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지핀 엑스포 열기, 다음 과제는 ‘국민적 신드롬’
부산이 지핀 엑스포 열기, 다음 과제는 ‘국민적 신드롬’

[미래의 희망! 2030엑스포]-⑨한국의 유치전략(下) 부산이 지핀 엑스포 열기, 다음 과제는 ‘국민적 신드롬’

2030엑스포 전국적 관심 여전히 시큰둥, 아예 모르는 국민도 태반

르데스크 | 입력 2022.11.22 16:10
▲ 현재 우리나라는 정·재계가 합심해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2030엑스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미온적인 편이라 유치전 승리를 섣불리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사진은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조형물. [사진=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역사상 최초의 등록박람회인 2030부산월드엑스포(이하 2030엑스포) 개최를 위해 정·재계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여전히 반쪽에 그친다는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포 유치에 꼭 필요한 두 가지 조건 중 한 쪽에 치중된 모습이 역력하다는 이유에서다. 두 가지 조건은 투표권을 가진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설득, 후보국의 유치 열기 등이다.

 

전자의 경우 회원국의 ‘1국1표’의 비밀투표로 이뤄지는 개최국 선정 투표의 특성 상 필수불가결 한 과정으로 평가된다. 후자의 경우는 국제적 이벤트 개최를 위해 국력이 총동원돼야 하는 만큼 국민적 공감대가 꼭 필요하다는 분석에서 나왔다. 내년에 한국을 방문하는 BIE 현지 실사단도 이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재계가 합심해 회원국 주요 인사를 만나 설득 작업에 돌입해 소기의 성과를 도출해내고 있다. 한국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나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2030엑스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미온적인 편이다. 부산 외 지역에선 관심이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아예 모르는 국민도 적지 않다. 단시간 내에 국민적 관심과 참여 열기를 북돋을만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초 기록 줄줄이 갈아치운 2010상하이엑스포 성공 뒤엔 정부 의지와 뜨거운 국민 호응

 

국제박람회기구 등에 따르면 2010상하이엑스포는 세계박람회 역사에서 최초의 기록을 줄줄이 세운 의미 있는 엑스포로 평가된다. 상하이엑스포는 개발도상국에서 열린 첫 등록박람회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관람객수, 참가국수(192개국), 총투자액(50조원), 전시장 면적(5.28㎢) 등에서도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중국이 상하이에서 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높은 국민 참여도가 꼽힌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오성근 집행위원장은 “엑스포는 막대한 비용과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정부의 유치 의지와 범국민적 공감대가 없으면 유치에 성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중국의 2010상하이엑스포 개최 성공 비결로 자국 국민의 뜨거운 호응이 첫 손에 꼽혔다. 사진은 2010상하이엑스포 행사장 전경. [사진=국제박람회기구] 

 

실제로 중국 정부와 상하이는 유치전 단계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개최지 선정 1년 전인 2001년에 이미 엑스포 전시장과 교통 인프라(상하이 지하철 7호선 등) 구축을 완료했다. 세계박람회 역사상 처음으로 도심 한복판을 행사 부지로 활용하는 과감함도 보였다. 그 과정에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주 주민들에게 아파트를 무료로 제공했다.

 

중국 정부의 노력은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냈고 대대적인 참여 열기로 이어졌다. 유치 단계부터 국민 개개인의 열띤 참여와 응원이 이어졌으며 개최 직전 실시된 자원봉사자 모집에는 수백만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포 개최 이후 동원된 자원봉사자 수도 200만명에 달했다. 심지어 하루에만 100만명이 넘는 자국 관광객이 행사장에 몰려 조직위원회가 임시방편으로 상하이 시민들에게 휴대전화 안내 메시지를 보낸 일도 있었다.

 

엑스포 열기 확인할 실사단 오는데…국민 대다수는 “그게 뭐죠” “별 관심 없어요”

 

우리나라는 현재 2030엑스포 유치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재계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열띤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중국을 비롯한 과거 국제박람회 개최국들에 비해 국민적 관심과 참여 의지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심 자체가 없거나 부산 지역의 이벤트로만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2030엑스포 자체를 모르는 국민도 적지 않다.

 

지난 6월 대한상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드엑스포 유치 관련해 알고 있다는 답변은 55%에 그쳤다. 국민 2명 중 1명이 월드엑스포 유치에 나선 사실 자체를 모르는 셈이다. 그마나 영남권은 알고 있다는 답변은 73%로 높게 나타났지만 이마저도 지엽적인 영향에 기인한 결과로 분석됐다. 영남권에서 월드엑스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결정적 이유는 지역 발전 때문이라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부산시민연대가 지난달 부산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30 부산엑스포 유치가 부산·울산·경남 공동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월드엑스포가 부산에 유치되면 부산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2.3%가 ‘많은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답했다.

  

▲ [그래픽=석혜진] ⓒ르데스크

 

‘가덕신공항이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도움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4.7%가 ‘도움 된다’고 응답했다. 또 ‘2030월드엑스포가 부산에 유치되면 울산과 경남의 경제·문화·관광 발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도 81.3%에 달했다. 2030월드엑스포가 ‘수도권 편중 현상’ 문제 해소에 도움 될 것이라는 답변도 전체의 62.4%나 됐다.

 

결국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는 지역 외에 타 지역은 월드엑스포에 대한 관심 자체가 적다는 결론인데 문제는 국민적 관심과 참여 열기가 월드엑스포 유치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위원회 등에 따르면 내년 2~3월 중 BIE 현지 실사단이 방문한다. 그들의 역할은 개최 계획 실행 가능성과 후보지 국민의 참여 열기를 확인한 후 총회에 보고하는 것이다.

 

현지 실시단의 방문 결과 보고는 후보국의 상황이나 분위기를 직접 파악하기 어려운 회원국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상하이엑스포 유치 확정 이전부터 인프라 조성에 돌입하고 국민적 참여 열기를 고조시킨 것도 이 부분을 염두한 행보로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제이벤트 관련 전문가 중에는 현재 정·재계가 적극 나서서 회원국을 설득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국내 분위기로는 유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단시간 내에 국민적 관심과 참여 열기를 북돋을만한 특단의 대책과 대대적인 화력전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를 위한 가장 큰 장애물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선전이 아니라 자국의 무관심이다”며 “회원국의 지지를 얻는 작업만큼이나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고 참여 열기를 북돋는 작업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월드엑스포가 부산에 국한되는 지역 행사가 아니라 국가 전체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알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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