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응봉신동아아파트가 공공재건축 추진을 검토하는 가운데 공공임대주택 포함 여부를 두고 주민들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고질적인 주차난 등 노후 아파트의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면 공공임대가 포함되더라도 재건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일부 주민들은 공공임대가 들어서는 사업 방식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21일 르데스크 취재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응봉동 신동아아파트는 현재 기존 리모델링 조합의 해산 절차를 밟으면서 공공재건축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관련 설명회를 진행하거나 준비하는 등 향후 정비사업 추진 방식을 놓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동아아파트는 지난 2021년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인가를 받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장기간 사업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데다 조합장의 자진 사퇴와 임원 공석 등이 이어지면서 조합 운영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에 기존 리모델링 사업을 정리하고 공공재건축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높은 현황 용적률로 민간 재건축을 통한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이 단지의 용적률은 약 283%로 기존 건물이 대지에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기존 용적률이 이미 높은 만큼 민간 재건축 방식으로는 추가 연면적을 확보해 일반분양 물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김대종 신동아부동산 대표는 “민간 재건축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바로 옆에 있는 현대아파트는 현재 용적률에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신동아는 이미 용적률이 높은 상태라 세대수가 축소될 수도 있다”며 “신동아는 리모델링을 추진해 조합까지 설립했지만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고 현재는 조합 해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신동아아파트에서는 공공이 참여하고 임대주택을 포함하는 대신 용적률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식이 대안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주민들 사이에서는 향후 700가구 이상 규모로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공공임대주택이 포함되는 사업 방식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공임대가 포함되더라도 재건축을 통해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공공임대가 포함되는 사업 방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젊은 주민들이 재건축에 적극적인 이유 중 하나로는 심각한 주차난이 꼽힌다. 신동아아파트는 주차 공간이 부족해 단지 내 이중주차가 빈번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공공임대 포함 여부보다 재건축을 통해 주차 공간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대표는 “공공주택이라고 하면 거부감을 보이는 주민들도 있지만 새로운 아파트가 들어서고 현재 단지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주차난이 해소된다면 공공주택이 일부 포함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주민들도 있다”며 “앞서 LH가 관련 내용을 설명했을 당시에도 관심을 보인 주민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다음 달에는 SH도 설명회를 열 예정이어서 주민들이 사업 방식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공공재건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특히 젊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공임대주택이 포함되더라도 고질적인 주차난 등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민 박현성 씨(38·남·가명)는 “아내와 제 차까지 두 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아내가 매번 주차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며 “공공재건축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은 아쉽지만 지금보다 주차나 단지 환경이 좋아질 수 있다면 이 방식이라도 찬성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카시트를 사용해야 하는 어린 자녀가 둘이나 있어 비교적 큰 패밀리카를 이용하는데 단지 내에서 운전하거나 주차할 때 불편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하면 이중주차를 해야 하는데 차량이 크다 보니 다른 차의 통행을 막을까 신경이 쓰이고 늦은 시간에는 주차할 곳을 찾기 위해 단지를 몇 바퀴씩 돌 때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용적률이 높은 노후 아파트의 경우 민간 재건축만으로는 일반분양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워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공공재건축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을 둘러싼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어 사업 추진에 앞서 주민 동의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기존 용적률이 높은 아파트는 재건축을 하더라도 새로 늘릴 수 있는 연면적이 제한적이고 그만큼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이런 단지는 민간 재건축만 고집하기보다 공공재건축을 통해 추가 용적률을 확보하고 늘어난 용적률을 활용해 사업성을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등의 조건이 붙으면 조합원마다 사업에 대한 이해득실이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재건축을 통해 주차장 등 노후화된 주거환경을 빠르게 개선하려는 주민과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부담을 느끼는 주민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사업 조건과 조합원 분담금 등을 제시해 주민들이 어느 방식이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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