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은 안 되고 회장은 되는 임종룡 ‘개인사정’ 밝혀야
장관은 안 되고 회장은 되는 임종룡 ‘개인사정’ 밝혀야
▲ 임현범 편집국장

 4대금융지주 중 한 곳인 우리금융지주(이하 우리금융) 회장 인선이 한창이다. 어제(1일) 2차 후보군(숏리스트) 4인에 대한 1차 면접이 진행됐다. 임원추천위원회는 내일(3일) 추가 면접을 실시한 후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내부 출신인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관료 출신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중 한 명이 최종후보로 지목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조직 사정에 밝은 현직 은행장과 막강한 배경의 전직 관료의 대결 구도다.

 

여론 안팎에선 임 전 위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반발이 많다.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할 때부터 불거져 나온 관치 논란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임 전 위원장이 기획재정부 1차관과 국무총리실장(현 국무조정실장), 금융위원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보니 정부의 민간기업 경영 간섭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 임 전 위원장은 현 정부 출범 초기 기재부 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미 숱하게 나온 관치 논란을 제쳐두더라도 임 전 위원장 개인에 대한 검증의 부실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임 전 위원장이 우리금융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스스로 출사표까지 던진 이후 과거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기재부장관 후보를 고사한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윤석열정부 내각 구성이 한창 진행될 당시 임 전 위원장은 기재부 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된 적 있다.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도 임 전 위원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데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다가 돌연 임 전 위원장의 거부로 후보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임 전 위원장이 본인의 여러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공직에 응하기 어렵다고 말해서 어제 일단 후보에서 제외하고 검토했다”고 발표했다.

 

당시의 일은 임 전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직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재조명받고 있다. 공직자로서 정치에 입문하지 않는 한 사실상 정점으로 평가되는 기재부 장관자리를 고사할 정도의 개인적 사정이 무엇인지와 더불어 과연 그 사정이 우리금융 회장직을 수행할 땐 문제가 없는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리금융 회장직은 장관직과 마찬가지로 막중한 책임감과 엄격한 도덕적 자질이 요구되는 자리로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야당 의원들의 송곳 검증이 이뤄지는 ‘공개 청문회’를 거치냐 안 거치냐의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고위 공직자의 공개 청문회 이후 낙마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능력이나 전문성 보단 도덕성 문제로 임명이 취소되거나 스스로 사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 투기 문제, 군 면제 문제, 위장취업 문제, 자녀 관련 문제 등 주로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이었다. 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면 세상에 알려질 일이 없었던 사안이기도 하다. 반면 금융지주 회장 검증 작업은 후보 개인의 능력과 자질이 주요 평가지표다. 후보 개인의 일에 대해선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 방법도 없다. 그것이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적 자질과 거리가 멀더라도 말이다.

 

임 전 위원장이 진심으로 우리금융을 위한다면 앞서 기재부 장관직을 고사할 정도의 ‘개인적 사정’에 대해 상세히 밝히고 넘어가야 한다. 장관은 안 되고 회장은 되는 개인적 사정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금융이 지닌 사회적 지위와 역할, 책임을 감안했을 때 회장직은 결코 장관직에 비해 작은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국회의 철통같은 감시와 견제가 없기 때문에 더욱 엄격한 도덕적 자질이 요구된다. 일말의 의구심이나 궁금증은 결국 우리금융에 해(害)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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