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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면 10% 더 내세요”…SNS 핫플 남대문시장 ‘두 개의 가격표’ 논란
“카드면 10% 더 내세요”…SNS 핫플 남대문시장 ‘두 개의 가격표’ 논란
젊은층 사이에서 새로운 쇼핑 명소로 떠오른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의 카드결제 거부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카드 결제를 아예 거부하거나 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에서도 부가세 명목으로 10%의 추가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남대문시장은 최근 목욕용품 구매 후기와 추천 영상 등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쇼핑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때타월과 목욕가방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직접 비교하고 고르는 과정이 하나의 온라인 콘텐츠로 소비되는 모습이다. 자신의 목욕가방에 담긴 상품을 소개하거나 구매할 만한 물건과 점포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필요한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여러 매장을 둘러보는 나들이 장소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상품을 고르는 것과 별개로 카드 사용 여부부터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1일 르데스크가 취재 과정에서 결제수단을 문의한 일부 점포에서도 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먹거리 상권인 칼국수거리에서도 취재 당시 결제 가능 여부를 확인한 매장들은 모두 카드결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생활용품 쇼핑에 이어 식사까지 하려는 방문객이 카드를 갖고 있더라도 점포에 따라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결제수단은 달랐다. 현금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상품을 구매하거나 음식을 주문하기에 앞서 대금을 지급할 방법부터 확인해야 하는 셈이다.

 

▲ 서울 남대문시장의 점포에 붙어있는 가격표 사진. 카드결제가 어렵거나 카드 사용 시 부가세 명목의 추가금을 요구하는 안내가 확인됐다.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 사용을 이유로 결제를 거절하거나 추가금을 받는 행위는 위법 소지가 있다. ⓒ르데스크
▲ 서울 남대문시장의 점포에 붙어있는 가격표 사진. 카드결제가 어렵거나 카드 사용 시 부가세 명목의 추가금을 요구하는 안내가 확인됐다.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 사용을 이유로 결제를 거절하거나 추가금을 받는 행위는 위법 소지가 있다. ⓒ르데스크
 

카드결제가 가능한 점포에서도 반드시 현금과 같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점포는 가격표에 현금가격과 카드가격을 각각 표시하거나 카드로 계산할 경우 10%가 추가된다고 안내했다. 계산 과정에서 구두로 추가금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을 고르는 단계부터 결제수단에 따라 다른 금액을 제시하는 곳도 있었다. 소비자는 카드 사용 가능 여부뿐 아니라 표시된 상품가격이 현금 기준인지, 카드결제 시 얼마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지까지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딸과 함께 남대문시장을 찾은 오지혜 씨(36·여)는 “딸과 놀러 왔는데 들른 곳 대부분이 현금만 받는다고 해서 불편했다”며 “카드가 되는 곳에서는 부가세 10%도 별도로 받았다”고 말했다. 오 씨는 시장을 둘러보며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카드 사용 제한과 추가금 요구를 함께 겪었다고 설명했다. 나들이를 위해 찾은 시장에서 상품을 고르는 것뿐 아니라 점포마다 다른 결제 조건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는 것이다.

 

유채원 씨(24·여)는 실제로 추가금을 부담하고 물건을 구매했다고 전했다. 유 씨는 “카드로 결제하겠다고 하니 부가세 10%를 더 내라고 했다”며 “현금을 인출할 체크카드도 없어 결국 추가 금액까지 포함해 계산했다”고 말했다. 유 씨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점포는 카드결제가 가능했지만 현금이 없는 소비자가 카드를 이용하려면 상품대금 외에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현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카드 사용을 조건으로 요구받은 금액까지 지급한 셈이다.

 

상인들은 낮은 판매 마진 탓에 카드 수수료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남대문시장 상인 김윤자 씨(52·여·가명)는 “스카프 하나를 팔아도 마진이 몇백원 남는데 수수료로 떼가면 남는 것도 없다”며 “손님들도 대체로 그러려니 하고 현금으로 결제해 카드가 안 된다고 불편을 이야기한 손님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신의 매장에서는 현금결제를 둘러싼 소비자 항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실제 시장을 찾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카드 사용 제한과 추가 비용 부담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어 상인과 소비자 사이의 인식 차이도 나타났다.

 

▲ 서울 남대문시장 칼국수거리 모습. 취재 당시 카드 사용 여부를 확인한 매장들은 모두 카드결제가 어렵다고 안내했다. ⓒ르데스크
▲ 서울 남대문시장 칼국수거리 모습. 취재 당시 카드 사용 여부를 확인한 매장들은 모두 카드결제가 어렵다고 안내했다. ⓒ르데스크

 

다만 낮은 판매 이익이나 카드 수수료 부담이 카드 이용자에게 추가 비용을 요구할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는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결제를 거절하거나 카드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맹점이 부담해야 할 카드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행위 역시 금지된다. 같은 상품을 카드로 구매한다는 이유만으로 현금보다 높은 가격을 적용하는 행위가 문제가 되는 이유다. 카드결제 자체를 허용하더라도 결제수단에 따라 금액을 차등 적용했다면 별도로 위법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

 

반면 신용카드 가맹점에 가입하지 않아 애초에 카드결제가 불가능한 경우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신용카드 가맹점이 아니라면 결제수단 자체가 없어 카드를 받지 못하는 것이므로 그 자체로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은 아니다”며 “가맹점인데도 카드결제를 거절하거나 현금과 카드의 가격을 달리해 카드 이용자를 불리하게 대우하면 위법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점포가 노점인지 상가에 입점한 매장인지가 아니라 신용카드 가맹 여부와 실제 거래 조건이 판단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SNS를 통해 젊은 소비자의 유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부 점포의 결제 관행이 시장 전체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통시장을 단순히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쇼핑과 먹거리, 나들이를 함께 즐기는 장소로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결제 과정에서 겪는 불편이 재방문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남대문시장을 찾는 소비자 중에는 꼭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경하고 쇼핑하는 재미를 느끼러 오는 사람도 있다”며 “이 과정에서 불쾌한 경험을 하면 다시 찾지 않을 수 있고 불만이 쌓이면 시장 전체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상인의 문제인 만큼 상인회나 상인연합회가 스스로 문제 행위를 견제하는 자정 활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속 Q&A
Q1. 남대문시장 일부 점포의 가격표와 결제 안내에서는 현금결제와 카드결제의 조건이 어떻게 다르게 제시됐는가?
A. 일부 점포는 가격표에 현금가격과 카드가격을 각각 표시하거나, 카드로 결제하면 10%가 추가된다고 안내했다. 카드결제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한 점포도 있었다. 소비자는 카드 사용 가능 여부뿐 아니라 표시된 가격의 기준과 추가금 발생 여부까지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Q2. 신용카드 가맹점이 같은 상품을 카드로 결제한다는 이유로 ‘부가세 10%’를 추가 요구하면 어떤 문제가 있는가?
A.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 사용만을 이유로 같은 상품의 가격을 높여 카드 이용자를 불리하게 대우하면 위법 소지가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제1항은 카드 사용을 이유로 한 불리한 대우를 금지한다. 추가금의 명칭뿐 아니라 실제 거래 조건과 가맹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Q3.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남대문시장의 결제 불편이 미칠 영향을 어떻게 설명하고, 어떤 개선 방안을 제안했는가?
A. 이은희 교수는 쇼핑과 구경을 즐기러 온 소비자가 불쾌한 경험을 하면 재방문하지 않을 수 있고, 불만이 쌓이면 시장 전체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선 방안으로는 상인회나 상인연합회가 일부 상인의 문제 행위를 스스로 견제하는 자정 활동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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