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이 확산하는 가운데 조작된 리뷰와 댓글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럴 마케팅은 바이러스처럼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퍼지는 마케팅 기법으로 일명 '입소문 마케팅'으로도 불린다. 인터넷 보급과 온라인 쇼핑몰 태동기부터 함께했던 바이럴 마케팅은 최근 몸집을 키워 분야를 불문하고 사회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기존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을 중심으로 시행되던 바이럴 마케팅이 소비자 리뷰 조작까지 일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조작된 리뷰와 댓글 등을 보고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바이럴 마케팅으로 포장된 조작 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바이럴 마케팅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당할줄은 몰랐다" 소비자 피해 속출
건대에 사는 취업준비생 강건모(28)씨는 얼마 전 리뷰를 보고 가방을 샀다가 큰 낭패를 겪었다. 튼튼하고 좋은 가성비 가방이라는 리뷰를 믿고 가방을 샀는데 가방 안에서 병뚜껑과 날카로운 나사를 발견한 것이다. 노트북과 각종 전자제품에 이상한 흠집이 생기는 것이 이상해 가방을 털어보니 떨어진 병뚜껑과 나사에 심한 배신감과 짜증을 느꼈다고 당시 기분을 설명했다.
강 씨는 본인이 나름 젊고 현명한 소비자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바이럴 마케팅 존재도 알고 있었고, 취준생 입장에서 돈이 없어 알뜰살뜰하게 리뷰를 확인하며 최고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는 것이 습관이었는데 바이럴 마케팅이 소비자만 쓸 수 있는 영수증 리뷰까지 침투한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바이럴 마케팅은 최근 블로그와 SNS를 넘어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와 리뷰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네이버를 비롯한 플랫폼 사이트들은 바이럴 마케팅은 근절시키기 위해 매년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소비자만 쓸 수 있는 인증 재도까지 도입했지만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바이럴 마케팅을 막기 위해 개선하는 블로그 알고리즘은 바이럴 마케터들에게 매년 뚫리기 마련이고, 영수증 인증 리뷰 제도도 최근 가짜 영수증 리뷰로 효력이 사라졌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소비자 리뷰의 경우 기존 블로그보다 조작이 더 간편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날마다 늘어가는 추세다. 르데스크 기자가 직접 리뷰 알바를 진행해 본 결과 초등학생도 가능할 정도로 쉽게 조작이 쉬웠다.
소비자 리뷰 알바를 위해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바이럴 마케팅'과 '리뷰 알바'를 검색해 본 결과,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까지 사람들이 모여있는 알바방 수십 개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방에 입장하니 알바를 구하는 업체와 알바를 구인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수백 명 모여있었다.
"★쿠팡 & 네이버 동시 진행, 리뷰 + 찜 + 체류 1분 30초 이상, 리뷰비 1000원 이상"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올라오는 알바 모집글이다. 검색창에 '리뷰' 혹은 '댓글 알바'를 치면 수백에서 수천 명이 들어가 있는 바이럴 마케팅 방 수십 개가 나온다.
리뷰 단톡방에 들어가 있으면 리뷰 알바가 필요한 업체 측에서 실시간으로 공고를 올린다. 공고 분야는 맛집, 육아용품, 음식, 전자기기 등 다양하다. 올라온 공고 알바를 수행할 수 있으면 링크를 눌러 참여한다. 링크를 누르면 카톡방 혹은 네이버 폼 등으로 이동하는데 양식에 맞춰서 연락처, 이름, 주소 등 기본적인 신상정보를 입력 후 알바를 진행하면 된다.
알바 방법은 분야마다 다른데, 맛집의 경우 주문을 한 뒤 해당 업체에 알바라고 알려주면 음식을 배달하지 않고 영수증만 찍고 리뷰 작성 후 배달비에 아르바이트비까지 더해 계좌로 돈이 입금된다. 제품의 경우도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빈 박스를 보낸 뒤 이틀 정도 뒤 결제 금액에 리뷰 아르바이트비를 더한 금액을 계좌이체 시켜준다.
알바비는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000원에서 2000원 사이다. 5분도 안 걸리는 시간을 투자하고 2000원 정도 금액을 벌 수 있다. 리뷰 작성시에 요청, 주의사항도 알려준다. 업체가 원하는 키워드를 주문하는 경우가 대다수고 사진까지 제공해 좀 더 진짜같은 리뷰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바이럴만 탓할 것이 아니라 기업과 정부가 나서야"…대책 마련 시급
강남에서 맛집과 미용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바이럴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바이럴 마케팅 자체 인식이 안 좋게 퍼져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면 안된다"며 "바이럴 마케팅을 의뢰하는 곳들은 대부분 자영업자 혹은 중소업체 제품들이 대부분인데, 이런 기업들은 정공법으로는 절대 대기업 마케팅을 이길 수 없어 유일한 선택지인 바이럴 마케팅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바이럴 마케팅이 리뷰를 조작하는 수준까지 선을 넘은 마케팅을 행하는 것에 동의하며 이에 대한 방침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무분별한 기만식 바이럴 마케팅은 인식을 계속 악화시켜 업계 측면에서도 좋지 않아 윤리나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워 블로거부터 유튜브 뒷광고 그리고 최근 벌어지는 리뷰조작 알바까지 국내 바이럴은 지속적으로 발전하며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지만 규제와 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바이럴 마케팅에대한 명확한 규제가 존재한다. 미국은 바이럴 마케팅은 일반 광고와 동일시 취급하며 연방거래위원회법(Federal Trade Commision Act) 제5조를 통해 규제하고 있다. 관련 법에 따르면, 기만적이거나 불공정한 행위에 대해 명확히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거나 소비자 행동이나 결정에 광고임을 알리지 않고 영향을 끼치는 모든 바이럴 광고를 기만행위로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파워 블로거나 인플루언서 혹은 대가성 리뷰들은 최소 'paid'나 'ad'와같이 광고임을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는 바이럴 마케팅을 소비자를 기만하는 경범죄로 취급해 과태료 처분을 내린다. 2012년부터 일본은 사업자가 소비자를 유인하는 수단으로 스스로 또는 제3자에게 의뢰해 광고 사이트에 소비자를 기만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에 부당표시를 적시하는 항목이 추가됐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 교수는 "문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광고주의 선한 의지를 고양 시켜야 하며, 소비자를 기만하려 들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기업 활동을 영위해야 한다"며 "정부의 규제는 한계가 있어 스스로 자율 규제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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