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도 중국꺼”…도 넘은 동북공정, 만물중국설 행태 도마
“설날도 중국꺼”…도 넘은 동북공정, 만물중국설 행태 도마

 

▲ 외국에서 설날은 'Chinese New Year'로 많이 알려져있다. 다만 중국 춘절 문화는 설날과 많이 다르다. 중국은 춘절에 불꽃놀이와 사자탈춤을 춘다. 반면 한국 설날에는 떡국을 먹고 윷놀이를 하는 등 많은 차이가 있다. 사진은 'Chinese New Year' 행사에서 사자탈 춤을 추는 외국인. ⓒ르데스크

 

최근 한국 고유의 명절인 '음력 설(Lunar New Year)'을 '춘절(春節·Chinese New Year)'로 표기하라는 중국인들의 행태가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국의 고유문화가 모두 중국에서 만들어 졌다는 이른바 '중국만물설'의 연장선이다.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들은 이러한 중국의 행태에 대해 비판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영국 박물관이 설날을 'Luna New Year'로 표기해 중국 네티즌들은 악성 댓글과 욕설을 받으면서 표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영국 박물관은 설을 앞둔 20일 한국 전통 공연과 행사 홍보 문구에 'Korea Lunar New Year'고 적은 뒤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리고 2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Chinese New Year'라고 적힌 중국 여성 그림을 소셜미디어에 개시하며 중국 네티즌들에게 꼬리를 내렸다.


중국 네티즌의 타깃이 된 대상은 영국 박물관 뿐만이 아니다. 소녀시대 멤버인 서현은 한복을 입고 설 명절 인사를 올렸다가 댓글 테러를 당했고, 아이브 멤버 장원영도 설날을 'Chinese New Year'라고 표기하지 않아 뭇매를 맞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대한민국 설날과 중국 춘절은 엄연히 다른 문화고 유래도 다르다고 주장한 뒤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한국인이 중국 설을 도둑질해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며 "춘절은 한국, 베트남이 아닌 중국의 전세계적 축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은 중국에 열등감이 있어 옛날부터 우리 문화를 훔쳐간다"며 "춘절은 중국 고유 축제고 한국이나 베트남이 주인행세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축구부터 영어까지…"전부 중국이 원조" 수위 더하는 동북공정


▲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음력 설(Lunar New Year) 표기에 한국이 중국 춘절(Chinese New Year)을 훔쳤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한국 설날과 중국 춘절은 다르다고 주장한 서경덕 성신여대 페이스북에 달린 중국인들의 악성 댓글. [사진=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중국인들의 원조 고집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동북공정'이라는 프로젝트하에 역사왜곡과 문화 강탈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북공정은 동북아시아는 중국에 속해 있었고 해당 국가들의 문화는 모두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동북공정뿐만이 아니라 서북공정, 서남공정 등 중국을 기준으로 인근 국가들의 뿌리를 모두 중국으로 규정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유럽 또한 중국의 공정 작업에서 자유롭지만은 않다. 타 국가 문화가 중국에서 왔다고 믿는 일명 '만물중국기원설'이 중국인들 사이에는 만연하게 퍼져있다. 일부 중국인들은 이탈리아의 피자부터 서방을 대표하는 햄버거, 축구, 스키, 골프 등이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9년에는 중국 시나닷컴이라는 포털사이트에서 영어가 중국어 방언의 한 갈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중국인들의 만물중국기원설 행태를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탈리안계 미국인 로마노(Romano)씨는 "모든 것들이 중국에서 비롯됐다고 믿는 중국인 친구를 만난 적이 있다. 그가 나에게 피자와 파스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이 있다는 말을 했을 때 농담인 줄 알았다"며 "그런데 그는 진심이었다. 설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여태 알고 있던 Chinese New Year와 다른 고유문화를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한 베트남인은 "중국은 이전부터 베트남을 대표하는 좋은 문화들을 가지고 싶어 안달이다"며 "Lunar New Year은 중국 것이 아닌 아시아 문화고 한국은 설 베트남은 뗏(Tet) 등 각자 고유의 설날 문화가 있음을 그들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대한민국만큼 중국의 문화 공정이 심한 국가로 중국은 오래전부터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 등 문화 침탈을 받고 있다.

 

역풍맞은 중국만물설한국에 폭탄돌리기

 

▲ 일부 중국인들은 한국 설날이 중국 춘절을 훔쳐간 것이라 주장하며 한국인들은 앞으로 세계적인 모든 기념일과 축제를 도둑질 할 것이다라는 가짜 정보를 퍼트리기 시작했다. 사진은 한국이 크리스마스를 뺏어 조만간 코리안스마스(Koreansmas)라고 불릴 거라고 주장하는 한 중국인 게시물.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디즈니의 경우 영국 박물관과 달리 음력설 'Lunar New Year'를 고수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디즈니에 많은 항의와 악성 댓글 테러를 감행했지만 디즈니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또한 디즈니 플러스에서 방영하는 '미키마우스 펀하우스'에서는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덕이 음력설에 한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에피소드를 그리기도 했다.


이에 일부 중국인들이 문화 공정 이미지를 대한민국에 역으로 씌우려는 행보도 포착됐다. 트위터에 한 중국인 네티즌은 한국이 세계적인 모든 문화를 훔치려 한다며 앞으로 크리스마스도 코리안마스(Koreanmas)로 불릴 것이고 예수나 부처도 한국인이라고 우길 거라는 글과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설날과 중국의 춘절은 다른 문화라고 주장한다. 중국인들로부터 댓글 테러를 당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춘제'(春節)라고 부르고, 영어로 번역할 때 'Spring Festival'로 표현한다"며 "춘제는 설날과는 유래부터 의미까지 아예 완전히 다른 명절이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인들의 삐뚤어진 중화사상과 문화 패권주의적 발상이 아시아권의 보편적인 문화를 중국만의 문화인 양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은 반드시 바로잡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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