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국제행사 유치에 2030년 주인공이 없다”
“2030년 국제행사 유치에 2030년 주인공이 없다”

 

▲ 최근 정·재계가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지금의 방식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외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활동력과 적극성을 지닌 청년세대의 호응과 참여도가 미비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사진은 BTS콘서트를 찾은 해외 팬들의 모습. [사진=뉴스1]

 

앞으로 1년여 남짓 남은 2030월드엑스포(이하 2030엑스포) 유치전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청년세대의 적극적 호응과 참여 유도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외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활동력과 적극성을 지녔음에도 2030엑스포에 대한 관심이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청년세대의 호응과 참여를 유도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코리아 세일즈’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감각·소통 능력 뛰어난 청년세대, 2030월드엑스포 유치엔 시큰둥

 

지난 10월 세계적인 인기 아이돌 그룹 BTS가 부산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당시 전 세계의 청년들이 한국과 부산에 주목했다. 일부 해외 팬은 직접 콘서트가 열리는 부산을 찾았다. 당시 콘서트는 2030부산국제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차원에서 기획됐지만 실상은 콘서트 개최 취지나 목적 보단 BTS 콘서트 자체에만 관심이 쏠리는 경향을 보였다. “왜 콘서트를 여는지”는 이미 관심 밖이었다.

 

평소 2030월드엑스포에 대한 청년세대의 관심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빌보드차트까지 석권한 세계적인 톱스타까지 동원해 홍보했는데도 반응이 시큰둥한데 평소라면 사실상 관심이 전혀 없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진단했다.

 

청년세대의 관심 환기는 2030월드엑스포를 유치를 성사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시급과제로 지목된다. 월드엑스포의 등장 배경 자체가 기술, 문화, 사회 등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논의하고 고민하기 위한 교류의 장을 만들자는 공감대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래세대의 호응과 관심이 유치 경쟁력의 척도로 평가된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의 청년세대가 2030월드엑스포가 개최되는 시기 사회의 주역으로 발돋움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호응 정도가 엑스포의 성패와도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 지금 생겨난 관심과 호응이 나중엔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통상 청년세대로 분류되는 20·40세대는 2030년이 되면 최소 20대 후반에서 많아야 40대 후반이 된다. 사회에 진출해 활발하게 활동할 시기다.

 

 

▲ 청년세대의 관심 환기는 2030월드엑스포를 유치를 성사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시급과제로 지목된다. 월드엑스포의 등장 배경 자체가 기술, 문화, 사회 등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논의하고 고민하기 위한 교류의 장을 만들자는 공감대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사진은 대한상의 청년서포터즈와 단체사진을 촬영 중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사진=대한상의]

 

아울러 청년세대는 글로벌 감각과 소통 능력이 다른 세대에 비해 뛰어난 편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SNS 활용 능력도 뛰어나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은 소통에 능통해 있다. 청년세대에서 2030월드엑스포의 부산 개최 여론이 형성된다면 국가와 세대를 막론하고 빠르게 동조 여론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배경이다.

 

김이태 부산대학교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디지털 신인류’로 불리는 청년세대는 전 세계에 부산엑스포 유치 의지를 보여주거나 ‘부산’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홍보하는 역할을 능숙하게 할 수 있다”며 “청년세대의 관심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그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청년세대가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의 키를 쥐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진단했다.

 

“연예인만 바라보는 정부·재계, 청년세대 맞춤형 전략적 홍보 없인 호응 못 얻어”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주도하고 있는 정부와 지자체, 재계 등도 청년세대 참여의 중요성엔 깊이 공감하고 있다. 청년세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분위기를 우리나라 쪽으로 끌어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7월 BTS가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대사로 위촉될 당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회장은 “긴 말 필요 없다. 게임 끝났다”는 말로 청년세대 참여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최 회장의 당시 발언은 BTS의 활동을 계기로 청년세대가 월드엑스포 유치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돼 유치전의 판도 또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친 표현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최 회장은 “BTS가 (유치 활동에) 함께 나선다면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엑스포 유치 판도가 바뀔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부산시도 청년세대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월드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지난 2월 발주한 ‘2022년 종합홍보 용역’ 문건에 따르면 정부는 3차원 가상세계 구현 기술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2030부산월드엑스포 가상 홍보관을 구축하고 엑스포 유치와 관련된 주요 행사를 개최할 때 메타버스를 이용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두 개 이상의 요소를 결합한 것) 행사를 열기로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주 고객층은 청년세대다.

 

 

▲ 2030월드엑스포에 대한 청년세대의 호응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에 대한 이해가 선결돼야 한다. 청년세대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2030엑스포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세대의 여러 가지 특징 중 전략으로 삼을 만한 부분은 현실적 사고, 높은 유행 민감도 등이 꼽힌다. 사진은 기록적인 조회수를 기록한 현대자동차그룹의 2030부산월드엑스포 홍보 화면.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 재계까지 나서서 청년세대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정재, BTS 등을 앞세워 홍보하곤 있지만 관심은 엑스포가 아닌 연예인 당사자에게만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고 메타버스 플랫폼의 경우 관심이 없으면 효과를 보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지금이라도 한계를 인정하고 청년세대 호응유도 전략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2030월드엑스포에 대한 청년세대의 호응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에 대한 이해가 선결돼야 한다. 청년세대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2030엑스포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세대의 여러 가지 특징 중 전략으로 삼을 만한 부분은 현실적 사고, 높은 유행 민감도 등이 꼽힌다.

 

청년세대는 추상적이고 불확실한 것 보단 현실적이고 확실한 것을 추구한다. 현재 정부와 재계는 엑스포 유치의 장점으로 국가경제 발전을 내세우며 자연스럽게 국민소득도 올라갈 것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다만 여기엔 당장 청년세대의 관심을 북돋을만한 내용이 빠져 있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현실주의적 측면이 강한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직·간접적 혜택이다. 가령 유치와 동시에 인프라 개발에 돌입하면 청년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식의 홍보가 효과적일 수 있다.

 

2030엑스포 유치 홍보를 일종의 ‘개념행동’ 등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하나의 유행으로 만드는 것도 청년세대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 중 하나다. 청년세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띄면서도 타인의 시선이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인다. 유행에 민감하다 보니 특정 이슈에 대한 참여에도 적극적인 편이다. 각종 불매운동 참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 교수는 “아직도 세계박람회(등록엑스포)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 하거나 관련 경험이 없어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가 와 닿지 않는다는 청년세대가 많다”며 “엑스포 개최로 실질적으로 얻게 될 이득은 무엇인지 등 실질적인 내용을 그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인 참여 유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성근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청년세대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과정에서 상당히 효과적인 역할을 해낼만한 능력을 갖췄다”며 “청년세대의 특성에 적합한 방식의 참여유도 활동이 개최지가 선정되는 내년 말까지 진행된다면 아마 그들이 SNS 활동 등을 통해서 전 세계인들에게 자발적으로 홍보에 나설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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