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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참고 지나가요”…첫 입주 앞둔 계양신도시, 분진 · 소음 · 악취 ‘삼중고’
“숨 참고 지나가요”…첫 입주 앞둔 계양신도시, 분진 · 소음 · 악취 ‘삼중고’

3기 신도시 가운데 첫 입주를 앞둔 인천 계양신도시 일부 구간에서 진행 중인 막바지 공사로 인근 주민들이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공사장을 오가는 대형 차량과 토목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소음에 더해 인근 귤현천에서는 악취 문제까지 이어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신도시 조성과 함께 기존 생활권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감조치 나섰지만 곳곳 관리 공백…주민들 “생활 불편 여전”

 

지난 20일 찾은 인천 계양신도시 사업지는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현재 일부 모습이 달라져 있다. 당시 별다른 공사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던 부지에서는 현재 교회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 구간 주변에는 비산먼지를 막기 위한 방진막이 설치돼 있고 현장 안쪽에서는 흙먼지가 날리는 것을 줄이기 위해 안개비처럼 고운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다만 방진시설이 사업지 전체를 빈틈없이 둘러싸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교회 공사가 진행되는 구간에는 방진막이 설치돼 있지만 인접한 일부 구간은 별도의 방진막 없이 흙바닥과 공사 부지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 차도만 없다면 충분히 도보로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은 건축물 축조공사나 토목공사 등이 기본적인 비산먼지 억제기준을 준수하더라도 주민 건강·재산 등에 상당한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관할 지자체가 강화된 억제시설 설치기준 등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와 기존 주거지가 대규모 개발사업지와 맞닿아 있는 만큼 법정 최소기준 충족 여부와 함께 실제 생활권에 미치는 영향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비산 먼지를 막기 위해 살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르데스크
▲ 비산 먼지를 막기 위해 살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르데스크

  

살수 작업 역시 상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는 공사가 진행되는 날을 중심으로 물을 분사하고 있으며 작업이 없는 주말에는 별도의 살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사가 멈추면 비산먼지를 가라앉히기 위한 살수 작업도 함께 중단되는 셈이다. 방진막이 설치되지 않은 구간 인근에는 초등학교를 비롯한 어린이 교육시설이 자리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우려도 이어졌다.

 

사업지 인근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최다송 씨(34·여)는 “작년 봄에 아이가 결막염이 자주 생겼었다”며 “공사장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이가 자꾸 눈을 비비고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엄마들과 이야기해 보면 아이들이 유독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기관지가 예전보다 약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공사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과 가까운 만큼 먼지 관리를 더 철저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부모 역시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가 자녀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주희 씨(38·여)는 “공사장과 학교의 거리가 가까운데 아이들이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시간도 적지 않아 장기간 먼지에 노출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씌워 학교에 보내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벗고 다니는지까지 부모가 일일이 알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비산먼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공사 소음도 주민들이 체감하는 불편 중 하나다. 르데스크가 현장에서 3시간 넘게 머무는 동안 공사장에서는 장비 가동과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주변까지 퍼졌다. 한동안 잠잠하다가도 공사가 시작되면 기계음이 커지는 모습이 반복됐다.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생활소음은 법적 규제 대상이다. ‘소음·진동관리법’과 같은 법 시행규칙은 공사장 생활소음 규제기준을 아침·저녁, 주간, 야간 등 시간대별로 구분해 정하고 있다.

