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홍대입구 상권, 중심가 ‘웃고’ 뒷골목 ‘울고’
희비 엇갈린 홍대입구 상권, 중심가 ‘웃고’ 뒷골목 ‘울고’
▲ 평일 오후 르데스크가 직접 찾은 서울 홍대입구 상권은 활기가 가득했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에서는 약속을 잡고 만남을 기다리는 이부터 해외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이들이 홍대를 찾았다. ⓒ르데스크


코로나 기간 타격을 받았던 홍대입구 상권이 차츰 활기를 띠고 있지만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까진 아직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거리두기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홍대입구를 방문하는 인파는 눈에 띄게 늘었지만, 가게의 입지에 따라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메인 거리에 위치한 곳은 매출이 오르고 있는 반면 골목은 여전히 매출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남의 장소 ‘홍대’…2030 소비자 모이는 홍대 상권

 

평일 오후 르데스크가 직접 찾은 서울 홍대입구 상권은 활기가 가득했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에서는 약속을 잡고 만남을 기다리는 이부터 해외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이들이 홍대를 찾았다.

 

김영민(22‧남) 씨는 “홍대입구는 친구들과 만남의 요충지다”며 “계양, 일산, 을지로, 신도림 등에서 사는 친구들과 만날 때 중간 지점이다. 지하철역으로 다 연결된 지점이어서 주로 홍대입구역에서 모이기로 한다”고 설명했다.

 

젊은 층의 발걸음이 홍대입구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하늘길이 열리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다시 돌아왔다. 메인 거리는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인파가 가득했다. 주말에는 발 디딜 틈도 없다는 게 주변 상인의 설명이다. 저녁 시간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술집을 찾는 이부터 식사를 하러 온 사람, 쇼핑하러 온 외국인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이들이 홍대입구를 찾았다.


▲ 젊은 층의 발걸음이 홍대입구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하늘길이 열리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다시 돌아왔다. 홍대입구 상권의 부활 조짐이 보였다. 메인 거리는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인파가 가득했다. ⓒ르데스크


홍대입구를 들른 이들은 사진 매장, 노래방, 오락실, 사격장, 방탈출 등 다양한 오락 시설을 즐겼다. 이수민(18‧여) 양은 “실외 마스크 해제되고 처음으로 사람 많은 곳에 가보자해서 온 곳이 홍대다”며 “코로나 시기에는 못 왔는데 와보니까 사람이 엄청 많다. 노래방부터 시작해 게임장, 사격장 등 놀기 좋은 곳들이 몰려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1월 기준 일평균 홍대입구역 승하차 인원은 2호선과 경의선을 합쳐 약 12만6300명이다. 전체 서울 지하철역 중 손에 꼽히는 규모로 볼 수 있다. 홍대입구 상권 근처에 있는 역까지 합하면 하루 유동인구는 2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홍대입구 상권의 유동인구 회복세가 두드러진 이유는 ‘젊은 세대’가 주요 고객인 영향이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역과 가까우면서 핫한 식음료 매장과 인기 브랜드 매장이 들어오는 상권은 MZ세대가 결국 다시 찾는다”며 “홍대입구 상권이 대표적인 예다. 인기 브랜드가 2030 소비자를 모으고 유동인구에 주목한 브랜드가 홍대입구에 매장을 내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게 홍대 상권이 가진 힘이다”고 말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학생들의 수요에만 의존하는 상권은 한계가 있고 지속될 수 없다”며 “코로나에도 손님이 몰렸던 상권이 각각의 특성이 있는 것처럼 그 상권만의 콘텐츠를 갖고 있어야 꾸준히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곽·골목 입점할수록 매출 감소…자영업자, 입지따라 매출 희비

 

▲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20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홍대를 방문한 이들이 9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명동 77.0%, 인사동‧삼청동 일대는 46.1%로 절반 수준이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은 주로 홍대입구 일대로 옮겨가는 추세였다. ⓒ르데스크


홍대입구 메인 거리처럼 넓은 도로 인근에 위치한 가게는 손님들로 만석이었다. 식당, 술집의 경우 매출이 코로나 시기와 비교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 전과 비교해 가게를 찾는 손님도 2~3배 정도 늘었고 매출도 50% 이상 올랐다”며 “이제 조금 숨통이 트이지만 아직 좋아하긴 이르다. 경기도 좋지 않고 대출 금리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인 거리의 경우 매출이 오르거나 변동이 없던 반면, 골목 상권은 매출이 현저히 떨어졌다. 골목에서 길거리 음식을 팔던 자영업자는 현 상황이 어떻냐는 질문에 “알다시피 요즘 경기 상황에 많이 힘들다”며 “소비자들이 경기 불황에 지갑을 잘 열지 않고 골목까지 들어와 사 먹지는 않는다”고 토로했다.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있던 건물들은 속속 문을 닫고 임대를 내놨다. 커피 매장이 줄을 잇던 거리는 텅 비었다. ‘커피빈’을 시작으로 카페거리는 이제 줄지어 문을 닫은 상태였다. 메인 거리에서 벗어난 골목들의 상황은 비슷했다. 몇몇 가게는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휴업과 폐업을 선택했다.

 

홍대입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정문 앞에 있는 커피빈은 문을 닫은지 오래됐다”며 “매장 한 곳이 빠지니 다른 매장도 연달아 폐업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메인 거리에 있는 매장들은 공실이 거의 없지만 골목은 상황이 다르다”며 “골목에 있는 매장은 많이들 문을 닫았다. 권리금 문제로 남아있는 사람도 있고 계약이 만료돼 나가는 사람도 많다”고 설명했다.

 

▲ 메인 거리에서 벗어난 골목들의 상황은 비슷했다. 몇몇 가게는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휴업, 폐업을 선택했다. ⓒ르데스크

 

지난해 4분기 홍대입구 상권의 공실률은 18%다. 3분기 15.7%에 비해 2.3%p 증가해 공실률이 늘었고 이는 골목 상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울 주요 상권 중에서는 홍대입구 상권의 공실률이 가장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홍대입구의 골목상권은 인파가 없어 허전했다. 한 매장이 폐업하면 옆 매장도 폐업하는 등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매장을 찾으러 가기보다는 단순히 흡연을 위해서 골목으로 빠지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골목길에 들어서자마자 발길을 돌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골목상권에서 상가 거래는 줄어들었다"며 "경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고 창업은 결국 돈인데 대출 금리의 인상으로 인해 창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홍대입구 상권은 살아나고 있다”며 “특히 주말에는 인파가 몰린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홍대입구 상권은 점차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요도 점차 늘고 있고, 3월에는 대학교가 개강하면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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