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의 명암…“신선하지만 잔류농약 신뢰 필요”
로컬푸드의 명암…“신선하지만 잔류농약 신뢰 필요”
▲ 로컬푸드는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거리를 최소화해 먹거리의 안정성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도 촉진하는 개념이다. 사진은 한 로컬푸드 직매장. ⓒ르데스크


로컬푸드는 소농 농가의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출범했다. 친환경, 무농약, 유통 구조의 개선이 로컬푸드의 핵심이다. 최근 로컬푸드의 농약 검출 사례가 속속 나오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로컬푸드에 대해 알고 있지만, 정작 주변에 없어 가지 못하는 등 로컬푸드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로컬푸드는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거리를 최소화해 먹거리의 안정성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도 촉진하는 개념이다. 농가에서 새벽에 농산물을 수확한다. 이후 세척 과정, 포장 과정을 거친 후 로컬푸드 직매장에 전시한다. 소비자는 매대에 놓여있는 당일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로컬푸드의 장점이다. 로컬푸드는 지역 중심의 생산과 소비, 소량 다품목 생산, 1일 유통 등을 강조했다. 기존의 유통과정은 농가에서 도매, 법인을 거쳐 소매점 혹은 마트 등으로 가는 복잡한 구조였다.


복잡했던 유통 구조와 시간을 대폭 축소해 로컬푸드는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1일 유통으로 신선함과 친환경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로컬푸드의 상황을 보면 신뢰하기 힘들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도내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농산물 460건 중 11건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잔류농약이 검출됐다. 1월부터 11월까지 경기도 내 로컬푸드 직매장 74곳에서 농산물을 수거한 결과다. 


쑥갓에서 다이아지논이 기준치 60배, 시금치에서는 디메토에이트와 오메토에이트가 각각 기준치의 30배, 21배를 초과하는 잔류농약이 검출됐다. 연구원은 부적합 농산물로 확인된 제품을 식약처 ‘부적합식품긴급통보 시스템’에 등록했다. 경기도 내 3년간 로컬푸드 농산물의 잔류농약 검출률은 2020년 28.8%, 2021년 25.8%, 2022년 31.3%로 잔류농약의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 부적합률은 2020년 1.1%, 2021년 0.9%, 2022년 2.4%다. 이러한 문제는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충남, 경남의 로컬푸드 일부에서도 잔류농약이 검출됐다. 


잔류농약 검출에 대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한 농산물 구매가 늘어남에 따라 도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안정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로컬푸드 매장 농산물은 소규모 재배와 유통 단계가 짧은 특성이 있어 꾸준한 검사로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 로컬푸드 직매장을 들어본 적 있는 경기도민은 2019년 49.4%에서 2022년 77.3%까지 향상됐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알고 있지만 이용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이용의 불편성(64.8%) 때문이었다. [그래픽=석혜진] ⓒ르데스크


경기도에서 로컬푸드의 인지도는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로컬푸드 직매장을 들어본 적 있는 경기도민은 2019년 49.4%에서 2022년 77.3%까지 향상됐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알고 있지만 이용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이용의 불편성(64.8%) 때문이었다. 뒤이어 잘 몰라서 38.6%,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서 25.5% 순이었다. 인지도는 향상됐지만 주변에 없다는 점이 로컬푸드 이용률이 낮은 이유로 보인다.


경기도민은 로컬푸드 직매장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신선도’와 ‘품질’을 뽑았다. 다만 잔류농약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로컬푸드 농산물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 경기도민 가운데 88.0% 이상이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우수관리인증(GAP) 이상의 안전이 보장된 농산물이 판매되기를 희망했다. 안전관리 농산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로컬푸드를 이용하는 전업주부는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일반농산물이 판매되는 것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경기연구원은 로컬푸드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로컬푸드 직매장에 대한 접근성 개선, 소비자 지향적인 농산물 판매체계 구축, 소비자 신뢰 향상, 로컬푸드 직매장을 중심으로 농촌 문화공간을 구축 방안 모색 등이다. 작년 12월 기준 경기도 3개 시‧군 가운데 로컬푸드 직매장이 개설된 시‧군은 18개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5개 시‧군은 단지 1개의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로컬푸드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김태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시니어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 로컬푸드가 활성화된 지역으로 인구가 많아 소비시장을 활용할 수 있지만, 한국은 인구가 적어 소비시장이 한정적이다”며 “지역 소비에서 바운더리를 넓혀가는 것이 로컬푸드의 장기적인 계획이 돼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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