 

▲ 작업 중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토로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사진은 방진벽에 설치된 현재 소음도 전광판의 모습. ⓒ르데스크
▲ 작업 중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토로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사진은 방진벽에 설치된 현재 소음도 전광판의 모습. ⓒ르데스크

  

주거지역이나 녹지지역, 학교 등이 위치한 지역의 경우 주간(오전 7시~오후 6시)에는 65dB(A) 이하가 기준이다. 오전 5~7시와 오후 6~10시에는 60dB(A),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는 50dB(A)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 그 밖의 지역에서는 아침·저녁 65dB(A), 주간 70dB(A), 야간 50dB(A) 이하가 기준이다. 학교 등 법령에서 정한 시설 주변에는 별도의 지역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현장에서 확인한 소음 수치는 64.5dB(A)에서 최대 71.1dB(A)까지 오르내린다. 작업이 잠시 멈추면 소음이 줄었다가 중장비 등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 수치가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도 확인된다. 특히 순간적으로 측정된 최고치는 주거지역 등의 주간 생활소음 규제기준인 65dB(A)을 웃돌았다.

 

인근 주민 허진 씨(81·여)는 “평일에는 산책도 자주 하고 주변을 많이 돌아다니는데 공사하는 날에는 기계 소리가 크게 들릴 때가 있다”며 “계속 나는 건 아니지만 갑자기 큰 소리가 나면 신경이 쓰이고 오래 들으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집이 부족하다고 하니 새로 짓는 것 자체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기존에 살고 있던 주민들의 불편도 고려했으면 좋겠다”며 “이 구간을 지나갈 때마다 소음이나 먼지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데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도록 관리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계양구 역시 계양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공사현장의 비산먼지와 소음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계양구 환경과는 지난해 계양구의회에서 계양테크노밸리 등 대규모 공사현장과 관련해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에 출동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사업장의 경우 감시 인력을 투입해 현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올해도 미세먼지 민간감시원을 운영해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에 대한 순찰·감시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도시 관통하는 귤현천도 악취…주민들 “숨 참고 지나갈 때도”

 

▲  동양교 일대에서는 하천을 따라 악취가 지속적으로 느껴진다는 주민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사진은 동양교 일대에서 볼 수 있는 하천의 모습. ⓒ르데스크
▲ 동양교 일대에서는 하천을 따라 악취가 지속적으로 느껴진다는 주민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사진은 동양교 일대에서 볼 수 있는 하천의 모습. ⓒ르데스크

  

공사장 주변의 비산먼지와 소음뿐 아니라 계양신도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귤현천의 악취 역시 주민들이 호소하는 생활 불편 가운데 하나다. 오는 12월 3기 신도시 중 첫 입주를 앞둔 인천계양 A2BL 구역 인근 동양동 361-4번지 일대에서는 생활 오·폐수와 폐기물 무단투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 곳곳에는 폐목재와 플라스틱, 생활쓰레기, 건설폐기물 등이 쌓여 있고 배수시설 인근에는 오염수가 고여 악취를 풍겼다.

 

특히 박촌동과 동양동을 잇는 동양교 일대에서는 하천을 따라 악취가 지속적으로 느껴진다. 현재 공사로 인해 하천 일부 구간의 출입은 제한돼 있으며 하천 한쪽은 차도와 맞닿아 있어 주민들이 이동 과정에서 해당 구간을 지나야 하는 구조다.

 

