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계약 연장에 실패한 김성환(31)씨는 이번 현대차 채용이 자신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일은 계속 해왔지만 전부 계약직에 전문 스킬을 필요로 하는 일도 아니라 내놓을 만한 커리어도 없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마지막 동아줄이다”고 말했다.
이어 “여태 일했던 곳들과 달리 페이도 높고, 정년도 보장되고, 요구하는 조건도 까다롭지 않아서 저 같은 일반 서민들에게는 신의 직장이다”고 설명했다.
10년 만에 현대자동차 생산직 채용에 나서며 구직시장이 뜨겁다. 고연봉과 각종 사내 복지, 정년 보장의 안정적인 고용까지 역대급 채용에 취업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총 700명의 생산직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 400명, 하반기에 300명을 각각 채용한다. 2일 채용 홈페이지 서류 접수를 시작했는데, 오전 9시 공고가 나가자마자 빗발치는 지원자에 홈페이지 접속이 다운되기도 했다.
홈페이지에 표기된 대기자만 2만명이 넘어가 그 이상부터는 ‘다수 대기자’로 분류해 얼마나 많은 지원자가 몰렸는지 파악조차 힘들다. 현대차측은 약 3만명 이상이 접속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청난 대기인원에 지원자들은 길게 3시간가량을 대기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번 채용 공고에 취업시장이 열광하는 이유는 다양한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고액 연봉이다. 지난해 현대차 생산직 평균 연봉은 9600만원이다. 신입의 경우 기본급이 165만원이지만 각종 수당과 성과급이 붙어 평균 연봉은 5000만원에서 6000만원까지 올라간다.
또한 연봉제가 아닌 호봉제로 큰 문제 없이 근속 연수를 채우면 임금이 올라간다. 현대차 생산직 대다수가 60세 정년을 채우고 있다. 즉 큰 문제만 일어나지 않으면 대부분 안정적으로 고액 연봉으로 장기 근무가 보장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 근로자 평균 소득은 333만원으로 연봉 4000만원이다. 이와 비교해 현대차는 초봉부터 비교불가다. 자동차 직원 할인, 해외여행, 기숙사 제공 등 최고 수준 직원 복지는 덤이다.
지원 자격이 까다롭지 않다는 것도 지원자가 몰리는 이유다. 관련 학과 대학 졸업이나 자격증은 보지 않는다. 현대차 생산직 지원자격은 고등학교 졸업 이상에 연령 제한도 없다. 그래서 고졸뿐만 아니라 대졸 심지어 다른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들도 상당수 지원하고 있다.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혜나(29·가명)씨도 이번 채용에 도전한다. 김 씨는 “자동차와 전혀 관련 없이 살아왔지만 이번 현대차 채용에 지원할 것이다”며 “지금일도 좋긴 하지만 경기에 따라 수익이 너무 불규칙적이고 나이가 먹을수록 커리어가 올라가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는 직종이라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대차 생산직의 가장 매력적인 점에 대해서는 “일단 정년이 보장된 고액 연봉이 가장 크고, 그 다음으로는 사람과 안 부딪치고 반복 업무를 하는 것도 좋아보인다”고 답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차 생산 근로자의 경우 각종 수당은 포함하면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한다”며 “이는 국내 IT 기업 재직자들보다 많다. 관련 복지 등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어 고졸뿐만 아니라 대졸자도 현대차 생산직에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