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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 · 불통 얼룩진 엔씨소프트, 보여주기식 ESG경영 논란
사행성 · 불통 얼룩진 엔씨소프트, 보여주기식 ESG경영 논란
▲ 엔씨소프트는 최근 ESG 경영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았지만 유저들 사이에서는 평가 기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 ⓒ르데스크

  

최근 엔씨소프트의 ESG 경영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실상 뜯어보면 진정성은 빠진 채 구색 맞추기 급급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엔씨소프트가 일부 ESG 평가기관으로부터 높은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ESG 평가기관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다.

 

ESG 경영은 ▲환경(Enviro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재무적 평가 외에도 기업의 사회·윤리적 행보와 영향력을 평가한다. 지구온난화와 각종 재난이 빗발치는 시대에 기업이 올바른 방향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다.

 

지나친 과금 유도 ‘사행성 논란’에도 엔씨소프트, ‘올바른 즐거움’ 등 성과 강조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 ESG 평가 'AA'등급을 받은 것에 이어, 최근 국내 서스틴베스트에서도 최고 등급 'AA'를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최초로 ESG 경영 평가서를 두 차례나 선보인 데 이어 ESG 운영위원회도 운영하는 등 최근들어 ESG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ESG 경영 보고서 ‘PLAY BOOK’을 살펴보면 엔씨가 내세운 성과는 ▲올바른 즐거움 ▲디지털 책임 ▲사회 질적 도약 등이다. 올바른 즐거움을 위해 ‘콘텐츠 내 혐오와 차별 예방’, ‘표면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 ‘고객과의 소통’ 등을 내걸었다.

 

디지털 책임에서는 ‘보다 안전한 정보 보안’ ‘AI 윤리’ 등을 내세웠다. 또 사회 질적 도약에는 ‘친환경 경영 체계’, ‘미래세대 지원’, ‘지역사회 기여’ 등를 소개했다. 다만, PLAY BOOK에 기재된 일부 내용에서 보여주기식 공치사와 현실과 동 떨어진 요소들이 발견돼 비판을 사고 있다. 

 

▲ 엔씨소프트는 올바른 즐거움, 디지털 책임, 사회 질적 도약을 ESG공략으로 내세웠다. 사진은 엔씨소프트 ESG 경영 보고서 'PLAYBOOK' 요약본. [사진=엔씨소프트]

  

먼저 '올바른 즐거움'에 대해 이용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부정적이다. 엔씨소프트가 내세운 올바른 즐거움은 콘텐츠에서 혐오와 차별을 없애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PC(Political Correct)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정작 엔씨소프트가 출시한 게임들은 지나친 과금 유도와 확률 시스템 등의 남발로 그간 MMORPG의 탈을 쓴 도박게임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인식한 엔씨소프트는 비교적 최신작인 리니지W 쇼케이스 때 지나친 과금 유도를 일삼았던 BM(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하지 않거나 최대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약속 또한 지키지 않고 계속해서 현질 상품을 뽑아내면서 PC적 요소만 더해 눈속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임사 사업PM에 종사 중인 허윤지(30·가명) 씨는 “게임사의 BM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엔씨의 경우 주객이 전도돼 현질(현금 결제)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며 “오히려 엔씨의 기형적인 BM 시스템이 성공하는 바람에 국내 게임 모바일게임 시장이 돈만 좇고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유명무실 ESG 경영 평가…“평가 기준조차 불투명, ESG 등급 납득 어려워”

 

엔씨소프트가 성과로 내세운 고객 소통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고객 소통 빈도를 높이고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만들어 보다 진정성 있는 소통을 추구할 것이라 밝힌 것과 달리 진정성 있고 투명한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엔씨소프트가 ESG 경영 평가서를 발표하고 얼마 뒤 무려 10대에 달하는 트럭이 동원된 시위가 발생했다. 게임업계에서 트럭 시위는 게임이용자들이 게임사에 항의할 때 주로 이용하는 시위 방법 중 하나다. 당시 엔씨소프트가 운영하는 리니지M의 BJ 프로모션에 반대하는 유튜버 여포왕을 중심으로 유저 396명이 피해 보상을 촉구했다.

 

엔씨소프트가 일부 유튜버에게만 거액의 프로모션(지원)을 진행하면서 일반 유저들에게 과금을 유도했다는 지적이다. 비단 리니지를 둘러싸고 지나친 과금과 확률성 아이템 등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리니지2M에도 똑같은 사태가 있었고 당시 사과를 했음에도 또 다시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저들의 반발이 커졌다. 

 

▲ 리니지W 쇼케이스 유튜브 동영상에 달린 최신 댓글 현황. [사진=유튜브갈무리]

 

엔씨소프트가 최근 출시한 리니지W 쇼케이스에서도 유저와의 소통을 무시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리니지 같은 과금 모델은 없을 것이라 약속했지만, BM은 물론이고 다른 약속들까지 지켜지지 않는 모습에 유저들의 공분을 샀다. 리니지W 쇼케이스 유튜브 동영상을 최신 댓글들을 보면 관련 쇼케이스에서 엔씨소프트가 약속했던 사항들이 얼마나 지켜지지 않았는지, 유저들이 얼마나 분노했는지 엿볼 수 있다.

 

해당 사태들은 엔씨소프트가 소통의 방식과 보여주기식에만 치중한 결과 가장 중요한 소통의 '진정성'을 놓친 결과다. 게임 유저들은 엔씨소프트의 거듭된 보여주기식 소통과 뒤통수에 계속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엔씨소프트는 ESG 경영보고서에 진정성 있는 소통을 추구한다고 적어 놓았다.

 

엔씨소프트가 친환경적 기업이라며 내세운 성과에서도 의구심을 사고 있다.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기업 운영을 위해 환경 투자계획을 수립해 다면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보여주기식 행보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추진한 환경경영은 에너지·용수·폐기물 절감이다. 투입 비용은 3억100만원이다. 특히 에너지 사용 절약으로 판교R&D센터 지하주차장에 조명을 LED로 교체하고 디밍 스위치를 설치한 것이 전부다. 엔씨소프트는 조명 교체로 전기 사용량 1401MWh(메가시)를 절감했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에너지량은 489.4TJ(테라줄)로 2020년 259TJ보다 오히려 230.4TJ나 많아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엔씨소프트가 ESG 우수 등급을 받은 것을 두고 의구심마저 일고 있다. 대다수 ESG 경영 평가 기관에선 ESG 평가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에 ESG 평가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기업들이 어떤 기준에 의해 높은 등급을 받았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게임협회는 지난해 엔씨소프트에게 최고 등급을 매긴 KCGS에 평가 기준 공개를 두 번이나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소비자이자 게임 유저의 입장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어떻게 ESG 경영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았는지 조차 정확하게 확인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도 엔씨소프트의 ESG 경영에 대해 비판어린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위정연 게임학회장은 "엔씨소프트가 ESG 경영 평가에서 최고 등급 'AA'를 받은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사행성이 짙은 확률형 BM 상품으로 국내 게임 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사회적 책임이 무거운 기업이고 지배 구조마저 불투명한 그런 회사가 어떻게 'AA'를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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