가 됐다는 설명이다.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민중(23‧남)씨는 “대학생들 중에서 에타를 안쓰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며 “시간표를 관리할 수 있고, 들으려는 수업에 대한 선배들의 강의평까지 상세하게 나와 있어 수강신청을 위한 필수적인 앱이자 학생들만의 커뮤니티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비대면 수업 당시 수업이나 학과 전반적인 정보에 대한 질문을 선배들에게 할 수 없어 에브리타임에 99% 의존했다”며 “정보게시판이나 학과게시판에 궁금했던 점들이 아주 상세하게 나와있어 대면으로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충분했다”고 덧붙였다.

  

정보‧시사‧이슈‧새내기 등 다양한 주제로 게시판 개설…‘소개팅까지’

 

에브리타임에 들어가게 되면 다양한 항목의 게시판을 확인할 수 있다. ▲자유게시판 ▲비밀게시판 ▲졸업생게시판 ▲시사·이슈 ▲장터게시판 ▲정보게시판 ▲새내기게시판 ▲HOT 게시판 등이다. 각 게시판 별로 대화 주제가 다양하며 이 외에도 구체적으로 진로, 홍보, 학과소개 심지어 소개팅까지 다양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성균관대학교에 재학 중인 문일상(남·26)씨는 “에브리타임 소개팅 게시판을 통해 여자친구를 만든 적이 있다” 며 “아무래도 같은 학교 사람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신뢰가 가고, 자신의 스펙이나 연애스타일 심지어 MBTI까지 소개팅 게시판에 올리기 때문에 선택이 폭이 넓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정보게시판은 학사일정, 기숙사 안내사항, 취업설명회, 예비군 일정 등 대학생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이 공문과 함께 게재돼있다. 에브리타임은 중고거래 역할도 수행한다. 과목별 기출문제, 각종 기프티콘 등 다양한 물품이 거래되고 있다.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혜나(여·22)씨는 중고 거래를 할 때 에브리타임을 이용한다. 이 씨는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은 아예 모르는 사람이 나오기 때문에 때로는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며 “에브리타임은 거의 100% 같은 학교 학생들로 구성돼있기 때문에 좀 더 신뢰가 가 중고거래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에브리타임은 특정 대학의 학생들만 인증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적 성향의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다. 학생 인증은 본교 학교 메일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 간의 보다 안전한 대화가 이뤄진다. 학생들은 익명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의 일상정보를 공유하며, 관심사에 따라 직접 게시판을 개설, 운영하고, 소통한다.

  

‘대학생 필수 앱’의 그림자…익명성 악용 혐오·갈등·성희롱 만연

 

대학생들이 에브리타임을 정보를 얻고 공유하는 목적으로서의 중요한 커뮤니티로 인식하고 있지만, 올바른 공동체 의식을 공유할만한 커뮤니티로 모두가 인식하고 있지는 않다. 익명성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각종 혐오 표현이나 성범죄 등에 무방비 노출될 수 있다. 이용자 간 분쟁과 싸움 역시 수시로 발생한다.

 

고려대학교 재학생 이민주(여·24)씨는 “에브리타임에 학사 일정을 검색하러 들어갔다가 온갖 성적인 발언들은 보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너무 만연하게 타인에 대한 욕설과 성희롱 등이 이뤄지고 있어 비밀게시판은 아예 들어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에브리타임에서는 익명성을 악용한 음란, 모욕, 성희롱 내용이 담긴 게시물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성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게시판은 성관계 파트너를 구하거나 쪽지로 야한 얘기를 주고받을 상대를 구하는 장소로 전락한 지 오래다. 뿐만 아니라 국가와 남녀 혐오, 갈등 등을 조장하는 악플도 적지 않았다. 


▲ 국가 혐오, 남녀 혐오갈등 등 온갖 무분별한 악플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에브리타임 갈무리]

  

에브리타임 커뮤니티 이용 공식 지침에 따르면 욕설, 비아냥, 비속어 등 예의범절에 벗어난 게시물, 혐오 관련 게시물, 성적 비하를 포함하는 게시물들은 올릴 수 없다. 또, 특정 단체와 지역 등을 비방하는 게시물,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게시물, 외설‧음란물‧음담패설 등에 해당하는 게시물과 게시판 개설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침들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용규칙을 위배하면 삭제‧중단‧변경 등 제재가 가해질 수 있고, 회원은 자격 및 권한을 제한‧ 정지‧박탈당할 수 있다고 공지해 있으나, 실질적인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나윤경 교수(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는 “에브리타임이 학생들을 대표하는 공간인 만큼 일부라 할지라도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며 “혐오와 외설, 음란 등의 게시물을 방치하고선 지성의 전당이라 자부할 수 없고, 연세대가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고등교육기관이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차용범 교수(경성대 신문방송학과)는 “인터넷 공간의 명예훼손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음란물 유통 같은 반사회적 행위가 속출하고 있고, 그 피해 역시 날로 심각해지는 양상이다”며, “인터넷상 불법행위 역시 엄벌하는 만큼, 무책임하게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다는 행위를 보다 두려워해야 할 때다”고 조언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