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엑스포 유치예상국 글로벌 설문조사…리야드 1위, 부산 2위
2030엑스포 유치예상국 글로벌 설문조사…리야드 1위, 부산 2위
▲ 올해 11월 2030세계박람회 최종 선정을 앞두고 엑스포 유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유치 후보지로는 대한민국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등이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가장 강력한 후보로 뽑힌다. [사진=국제박람회기구]


오는 4월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국제박람회기구(BIE) 조사단의 현지 실사를 앞두고 르데스크가 세계 각 국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유치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 도시에 대해 질문한 결과 사우디아라비 리야드 1위, 대한민국 부산 2위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조사는 르데스크가 자체 보유한 세계 각 국에 흩어진 1만명 이상의 SNS 취재원 중 일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삼대장이라고 불리는 글로벌 대 축제다. 월드컵과 올림픽이 체육에 한정된 것에 비해 엑스포는 산업과 기술, 학문,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또한 개최국의 경제·산업·사회·문화적 발전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전문가들은 부산엑스포는 부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이야기한다. 엑스포 경제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데, 부산시는 총사업비 5조원으로 61조원 경제적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 부산과 엑스포 유치를 다투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다. 러시아 모스크바도 2030 엑스포에 입후보했지만 지난해 4월 러-우전쟁으로 유치 후보국 지위를 박탈당했고 결국 유치를 최종 포기했다. 앞으로 남은 엑스포 개최지 선정 일정은 4월 현지실사와 6월 4차 PT 후 11월 BIE 회원국 170개국 투표를 통해 최종 선정된다.


최종 개최지 선정은 온전히 회원국들 투표에 달려있어 해외 여론이 매우 중요하다. 르데스크 기자가 직접 레딧 등 해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해외 취재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우디가 1위, 대한민국이 2위로 조사됐다. 조사에는 109명의 외국인 취재원이 응답했고 그중 7명에게서 엑스포 유치 국가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볼 수 있었다.

 

오일머니 사우디, 유럽 강호 이탈리아만만찮은 후보들

 

▲ 르데스크에서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 조사한 결과, 사우디에서 개최할것 같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그 이유는 오일머니와 '비전 2030'으로 분석된다. 대한민국 부산은 2위로 지난해 BTS 부산엑스포 유치 콘서트가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석혜진] ⓒ르데스크

 

르데스크 조사 결과 외국인 109명 중 48명(44%)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엑스포가 유력하다고 투표했다. 대한민국 부산은 30표(27.5)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23명(21.1%)이 투표한 이탈리아 로마가 3위로 뒤를 이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오데사는 8명(7.3%)으로 4위를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6년 발표한 '비전 2030'과 맞물려 2030 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인 국가다. 그리고 이슬람협력기구(OIC)가 지지를 선언하는 등 같은 이슬람 문화권과 오일머니를 앞세운 로비로 인근 아프리카 개발국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인근에서 발생하는 예멘 내전과 국내 각종 인권 문제가 약점으로 꼽힌다.


국내 또한 정·재계 그리고 BTS 등 문화계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부산 엑스포 유치에 힘쓰고 있다. 부산 엑스포는 유치에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국내 대기업들의 첨단 기술력과 BTS를 비롯한 문화력에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BTS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가 세계적인 히트를 친 것에 이어, 삼성, LG, 현대차,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홍보로 연달아 홈런을 쳤다. 그리고 최근 글로벌 리더들이 모이는 다보스포럼에서 부산 엑스포 홍보를 위한 '한국의 밤'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티핑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


이탈리아 로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반대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유럽은 48개국이 BIE 회원국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륙이다. 또한 이탈리아 자체 문화력과 기술력을 무시할 수 없고 로마 자체가 지닌 명성과 상징성은 후보국 도시 중 가장 압도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탈리아는 2030 엑스포 전 2026년 올림픽 개최가 예정돼 있고 비교적 최근인 2015년에 밀라노 엑스포를 개최한 이력이 있어 독식 개최 견제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 오데사는 안타깝게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개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해 4월에는 BIE가 한시적으로 유치 후보국 지위를 박탈하기도 했다. 만약 전쟁이 끝나더라도 엑스포를 개최하기 전 인프라 복구라는 전쟁 후유증이 남아있어 사실상 개최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장은 사우디가 앞서가고 있지만 부산 유치 가능성이 낮지는 않다. 황지훈 부산상공회의소 기획홍보실장은 "현 시점에서만 놓고 본다면 유치경쟁에서 사우디가 한 발짝 더 앞서나가고 있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BIE 회원국의 표심을 부산으로 돌릴 수 있는 시간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에 밀리는 부산국민적 지지가 유치 성공열쇠

 

▲ 지난해 열린 BTS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콘서트는 부산 유치에 큰 힘을 실어줬다. 전 세계 아미들은 BTS 콘서트를 통해 부산 엑스포를 알게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모로코에 거주하는 마다비크 카멜 아부씨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한표를 던졌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는 가장 엑스포를 열망하고 필요로 하는 국가다"며 "그들은 기름과 돈을 가지고 있다. 세계는 이를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사우디가 발표한 비전 2030에서 네옴시티는 현대 역사에 남을 프로젝트라 2030년 리야드 엑스포를 통해 보게 될 날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에 거주하는 길버트 저메노(Gilbert Jemeno)씨는 로마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길버트씨는 "후보군들 중에서 로마만큼 유명한 도시는 없는 것 같다"며 "정말 아름다운 도시고 이탈리아가 현대 들어 위상이 내려갔어도 아직 막강한 소프트파워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도 강력하지만 미국 바이든과 관계가 좋지 않아 변수로 작용할 수 있고, 대한민국과 부산도 훌륭한 도시지만 인지도가 로마보다 좀 부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열렸으면 좋겠다는 페루인 팔미르 로자노(Palmir Lozano)씨는 "지난번 BTS콘서트를 통해 부산과 엑스포를 동시에 알게 됐다"라며 "비록 콘서트에 가진 못했지만 스트리밍으로 봤던 부산은 정말 멋져 보였다. 부산에서 엑스포가 개최한다면 그때는 직접 방문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연구원은 BTS 부산 엑스포 콘서트는 지난해 부산 10대 히트 상품으로 선정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반면 부산 엑스포를 개최하기에 한국은 준비가 안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거대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한 누리꾼은 2012년 여수엑스포 경험을 이야기하며 한국은 엑스포 개최에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여수 엑스포는 최악의 경험이 였다"며 "오버 티케팅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벨루가는 소수의 사람들만 볼 수 있었고, 음식은 지나치게 한식위주로 비싸며, 교통편과 호텔예약에 한국어만 지원하는 등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부산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범국가적 'Korea One Team'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전 두바이나 밀라노 박람회 유치 성공 배경에는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유치 활동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정부와 기업이 대외적으로 유치 홍보에 적극적이지만 국민적 관심과 지지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영 자유기업원 팀장은 "지역사회와 시민의 열망과 지지가 세계박람회 개최를 가능하게 할 핵심 원동력이다"며 "세계박람회 개최의 필요성에 대한 전 국민적 지지와 공감대를 형성하여 유치 열기를 높이는 일이 개최지 선정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위한 다방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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