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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장실 조심하세요”…외국인 관광객 늘자 커지는 ‘몰카 공포’
“한국 화장실 조심하세요”…외국인 관광객 늘자 커지는 ‘몰카 공포’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 불법촬영 문제가 ‘안전한 여행지 한국’의 이미지를 위협하는 관광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부산의 한 술집 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를 발견했다는 외국인의 경험담이 확산한 데 이어, 한국 여행을 앞두고 공중화장실이나 숙소의 ‘히든 카메라’를 걱정하는 외국인들의 게시물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약 2년 전 부산 광안리 인근의 한 주점 여성 화장실에서 숨겨진 카메라를 발견했다는 외국인 관광객의 글이 올라와 관심을 끌었다. 작성자는 액체가 없는 디퓨저 용기 안에서 카메라를 발견해 한국인 지인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후 별다른 수사 결과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여행 전부터 몰래카메라에 대한 경고를 많이 들었다”며 이후 화장실의 의심스러운 구멍을 가리기 위해 테이프까지 가지고 다녔다고 전했다.


게시물을 접한 해외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용자 ADragonFromTheAbyss는 “평판 좋은 호텔에도 수많은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GildongHong551은 “유튜브에는 에어비앤비나 호텔에서 숨겨진 카메라를 찾는 방법에 대한 유용한 팁이 많다”며 “요즘은 어디에서나 흔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부산의 한 주점 여성 화장실 내 숨겨진 카메라 발견 관련 게시물의 모습. [사진=Reddit 갈무리]
▲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부산의 한 주점 여성 화장실 내 숨겨진 카메라 발견 관련 게시물의 모습. [사진=Reddit 갈무리]

 

이 같은 우려가 확산하면서 해외 SNS에서는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한국 여행 준비물로 소개하거나 공중화장실과 숙소에서 카메라를 확인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콘텐츠도 등장했다.


지난 2023년 호주 출신 틱톡 크리에이터 재즈민 제닝스(Jazmyn Jennings)는 자신의 계정에서 한국의 불법촬영 문제를 소개했다. 그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보면 구석구석 젖은 휴지로 막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불법촬영을 우려해 작은 틈이나 구멍을 막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숙박시설 등 사적인 공간에서도 숨겨진 카메라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여성들은 몰래카메라로 촬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하는데 촬영된 영상은 대부분 온라인에 공개되어 남성들이 시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며 “이 문제는 화장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에어비앤비 숙소, 호텔 객실 등 사적인 공간이라면 어디든 숨겨진 카메라에 노출될 위험이 많다”고 덧붙였다. 


레딧에서도 비슷한 조언이 나온다. 이용자 IllustriousAct9128는 공중화장실을 이용하기 전 벽이나 문, 변기 뒤편 등에 작은 구멍이 있는지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구멍이 있다면 휴지 등으로 가릴 것을 권했다.


▲   호주 출신 틱톡 크리에이터 재즈민 제닝스(Jazmyn Jennings)가 한국의 불법촬영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는 영상의 모습. [사진=tiktok 갈무리]
▲ 호주 출신 틱톡 크리에이터 재즈민 제닝스(Jazmyn Jennings)가 한국의 불법촬영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는 영상의 모습. [사진=tiktok 갈무리]

 

심소희 씨(33·여)는 “이런 이야기가 해외에서 퍼지는 것 자체가 한국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인들은 화장실의 작은 구멍이 나사 등으로 생긴 흔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법촬영 카메라가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불안한데 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더 불안하게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빠르게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071만명으로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5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87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한국의 치안과 관광 안전에 대한 해외의 인식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서 한국의 불법촬영 문제를 경고하거나 화장실·숙박시설 이용 시 주의를 당부하는 게시물이 확산하면서 자칫 한국 관광의 안전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르데스크가 서울 시내 공중화장실을 직접 확인한 결과 일부 화장실에서는 칸막이나 벽면에 나사를 제거한 뒤 생긴 것으로 보이는 작은 구멍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일부 구멍은 휴지 조각으로 빽빽하게 막혀 있었고, 휴지를 여러 겹 덧대 외부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가려놓은 흔적도 확인됐다. 실제 불법촬영 카메라가 설치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용객들이 혹시 모를 불법촬영 가능성을 우려해 구멍을 직접 막아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었다.


▲ 서울 시내 한 공중화장실 내부의 모습. 칸막이와 벽면에 생긴 작은 구멍 일부가 휴지로 막혀 있다. ⓒ르데스크
▲ 서울 시내 한 공중화장실 내부의 모습. 칸막이와 벽면에 생긴 작은 구멍 일부가 휴지로 막혀 있다. ⓒ르데스크

 

국내 불법촬영 범죄는 최근에도 연간 5000건을 웃돌고 있다. 경찰청 범죄통계 등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반포’ 범죄 발생 건수는 2020년 4881건에서 2021년 5541건, 2022년 5876건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3년 5490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2024년 다시 5829건으로 늘었다. 2024년 발생 건수는 2020년과 비교하면 약 19.4% 증가한 수준이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이 불법촬영 피해를 신고해 경찰 수사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 3월 인천의 한 숙박시설에서는 외국인 여성 관광객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남성의 휴대전화에서 불법촬영물 일부를 확인했다. 경찰은 성폭행 혐의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범죄 발생 건수와 별개로 불법촬영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담이 해외 SNS를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한국의 관광 안전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주희 상지대 관광학과 교수는 “관광객들은 여행지를 선택할 때 치안과 안전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는데 SNS를 통해 특정 범죄에 대한 경험담이 반복적으로 확산되면 실제 발생 빈도와 별개로 해당 국가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며 “이러한 인식은 여행지 선택뿐 아니라 현지에서 느끼는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불법촬영 예방과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국인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점검 체계와 신고 방법 등을 적극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며 “관광객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한국의 관광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사 속 Q&A
Q1. 최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의 '몰카(불법촬영)' 우려가 커진 계기는?
A.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레딧)와 SNS(틱톡)를 중심으로 한국 여행 중 발견한 숨겨진 카메라 경험담과 공중화장실·숙소 체크 방법 등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Q2. 방한 외국인 관광객 규모는?
A. 문화체육관광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071만 명으로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1~5월 기준 872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
Q3.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외국인들에게 권장하는 화장실 이용 팁은?
A. 화장실 이용 전 벽, 문, 변기 뒤편 등에 작은 구멍이 있는지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구멍이 있다면 테이프나 휴지 등으로 가릴 것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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