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감옥에 스스로 갇힌 우울한 청춘들
SNS 감옥에 스스로 갇힌 우울한 청춘들

[망국병 키우는 SNS열풍]-③정신질환 SNS 감옥에 스스로 갇힌 우울한 청춘들

가짜를 현실로 믿고 세상과 동 떨어졌다는 불안감에 고통

르데스크 | 입력 2022.10.04 16:23
▲ 최근 SNS 중독에서 비롯된 각종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현실 세계를 부정하고 SNS 세계만을 믿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부터 SNS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우울증을 앓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문제들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문제들도 수두룩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의 경우 정확한 실상 파악이 어렵고 피해 정도도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눈에 보이는 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SNS에 대한 과도한 몰입, 여기서 비롯된 급작스런 생활패턴 변화 등에 따른 각종 정신질환이 대표적이다. 현실 세계를 부정하고 SNS 세계만을 믿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부터 상습적인 거짓말을 일삼고 종국엔 이를 진실이라 믿는 정신질환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SNS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소외감으로 이어져 결국엔 우울증에 빠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마약만큼 위험한 SNS중독…사이버리플리 증후군, 포모증후군, SNS피로증후군 유발

 

한국미디어패널조사의 SNS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기준 SNS 이용률은 2019년 47.7%에서 2020년 52.4%, 지난해 55.1%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령대별 이용률은 만 25~38세가 83.5%로 가장 높았고 만 9~24세 72.6%, 만 39~54세 65.6%, 만 55~65세 28.7% 등이 뒤를 이었다.

 

SNS 이용자 가운데 2시간 이상 이용하는 일명 ‘헤비 유저’의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만 9~24세였다. 나이가 어릴수록 SNS 이용 시간이 길다는 의미는 그만큼 ‘중독’ 위험에 노출된 확률도 높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특히 한창 자아가 형성될 시기의 나이에 SNS 등에 중독될 경우 정신 질환을 겪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SNS 중독에서 비롯된 정신질환의 경우 그 실체가 모호해 정확한 실상 파악이 어려워 치료에도 애를 먹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정신질환을 겪는 당사자 중 상당수가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미래 주역이라는 점, 피해가 개인에 국한되지 않고 종국엔 타인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 때문에 사회적 문제로 여지가 충분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과도한 SNS 사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신질환은 크게 3가지다. 사이버리플리 증후군, 포모증후군, SNS피로증후군 등이다. 이 중 사이버리플리 증후군은 현실세계를 부정하고 거짓말로 꾸며낸 허구의 세상만을 진실로 믿게 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하는 용어다.

 

리플리 증후군 환자는 삶에 대한 불만족을 채우고자 계곡해서 거짓말을 하다가 결국 거짓말을 진실로 믿게 된다. 증세의 특성 상 시간이 흐를수록 증상이 점점 심해질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타인에게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특정 직업이나 타인을 사칭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는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한다.

 

‘포모증후군’은 고립공포감의 일종으로 자신만 세상의 흐름에 뒤처지는 듯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증상을 말한다. 환자들은 짧은 시간에 우후죽순 올라오는 게시물들을 보면서 자신이 모르고 있어나 가보지 못한 장소 등이 등장하면 소외당하는 듯한 불안감을 느낀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외감과 불안감은 더욱 심화되고 결국엔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 우울감을 곧장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SNS피로증후군은 예전부터 있었던 개념이기 보단 최근 생겨난 증상을 의미하는 신조어에 가깝다. SNS를 이용하면서 과다한 정보를 습득·공유하면서 생겨난 피로감을 지칭한다. 굳이 알 필요가 없는 정보를 궁금해 하는 등 무분별하게 정보를 쫓게 되면서 피로감은 더욱 커진다. 결국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증상 때문에 SNS를 중단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 [그래픽=석혜진] ⓒ르데스크

 

“명품 걸치고 남자친구 자랑하더니 전부 거짓말”…SNS 세상에 고립된 청춘들

 

SNS 중독에서 발생한 각종 정신질환을 환자 개인을 넘어 타인에게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 입장에선 눈에 보이는 질환이 아니다 보니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방법조차 없는 점은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피해자들 중 상당수는 “몬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송호연 씨(28·여·가명)는 “친구 중에 몇 년 전부터 SNS에 푹 빠져사는 친구가 한 명 있다”며 “얼마 전 그 친구를 봤는데 온 몸을 명품으로 치장하고 나타났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사업가 남자친구가 자신이 사달라 하는 것을 다 사준다며 자랑을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그 친구가 산 명품은 전부 짝퉁이며 남자친구도 없다는 사실이었다”며 “또 다른 친구 얘기론 얼마 전부터 SNS에서 돈 많은 남자친구를 만나 호강하는 소위 말하는 ‘신데렐라’ 행세를 하는데 현실에서도 똑같이 행동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송 씨는 “문제는 그 친구가 산 짝퉁 명품도 전부 주변에서 돈을 빌려서 산 것이었다”며 “몇몇 친구들은 남자친구한테 말 해 곧장 돌려준다는 이야기를 믿고 돈을 빌려줬는데 전부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나한테도 돈을 빌려달란 식으로 이야기 했었는데 거절한 적 있다”고 부연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SNS 중독 부작용은 이미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준을 넘어선 만큼 제3자의 개입을 통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양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는 “아직 뇌가 성장하고 있는 청소년이나 경제적 능력이 취약한 대학생의 경우 SNS에 시간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경우 인지기능 저하,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요즘에는 그 여파가 타인에게까지 미치는 만큼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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