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외쳤지만 온실가스 급증, 통신3사 그린경영 도마
친환경 외쳤지만 온실가스 급증, 통신3사 그린경영 도마
▲ 통신업계가 앞다퉈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외치고 있는 것과 달리 친환경은 뒤로 한 채 돈벌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스1]

 

최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이른바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정작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G 네트워크 장비 설치와 IDC 증설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게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통신 서비스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전력 사용량도 늘어난다. OTT활성화로 인해 5G 사용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도 꾸준히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통신업계가 앞다퉈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외치고 있는 것과 달리 친환경은 뒤로 한 채 돈벌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변화 대응·친환경 강조했지만…탄소배출량 ‘쑤욱’ LG유플러스 1위 불명예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3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379만4156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량)다. 전년보다 6.74% 증가한 수치다. 2020년에도 통신3사는 전년 대비 9.75% 증가한 355만4462tCO₂eq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력 사용량에 비례했다. 전력 사용량이 많으면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나는 식이다. 통신사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90% 이상은 5G 네트워크 장비와 IDC 등으로 인한 간접 배출이 차지하고 있다. 가입자들이 사용하는 데이터를 소화하기 위한 전력들이다. KT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네트워크 장비 비중이 74%, IDC가 22%, 건물이 3%였다.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장비 75%, IDC 15%, 건물 10% 등이다.

 

통신3사 중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온실가스 배출량도 가장 많을 것 같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오히려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LG유플러스로 지난해 139만8845tCO₂eq를 배출했다. 같은 기간 KT는 134만3963tCO₂eq, SK텔레콤은 105만1348tCO₂eq을 배출했다.

 

SK텔레콤과 KT가 가입자가 더 많은데도 LG유플러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았다. 통신업계 시장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가 전반적인 에너지 사용효율을 높인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LG유플러스의 경우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41만kWh에서 29만kWh로 뒷걸음쳤다.

 

그렇다고 나머지 통신사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건 아니다. KT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10.14% 늘었고, SK텔레콤은 1.09% 증가했다. LG유플러스도 같은 기간 8.21% 증가했다. 통신3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래픽=석혜진] ⓒ르데스크

 

친환경 그린문화 조성·캠페인 전개 등 보여주기식 환경경영 도마

 

통신3사는 모두 지속가능한 경영의 일환으로 ESG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사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 탄소중립, IDC 에너지 절감 등 환경에 앞장선다는 설명이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엔 한계가 있다보니 돈벌이에 친환경 경영은 뒷전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텔레콤과 KT는 오는 2050년까지 전체 사용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참여를 선언했고, LG유플러스도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을 운영하고 있다. 연내 한국형 RE100으로 불리는 K-RE100 가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를 위한 실천 계획은 대부분 친환경 장비 개발 투자와 재생에너지 캠페인 활동 등에 그친다.

 

KT는 재생에너지 사용과 환경분야 임직원의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008년 화성송신소에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한 이후 지난해 기준 전국 88개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발전소의 총 발전 용량은 7.7MW에 불과하다. 지난해 사용한 에너지 사용량(2만7848TJ)의 0.1%에도 미치지 못한다.

 

임직원의 친환경 캠페인도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일회용품을 줄이고 다회용컵을 사용을 독려하는 일회용품 지우개 캠페인과 불필요한 이메일을 삭제하는 이메일 지우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탄소 5.2톤 배출 저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KT의 설명이지만 매년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라다.

 

LG유플러스는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경영을 위해 그린 사업장 조성, 그린 사업 강화, 그린 신제품 확대 등을 3대 경영목표로 잡고 있다. R&D 설비 투자를 강화하고 온실가스 저배출 사업을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개선, 그린 제품 개발 확대 등을 핵심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엔 미흡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SK텔레콤도 녹색경영을 외치고 있다. 3G·LTE 네트워크 장비를 통합하는 싱글랜 기술을 도입해 전력 사용을 절감하고 고효율 통신장비 등을 개발해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해피해빗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50년 이내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설명이지만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고 있어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면 덩달아 전력사용량도 늘어나는데, 당연히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통신사들이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 재생에너지에 올인하기엔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보니 점진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인다는 게 공통된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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