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즐기는 실버세대, 취미·운동 ‘나를 위한’ 인생2막
여가 즐기는 실버세대, 취미·운동 ‘나를 위한’ 인생2막
▲ 노년 세대의 고품격 생활이 조명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기원에서 고객이 바둑을 두는 모습. ⓒ르데스크

  

최근 실버세대를 중심으로 ‘나를 위한’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과거 노년층이 가족 중심적인 성향이 짙었다면 최근에는 여가 생활부터 자기계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족을 위한 소비나 투자가 아니라 ‘나를 위해’ 소비하고 투자하며 인생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시니어인사이트랩이 지난해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가족보단 나를 위해 소비한다’는 대답이 53.1%를 차지하면서 과반을 넘겼다. ‘나를 위한 시간과 돈 투자에 아끼지 않는다’는 대답도 68.8%나 나왔다. 꾸준히 취미활동을 즐긴다는 대답은 81.3%, 건강을 위해 꾸준히 운동한다는 답변도 65.6%가 나오면서 자기관리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저렴한 비용의 기원, 실버세대 사랑방 역할…바둑알 쥐어가며 두뇌 증진

 

실버세대가 즐기는 여가·취미 활동 중 바둑은 빼놓을 수 없다. 바둑은 노년층의 두뇌 활동을 깨우는 놀이의 백미다. 바둑을 두는 노인이 일반 노인에 비해 정신과 심신 건강이 양호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서울 시내 기원 곳곳엔 머리를 싸매며 바둑을 두는 노년 세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방문한 서울시 종로구의 우리기원엔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에도 이미 노년층 고객으로 가득차 있었다. 전체 좌석의 60~70% 정도는 이미 차있었다. 우리기원 대표는 "바둑은 똑똑한 어르신이 즐기는 취미 활동이다. 코로나로 고객이 약간 줄긴 했지만 여전히 열기는 뜨겁다"고 귀띔했다.

 

방문하는 인물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프로기사는 물론 명문대 출신 석박사가 와서 바둑을 즐긴다. 수준 높은 바둑 실력을 겸비하고 있어 여러 동년배가 구경하며 어깨 너머로 기술을 배워가기도 한다. 기원은 실버세대에겐 새롭게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만남의장이기도 하다. 우리기원 대표는 "바둑을 두며 자연스레 교우 관계가 맺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 [그래픽=석혜진] ⓒ르데스크

 

이용료는 저렴한 편이다. 출입료만 받는데 4000~5000원 정도다. 이 비용만 지불하면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다. 타인 눈치 볼 필요 없이 실컷 바둑을 둘 수 있으니 오전부터 집을 나와 기원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종로구 명성기원에서 만난 박수도(63) 씨는 "이용료를 내지 않고 구경도 할 수 있는데 그 나름의 재미가 있다"며 "커피도 제공되기 때문에 한담을 나누기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방도 실버세대가 주로 찾는 공간이다. 이곳에선 고담준론이 오간다. 실내 텔레비전을 보며 정치, 사회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수준이 비평가 뺨친다. 종로구 탑골커피숍 사장은 "홀로 사시는 어르신이 오셔서 이곳에서 정치를 주제로 수다 떨며 고독감을 달래시곤 한다"고 말했다.

 

역시 이용료는 저렴한 편이다. 2500원 정도 있으면 따끈한 차를 즐길 수 있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손에 쥐어지는 돈이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다방은 부담 없이 이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풍부한 취미 생활로 윤택한 삶 누리는 노년층…능동적인 삶 지향

 

활동적인 취미 생활을 하며 몸을 건강하게 가꾸는 실버세대도 있다. 평일에 규칙적으로 헬스장을 간다거나 주말·연휴에 스크린 골프를 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 되고 있는 아파트에선 입주민 복지시설로 피트니스 센터를 마련하고 있는데 노년층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군산시 용둔길에 있는 미룡베네스타아파트 내 피트니스 센터는 평일 오전 이용객이 십여명이 넘는다. 대부분 50~60대 연령대인 노년층이다. 러닝머신에서 가볍게 걷기도 하고 꺼꾸리라는 운동 기구로 몸을 뒤집으며 신체 전반의 스트레칭을 하기도 한다. 

 

센터 안에는 스크린 골프 시설도 갖춰져 있는데 60대가 넘은 노년층도 자유롭게 애용하고 있다. 매일 오전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하는 이정숙(62·가명) 씨는 "아침에 오면 러닝머신에서 45분 정도 걷기를 해주고 1시간 정도는 하이풀 머신·레그프레스 머신 등 다양한 기구를 활용해 관절 위주의 운동을 하고 있다"며 "오후엔 다른 입주민과 함께 편을 먹고 스크린 골프도 치고 한다. 인바디 등 신체 측정기기도 있어 체계적으로 몸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노년 세대의 고품격 생활이 조명 받고 있다. 사진은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는 노년층의 모습. ⓒ르데스크

  

댄스 등 땀을 흘릴 정도의 활동을 하며 활기찬 생활을 영위하는 노년층도 보인다. 과거엔 에어로빅·줌바댄스 위주로 췄다면 최근엔 라인댄스, 난타도 즐기고 있어 실버 세대의 춤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주중 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춤추기에 여념이 없다는 설명이다.

 

춤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소 격렬한 몸동작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노년층 입장에선 전문 강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군산에서 라인댄스 학원을 다니는 김미애(64) 씨는 "나이가 들면 관절 건강이 중요한데 춤을 추다가 잘못해서 다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댄스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지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즐기는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상 댄스아카데미 대표는 "평일 기준 10명 정도의 노년층이 와서 라인댄스를 배우고 있다. 주말엔 출강을 하고 있는데 실버 세대를 대상으로 춤을 가르치고 있다"며 "파티 문화가 있는데 주말에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 모여서 춤을 추는 시간도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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