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품질 미달·가짜 석유까지…알뜰주유소 관리부실 도마
비싸고 품질 미달·가짜 석유까지…알뜰주유소 관리부실 도마
▲ 알뜰 주유소는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공급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몇 개의 알뜰주유소는 일반주유소보다 고가로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알뜰주유소. [사진=뉴스1]

 

기름값이 일반주유소보다 비싼 자영 알뜰주유소가 올해 21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기름값뿐 아니라 품질 미달과 가짜 석유 문제 등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어 이와 관련해 철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석유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월 평균가격보다 높게 판매한 자영 알뜰주유소가 매년 수백 곳이 넘는다고 밝혔다. 2020년 572곳, 지난해 272곳, 올해 9월까지 주유소 판매 가격보다 고가로 판매하는 고가 판매 자영 알뜰주유소는 211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가 20일 발표한 해명에서 일반 주유소보다 고가로 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된 알뜰주유소 사례가 연간 수백 건이라는 것은 단순 합산한 숫자로 일부 알뜰주유소가 중복으로 합산된 결과라고 밝혔다. 2020년 34곳, 지난해 24곳, 올해 9월까지 29곳으로 나타났다. 숫자는 줄었지만, 여전히 소수는 꾸준히 높게 판매하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해명하며 수가 줄어들었음에도 여전히 논쟁거리가 되는 이유에는 알뜰주유소의 품질미달과 가짜 석유 판매 등 위반 행위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엄태영 국민의 힘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석유사업법 위반으로 적발된 석유 공사 자영 알뜰주유소는 143곳에 달했다. 


위반 행위별로는 품질 부적합 53개, 유통질서 저해 38개, 가짜 석유 판매 21개, 정량 미달 19개, 등유 불법 주유 12개 등이다. 자영 알뜰주유소의 위반 적발 건수는 농협 알뜰주유소 90곳에 비해 1.5배 넘게 높았고, 한국도로공사 알뜰주유소 9곳 대비 16배 큰 규모로 나타났다.


알뜰주유소는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각종 정부 지원을 받지만, 소비자 신뢰에 어긋나는 불법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어 철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 [그래픽=서진경] ⓒ르데스크

 

알뜰주유소 도입 배경은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전 세계적인 유가 상승으로 국내 석유 가격이 급등했다. 정부가 나서서 정유사 독점을 해소하기 위해 가격 인하 목표로 알뜰주유소를 추진했다. 시중 기름값을 리터당 100원 낮추겠다며 도입된 알뜰주유소는 정부의 시설 자금 지원을 비롯해 각종 세계 감면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 


정부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은 신뢰도가 높아 이 또한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정유사로부터 막대한 물량을 공동구매한 공기업(한국석유공사 자영알뜰, 농협경제지주 NH알뜰, 한국도로공사 EX알뜰)이 중간 수수료를 남기지 않고 원가로 공급하는 것도 알뜰주유소가 가진 매력 중 하나다. 

 

정부가 알뜰주유소에 공급가격 혜택을 주는 만큼 일반 주유소들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경쟁에 밀린 일반 주유소들은 매년 100~200개씩 감소하고 있고 알뜰주유소는 어느새 1300곳 돌파를 위해 달려가고 있다. 정부의 각종 지원과 혜택을 업고 시장 지배력을 넓혀가지만, 알뜰주유소 사업자들은 각종 불법 행위와 기름 가격 인하에도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직접 사업자로 나선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논란은 내버려 두더라도 알뜰주유소 사업자들은 도입된 목적을 이탈했기 때문에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해 알뜰주유소에 대한 상시 점검과 지속적인 품질관리 등 철저한 사전예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고가 판매 주유소에 대한 패널티 확대 등 관리·감독을 강화해 알뜰주유소가 국내 석유시장의 가격안정화를 지속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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