르데스크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동양동에서 박촌동 방향으로 이동할수록 악취는 심해졌다. 하천에는 물이 원활하게 흐르기보다 크고 작은 웅덩이 형태로 고여 있는 구간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하천 내부에서는 성인 운동화를 비롯한 쓰레기도 확인된다. 약 50m 남짓한 구간을 지나는 동안에도 악취를 체감할 수 있으며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냄새가 심한 날에는 숨을 참고 지나간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인근 주민 장기호 씨(63·남)는 “매일 박촌역에서 집까지 걸어 다니는데 이동할 때마다 이 도로를 꼭 지나게 된다”며 “사계절 내내 악취가 심한 편이고 공공주택단지 사업이 시작된 이후에는 종종 건설폐기물로 보이는 물건들이 하천에 떠내려오는 모습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이 구간을 정비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정작 필요한 부분이 충분히 개선됐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악취 문제를 줄이는 것이다. 건설폐기물로 보이는 물건들까지 눈에 띄었던 만큼 하천을 제대로 정비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근 수계의 악취 문제는 주민들의 체감에만 그치지 않는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024년 계양구 동양동을 포함한 서부간선수로 약 5.4㎞ 구간을 대상으로 악취 민원 해소를 위한 수질 정밀진단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농업용수 공급이 없는 비영농기와 장마철에는 일부 수질이 Ⅵ등급인 ‘매우 나쁨’ 수준까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수질과 악취 개선을 위해 안정적인 유지용수 확보와 오염 퇴적토 준설, 수초의 정기적인 제거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공사현장이 주거지와 학교 등 생활권에 인접해 있을 경우 단순히 방진막을 설치하거나 공사 중 살수를 실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산먼지는 공사가 멈춘 뒤에도 건조한 토사와 바람, 차량 이동 등에 의해 다시 날릴 수 있는 만큼 기상 여건과 주변 환경을 고려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공사로 인해 하천 인근은 출입이 금지돼 있다. 사진은 계양신도시 공사 현장을 알리는 표지판의 모습. ⓒ르데스크
▲ 공사로 인해 하천 인근은 출입이 금지돼 있다. 사진은 계양신도시 공사 현장을 알리는 표지판의 모습. ⓒ르데스크

 

소음 역시 특정 시점에 측정한 수치만으로 주민들이 장기간 체감하는 영향을 모두 판단하기 어려워 시간대와 작업 종류에 따른 반복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하천 악취의 경우 오염수 정체나 퇴적물, 유량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단순 정비에 그치지 않고 발생 원인을 파악한 뒤 수질과 유량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대중 한성대 부동산학부 교수는 “공사장의 비산먼지는 작업이 이뤄지는 순간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쌓인 먼지가 건조된 뒤 바람이나 차량 통행으로 다시 날릴 수 있기 때문에 현장 상황에 맞춰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학교나 주거지가 가까운 경우에는 공사장 경계 안에서 기준을 지키는 것뿐 아니라 주민들이 실제 생활하는 공간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음과 악취 역시 한 차례 측정 결과만으로 문제의 정도를 판단하기보다는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중심으로 반복 측정하고 원인을 파악한 뒤 저감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대규모 개발사업이 주거지역이나 교육시설과 맞닿아 있는 경우 방진막·살수시설 등 개별적인 저감조치에 그치지 않고 주변 생활권까지 고려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신도시 입주 초기에는 교통과 생활편의시설뿐 아니라 실제 거주 과정에서 체감하는 주변 환경 역시 주거 선호도와 지역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사장 소음과 비산먼지·악취 등의 문제가 장기간 반복될 경우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실수요자에게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정석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신도시는 입주 초기 몇 년 동안 실제 거주자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지역 이미지와 주거 선호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며 “교통이나 학군 같은 요소가 좋아도 소음이나 악취 등 생활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체감되는 불편이 지속되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주거지를 선택할 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 발생하는 공사 소음이나 비산먼지는 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문제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를 곧바로 주택가격 하락과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입주 이후에도 악취나 환경 문제가 지속되는지, 관계기관이 입주 전에 얼마나 신속하게 정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기사 속 Q&A
Q1. 공사장 비산먼지 저감을 위한 법적 의무 조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A.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은 방진막(방진망) 설치, 이동식 또는 고정식 살수시설 가동, 야송 토사 방진덮개 설치, 출입 차량 세륜·세차 등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Q2. 주말에는 왜 비산먼지 살수 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나?
A. 대부분의 공사 현장이 공사가 진행되는 평일 중심으로 살수 차량 및 안개비 분사 시설을 가동하기 때문이다. 공사가 쉬는 주말에는 살수가 중단되어 노출된 흙바닥에서 바람에 의한 먼지가 날릴 수 있다.
Q3. 관할 지자체인 계양구청은 공사장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A. 계양구 환경과는 정기 지도·점검과 함께 민원 접수 시 현장 출동 수시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미세먼지 민간감시원을 투입해 현장 순찰 및 감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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