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소비자 선택권 침해…먹통사태 피해 보상 아닌 ‘마케팅’
카카오, 소비자 선택권 침해…먹통사태 피해 보상 아닌 ‘마케팅’
▲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데이터센터 화재로 빚어진 ‘먹통 사태’에 대한 사과 차원에서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보상을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해 카카오 불통사태 간담회. [사진=뉴스1]


카카오가 '먹통 사태' 피해 보상안으로 내놓은 무료 서비스 패키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모티콘 사용기간 제한, 개별 다운로드 불가, 정기 결제로 넘어가는 이용권 등이 논란이다.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데이터센터 화재로 빚어진 ‘먹통 사태’에 대한 사과 차원에서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보상을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15일 발생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장애 피해 지원 계획에 따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마음 패키지를 지급한다”고 5일 밝혔다. 보상 일부에서는 무료로 제공되는 일부 서비스가 1개월 뒤 자동 정기결제로 넘어가도록 설정돼 ‘미끼 서비스’가 아니냐는 불만이다.


카카오가 보상으로 지급한 패키지에는 이모티콘 3종과 카카오 메이커스 할인 쿠폰 2장, 선착순 300만명을 대상으로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이 포함됐다. 카카오의 이번 보상으로 약 4700만명의 카카오톡 국내 일반 이용자가 총 5577억원 규모의 디지털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한다는 것이 카카오의 입장이다. 이중 이모티콘 3종 금액만 31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의 이번 보상 금액은 이보다 적을 전망이다. 이모티콘은 초기 제작 단계에서만 비용이 발생하고 카카오메이커스 쿠폰은 실제 상품 결제가 이뤄져야 카카오가 금액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한 이용자는 “쿠폰이 있어도 얼마 이상이라는 기준이 있어 내가 사고싶은 건 못사고 보여주기 식 쿠폰 뿌리기 마케팅 아니냐”며 “이용도 안할 금액을 왜 측정하냐”고 비판했다.


카카오 이모티콘 3종 가운데 ‘춘식이’ 이모티콘만 평생 사용할 수 있고 그 외 2종은 다운로드 후 90일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제였다.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는 300만명 선착순이며 1개월간 100GB(기가바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 카카오가 이번 보상으로 제공한 이모티콘 3종은 한 번에 받는 기능만 있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은 이용 전 확인해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사진은 인기 이모티콘 3종(왼쪽)과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 [사진=카카오톡 캡처]


하지만 카카오의 이런 조치에도 일부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무료 이모티콘이 먹통 사태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냐는 지적을 비롯해 이모티콘 2종의 유효기간을 90일로 한정한 데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톡서랍 플러스의 불만이 가장 강하다.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자동 결제로 넘어가도록 하는 방식과 보상의 개념인데 선착순으로 지급한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이모티콘 3종은 한 번에 받을 수 있지만, 개별로 받는 것은 불가능했다.


직장인 김도현(30) 씨는 “이번 보상안은 피해 보상이라는 명목의 마케팅으로 밖에 안보인다”며 “이모티콘의 체험판이 결국 기업의 이익이 될 것이라 판단해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 톡서랍의 경우에도 정보화 취약계층이 1개월 체험 후 자동결제는 잘 모르는 것을 이용한 상술이다”고 설명했다.


톡서랍 플러스가 이번 보상안의 화두다. 톡서랍 플러스는 카카오톡 대화 기록, 사진, 동영상, 연락처 등을 보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100GB 용량 1개월 사용하고 만료될 때, 월 1900원의 이용료가 정기적으로 결제되도록 자동 전환되는 방식이다. 이용권 신청하기 버튼만 강조하고 정기결제에 대한 내용은 맨 아래 약관에 고지했다. 


약관에만 알리고 혜택만을 강조하는 다크 패턴의 일종이다. 카카오의 톡서랍 플러스는 신규 가입자를 유도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용료 정기 결제 전환 관련 내용 설명은 보상을 안내하는 페이지 하단에 나온다. 이용료 정기 결제를 원하지 않는다면 정기 결제일 이전에 해지가 필수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톡서랍 서비스가 구독형 서비스라서, 기본적으로 결제 수단을 등록하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시스템으로 돼 있다”며 “1개월 무료 이용 기간이 지나가기 전에, 이용자들에게 별도로 안내를 해 해지를 가능하게 도와드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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