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닌데”… MZ 빠진 MZ문화 세대갈등 조장 우려
“난 아닌데”… MZ 빠진 MZ문화 세대갈등 조장 우려


▲ MZ세대들은 최근 본인들도 모르는 MZ문화와 편견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MZ를 향한 안좋은 이미지에 우려를 나타냈다. 사진은 편집샵에서 일하는 MZ세대 점원으로 직장내에서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르데스크

  

최근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MZ세대의 모습에 정작 MZ세대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MZ세대를 일컬어 ▲개성이 강하다 ▲예의없다 ▲워라벨을 중시한다 등으로 특정짓고 있는데, 이는 지나치게 편향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MZ세대가 공감못하는 MZ의 특징과 문화가 획일적으로 비춰지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MZ세대는 밀레니엄(M)세대와 Z세대인 20대에서 40대를 아우르는 명칭이지만 최근에는 주로 20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검색창에 MZ만 검색해봐도 특징, 패턴, 나이, 트랜드 등 다양한 자동 완성어 나올 정도로 MZ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MZ세대도 모르는 MZ세대 문화와 유행, 비하·조롱의 영역까지 침범

 

지난해 말 취업해 회사생활을 시작한 이지훈(30)씨는 "언젠가부터 MZ라는 단어에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강해진거 같다"며 "이전에는 그려러니 했지만 최근들어 MZ라는 특징 하나만으로 개개인을 평가하려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뭐만하면 요즘 MZ들은, MZ 유행은 하면서 같은 MZ인 나도 모르는 정보를 정보를 마치 모든 MZ가 그러는 것 마냥 말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미디어에서 MZ세대의 유행이라고 소개한 문화나 트랜드 중 정작 MZ세대가 모르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것들이 태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메타버스의 경우 많은 언론들이 MZ와 엮어서 보도했지만 정작 MZ세대 메타버스 사용률은 저조했다. 대학내일 연구소에서 조사한 결과, 메타버스를 사용하는 M세대는 100중 5명, Z세대는 100명중 10명에 불과했다.

  

또한 MZ들의 문화라고 소개했던 욜로라이프나 무지출챌린지 또한 하나의 시대적 현상이지 MZ와 관련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씨는 "언제는 돈을 펑펑쓰는 욜로 세대라고 하더니, 또 지금은 아끼는 세대라고 말하면 어느장단에 맞춰야 하냐"며 "정작 나는 욜로를 한적도 무지출을 한적도 없이 그냥 평범하게 일정하게 살았는데, 나는 MZ가 아니냐"며 비판했다.

 

▲ 최근 큰 인기를 끌고있는 'SNL 코리아'의 코너 'MZ 오피스'는 MZ세대를 제외한 세대에게 호평을 받고 있지만, 정작 MZ세대는 코미디일뿐 실제로 저런사람을 본적도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사진=SNL코리아캡쳐]

  

최근에는 MZ세대 특정짓기가 선을 넘어 비하와 조롱의 영역까지 갔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큰 인기를 끌고있는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MZ 오피스'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사회에 첫 걸음마를 땐 MZ세대를 풍자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MZ오피스에서 MZ세대는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일하거나, 식당에서 수저 세팅을 하지 않는 등 개인주의가 강하고, 배려나 예의가 없는 일명 '개념없는' 세대로 그려진다. MZ 오피스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 인터넷 상에서 이미 MZ세대는 이기적인 세대로 풍자되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크게 공감한다며 호평을 하고 있지만, 정작 MZ들은 그렇지 못한 반응이다.

 

MZ세대들은 처음에는 재미있다며 함께 웃었지만, 점점 조롱거리로 전락하는 모습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편집샵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민지(22·여·가명)씨은 "MZ세대 관련 개그를 그냥 웃고 넘겼는데 요즘 진짜로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마냥 웃을 수는 없다"며 "진짜 MZ들이 어떻게 사는 지 얼마나 힘든지 모르고 하는 소리다"고 말했다.

 

이어 "MZ세대가 워라벨을 중시한다 뭐다 하는데, 그건 돈있고 여유있는 사람에게 해당된다"며 "나만해도 방학에 어디 놀러가지도 않고 학자금 대출을 갚기위해 일하고 있다. 지금 MZ세대들이 생각없고 게으르다는 것은 정말 아닌것 같다. 난 진짜 열심히 사는데 MZ란 이유로 그런 소리를 들을 이유는 없다"고 일침했다.

 

고용주인 박광덕(33가명)씨도 이씨의 말에 공감했다. 박 씨는 "나는 MZ세대 어쩌구 하는 말은 별로 믿지 않는다. 나만해도 새벽에 동대문가서 재고 띄어오는 일을 7년가까이 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다"며 "우리 직원도 SNL에 나오는 MZ들과는 달리 일도 열심히하고, 친절해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다"고 칭찬했다.

 

시대 뒤처진 알파벳 세대론, 세대갈등 유발 우려 확산

 

▲ 일각에서는 M세대와 Z세대가 함께 묶이는 것 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집단보다 개인이 주가된 현대사회에서 이전에 쓰던 알파벳 세대론은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받고있다. 전문가들은 세대론은 결국 기업·언론·정치가 만든 장치라고 비판한다. [그래픽=한국리서치 여론 속 여론]

 

전문가들도 특정세대를 조롱하는 콘텐츠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고 편견을 각인 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특정 세대를 공감하고 이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선입견을 품고 잘못된 이미지를 덧씌우는 건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개성과 취향, 다양성은 연령에 따라 갈라지는 게 아닌데, 단순히 세대별 특징을 구분 짓는 세대론은 이 시대엔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MZ세대라는 것 자체가 정치권과 기업에서 만든 알파벳놀이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애초에 MZ세대가 한국 인구의 약 34%에 달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한단어로 묶어서 통일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MZ세대를 향한 '개성이 강하다', '개인주의다' 등 특징들은 과거부터 기성세대들이 신세대를 정의하는 단골 표현으로 MZ이전 X세대도 똑같은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대간 특성을 단정 지어 버린다면, 세대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갈등은 간단히 풀릴 문제는 아니다"며 "각 세대의 생애주기적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각세대가 내면화한 이데올리적 가치체계와 전망체계에 대한 각 세대 스스로 성찰적 비판의식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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