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전대판…친유계 30여명, ‘안찍윤탄’ 김기현 지지선언
요동치는 전대판…친유계 30여명, ‘안찍윤탄’ 김기현 지지선언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자신에 대한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들의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관련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난 김기현 후보가 뜻밖의 호재를 만났다. 친윤(친 윤석열)계로서 ‘안찍윤탄(안철수 찍으면 윤석열 탄핵된다)’을 주장해온 김 후보가 내년 총선 공천에서 윤 대통령 의견을 듣겠다고 밝힌 당일 친유(친 유승민)계 출신 인사들이 대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친이준석계인 천하람 후보마저도 ‘윤석열정부 성공 뒷받침’을 선언한 터라 제3지대는 패닉상태에 빠진 분위기다.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30여명으로 구성된 ‘바른정치 모임’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총선에서 이기는 국민의힘, 성공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치적 목적과 뜻을 같이 하는 김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이정선 전 의원, 신성섭‧강세창‧김효훈‧홍종길 전 당협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 후보도 같은 자리에 서서 이들의 지지선언에 감사를 표했다. 김 후보는 “연대‧포용‧탕평을 통해 우리 당의 대통합을 이루겠다. 이 힘을 바탕으로 당내 통합을 가속화시켜서 중도‧외연을 확장해 내년 총선 압승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신성섭 전 바른정당 은평갑 당협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보다는 김 후보가 윤석열정부와 코드가 맞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의 사전교감 여부에 대해선 “이번 기자회견은 협의를 안 했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이날 앞서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총선 공천에 윤 대통령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당무개입이라는 용어 자체가 틀렸다. 당과 대통령은 서로 업무협조를 하도록 당헌‧당규에 명시돼 있다”며 “(당대표가 되면) 공천에 대통령 의견도 들을 것이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당내 구성원 의견을 다 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전날(19일)에는 TV조선에 출연해 안 후보의 보수정당 출신 대통령 탄핵찬성 이력을 문제시했다. 김 후보는 “‘박근혜 아웃’ 패널 들고 다닌 분이 갑자기 생뚱맞은 말씀을 하신다”며 “안 후보야말로 박 전 대통령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며 하야를 요구했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가 근래 주장해온 ‘안찍윤탄’의 연장선인 것으로 풀이됐다.

 

20일 오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맹비난했던 이준석 전 대표는 기자회견 이후 침묵한 채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전날 경북 구미 사곡역의 ‘박정희생가역’ 개칭을 반대했던 이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핵관은 나쁜 사람들이 맞다. 생각이 다르면 내부총질이라고 모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총선을 지휘해 이기느냐”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도 적막감에 휩싸인 가운데 ‘공갈빵 지지선언’이라는 짤막한 입장을 내놓으며 평가절하했다.

 

윤영희 안철수캠프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유승민계 30여명의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의 김 후보 지지선언이 있었으나 세부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후보는 그간 혼자서는 선거를 할 수 없어 온갖 연대에 의존하더니 이제는 익명 공갈빵 지지선언까지 내세우고 있다”며 “집단 이지메(괴롭힘) 초선 연판장도 국민 보기 한없이 부끄러웠지만 연명 없는 공갈 지지선언은 차마 눈뜨고는 보기 힘든 촌극”이라고 했다.

 

총선 공천에서 윤 대통령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김 후보 입장을 저격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윤 대변인은 “(김 후보) 본인의 총선경쟁력이 없다고 해서, 본인에게 공천권이 없다고 해서 공천 중요성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며 “김 후보 뒤에 서 있는 줄세우기 공천은 내년 총선 ‘폭망’으로 귀결될 것이다. 총선 폭망으로는 절대 윤석열정부를 지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정치개혁, 청년정치인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같은 폄훼와 달리 제3지대 분열은 근래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달 17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50여명이 이름을 올린 나경원 전 의원 규탄 공동성명에는 강대식‧김병욱‧신원식 의원 등 친유계 출신 세 명도 포함돼 정치권을 들썩이게 했다. 신 의원은 같은 달 9일 친유계 탈퇴를 공식선언하면서 “(윤 대통령에 뭇매를 때리며 내부총질 논란을 산) 지난해 유승민 대표 언행에 너무나 실망한 나머지 정치적 인연을 완전히 끊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천 후보도 제3지대와 거리를 둬 왔다. 천 후보는 17일 KBS라디오에 이 전 대표 ‘대타’로 출연해서는 “(이 전 대표가) 요새 저를 열심히 지원하고 스피커 역할하고 너무 좋고 고마운데 가끔 선 넘었다고 느낄 때가 뭐냐하면 저랑 동시간대 라디오를 잡는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늦잠을 잤다는 이유로 ‘방송 펑크’를 냈다.

 

천 후보는 20일 언론인터뷰에서는 ‘윤석열정부 성공’을 언급했다. 과거 ‘유승민 대망론’을 언급했던 이 전 대표는 연일 윤 대통령에 각을 세워 ‘야당보다 더 야당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 후보는 인터뷰에서 “최근 난방비 문제에서 적자를 무책임하게 늘리지 않는 선에서 고통분담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윤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간다고 해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 대통령께서 법인세 인하해야 한다고 했을 때도 저는 우리 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투자하기 좋은 나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적극 동의했다”며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개혁과제‧국정과제에 충분히 동의하면서 갈 것”이라고 했다.

 

한 때 친이준석계와의 연대설이 나돌았던 황교안 후보는 아예 ‘이준석‧천하람 출당’을 요구했다. 황 후보는 20일 언론인터뷰에서 “옛날 바른미래당 출신들은 대체로 가짜보수에 속한다. 천 후보는 그동안 뭘 해왔는지 모르겠는데 당대표로 나오겠다고 하는 건 당대표 선거를 희화화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며 “가짜보수들도 생각을 바꾸고 우리와 뜻을 함께 하면 되지만 본인 생각을 안 바꾸겠다고 한다면 같이 가기 어렵다”고 했다.

 

친유계 인사들의 이탈로 충격에 휩싸인 제3지대와 대조적으로 김 후보 지지율은 근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13~1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4자 가상대결에서 김기현 42.4%, 안철수 30.1%, 천하람 10.7%, 황교안 9.0%로 집계됐다.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결선투표 시 지지도는 김기현 50.7%, 안철수 40.2%였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