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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정서와 따로 노는 일방통행 국정, 권력연장에 ‘독일까 약일까’
보편적 정서와 따로 노는 일방통행 국정, 권력연장에 ‘독일까 약일까’

최근 중도층과 여권 지지층 일각에서 정부·여당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보편적 국민 정서와 괴리돼 있음에도 강성 지지층 여론만을 고려한 정책 설계나 정치적 판단을 반복하는데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쟁점 법안 처리·시행이나 주요 부처 장관 인사 과정에서 보인 정부·여당의 태도는 단순 피로감을 넘어 공분을 자아내는 수준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 보편적 정서와 괴리된 정치적 판단의 결말 대부분이 ‘비극’인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정책 노선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용혜인·김승원 논란부터 검수완박, 부동산 정책실패까지…국민과 멀어지는 정부·여당

 

지난달 30일 새로운 장관 명단이 발표된 이후 불거진 인사 실패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초 논란의 포문을 연 인물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었다. 앞서 용 의원은 불과 36세의 나이에 장관 지명을 받은 사실로 주목을 받았으나 이후 ▲비례대표 꼼수 유지 논란 ▲국회의원 겸직 주장 ▲정부지원금 부당 수령 의혹 ▲기본소득당 사당화 논란 ▲당비 납부를 활용한 꼼수 절세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용 의원에 대한 장관 임명 반대 여론이 무려 70%가 넘을 정도로 국민적 반감도 거셌다. 결국 지난 13일 용 의원은 지명 2주 만에 장관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 최근 중도층과 여권 지지층 일각에서 정부·여당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최근 중도층과 여권 지지층 일각에서 정부·여당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아직까지 이재명정부 2기 개각과 관련된 잡음은 여전하다. 대표적인 친명계(친이재명) 의원이자 신임 법무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김 의원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승인 관련 로비 의혹, 지역구 유력인사 자녀 인턴 채용으로 인한 보은인사 논란 등으로 국민적 관심의 중심에 선 상태다. 김 의원에 대한 임명 반대 여론 역시 전체 국민의 과반 이상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줄줄이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부·여당은 임명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여당이 끝내 추진을 강행한 검찰수사권 폐지 법안, 이른바 ‘검수완박’ 역시 수많은 반대 여론을 뒤로한 채 끝내 현실화 초읽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 7월 31일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 폐지, 수사의 주체의 사법경찰관 일원화 등의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당시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잇따르면서 검찰의 보완수사 폐지를 둘러싼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섰지만 여당은 당론으로 정한 ‘검수완박’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정부 역시 국회에 책임을 일임하겠다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다 종국엔 국회 결정을 받아들였다.

 

반(反)정부 여론의 기폭제가 되고 있는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 역시 요지부동이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부동산 투기 근절을 내걸고 고강도의 규제 정책을 쏟아냈는데, 그 결과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의 ‘역대 정부 출범 1년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 누적 변동률’ 자료에 따르면 이재명정부 출범 초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은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았다. 상승률은 11%에 달했다. 2·3위인 문재인정부(8.2%), 이명박정부(5.4%) 등과도 압도적인 차이다.

 

▲ 최근 여론 안팎에선 정부·여당의 정치적 판단의 오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 최근 여론 안팎에선 정부·여당의 정치적 판단의 오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정책의 경우 국민 생활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만큼 민심 역시 크게 요동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취임 이후 최저치인 33%로 집계됐다. 반면 부정 평가는 63.3%로 처음 60%를 넘어섰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23%)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경제·민생(11%), 인사(人事)(9%) 등의 순이었다.

 

“권력은 국민을 못 이긴다” 보편적 정서 외면한 정권의 한결 같은 결말 ‘선거패배·정권교체’

 

정치권 안팎에선 지금이라도 정책 기조나 정치 노선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 전체 여론과 어긋난 행보를 보여 온 역대 정부·정당의 결말이 하나 같이 비극에 가까웠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현상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과거 ‘비박계’ 공천 탈락 및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부산 방문 등 선거 개입 논란이 불거져 나왔던 지난 20대 총선(2016년 4월 13)일에선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민심이 박근혜정부 심판론으로 기울면서 생겨난 결과였다. 과거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지면서 정부는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국정농단’ 사태까지 터지면서 결국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민 정서와 괴리된 정치적 판단이 결국 정권의 지지 기반 약화로 이어진 전례가 적지 않은 만큼 정부·여당이 지금이라도 정책 노선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몽골로 출국하기 위해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민 정서와 괴리된 정치적 판단이 결국 정권의 지지 기반 약화로 이어진 전례가 적지 않은 만큼 정부·여당이 지금이라도 정책 노선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몽골로 출국하기 위해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탄핵 정국의 반사이익을 얻으며 정권을 잡은 문재인정부 역시 끝이 좋지 못했다. 당시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으로 전국적인 집값 과열 현상이 생겨나면서 민심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럼에도 당시 정부는 끝까지 정책 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았고 결국 마지막엔 정권을 내주는 결과를 맞이했다. 윤석열정부 역시 보편적 국민 정서를 외면한 정권의 비극적 결말을 보여줬다. 임기 초 50%가 넘는 긍정 평가를 얻었던 윤석열정부 지지율은 김건희 여사 논란, 검찰 출신 중심의 편향 인사 논란 등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취임 1년 만에 30%대로 곤두박질 쳤다. 낮은 지지율은 결국 총선 패배로 이어졌고 여소야대 정국에서 연일 야당의 거센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그 결과, 윤석열 전 대통령은 끝내 불법 비상계엄이라는 무서운 선택을 했고 탄핵에 이어 정권까지 내주고 말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재명정부가 보편적 여론과 동 떨어진 행보를 보인 역대 정부가 하나 같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다는 과거의 사례를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가깝게는 차기 총선, 나아가 차기 대선을 염두해서라도 국정 기조와 정치 노선의 대전환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번 형성된 국민의 인식을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며 “특히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인 30%대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신뢰가 상당 부분 훼손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미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는 정책이나 인적 쇄신에 나서더라도 국민이 이를 곧바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며 “민심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 국정 운영 기조에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있지만 단기간에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사 속 Q&A
Q1. 최근 정부·여당을 둘러싼 ‘정권 위기론’이 제기되는 배경은?
A. 정부·여당이 중도층을 비롯한 전체 국민 여론보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우선해 정책과 정치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사와 검찰개혁, 부동산 정책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현안에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은데도 기존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민심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Q2. 최근 장관 인사가 정부·여당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A.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잇따라 불거진 데다 일부 후보자에 대해서 임명에 반대하는 여론까지 높게 나타나면서 인사 검증과 판단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용혜인 의원이 각종 논란 끝에 결국 후보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김승원 의원을 둘러싼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정부의 인사 문제가 국정 운영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Q3. 과거 정부 사례가 현 정부에 주는 시사점은?
A. 박근혜·문재인·윤석열정부 모두 집권 과정과 정책 방향은 달랐지만 국정 운영 과정에서 민심 이반이 심화된 이후 선거 패배나 정권교체 등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현 정부 역시 지지층 결집에만 의존하기보다 중도층을 포함한 폭넓은 국민 여론을 정책과 인사에 반영하고 여론과 정책 효과 사이에 괴리가 확인될 경우 기존 국정 기조를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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