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의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임상 3상 관련 공시가 나오자 주가가 장중 급반등했다가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했다. 투자자들의 기대가 단기간에 주가에 반영됐지만, 실제 내용은 임상 성공이나 유효성 결과 발표가 아니라 기존 임상시험 계획의 일부 변경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는 내용이었다. 과거 신풍제약과 신라젠 등 임상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결과에 따라 큰 폭으로 조정받은 사례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상 3상’에 반응했지만 실제론 계획 변경…공시 내용 꼼꼼히 봐야
15일 신풍제약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후보물질 ‘SP-8203(오탑리마스타트)’의 임상 3상 시험계획 변경승인을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SP-8203은 혈전용해제 표준치료를 받는 급성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후보물질이다. 임상은 시험군과 위약군 각각 426명씩 총 85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투약 이후 90일째 환자의 기능적 회복 정도 등을 평가한다.
공시가 발표되자마자 이날 신풍제약 주가는 장중 빠르게 움직였다. 오후 3시 10분 주가는 1만18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반납했고 결국 전 거래일보다 1.79% 내린 98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공시에서 주목할 부분은 ‘임상 3상’이라는 표현보다 구체적인 변경 내용이 지목된다. 신풍제약은 2024년 8월 SP-8203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신청해 같은 해 10월 승인을 받았다. 이번 공시는 새로운 임상 3상의 시작이나 임상시험 결과 발표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시험계획에 새로운 표준치료제 관련 내용을 반영하기 위한 변경승인 신청이다.
변경 이유는 급성 뇌경색 표준치료 환경의 변화다. 기존 혈전용해제인 rtPA에 이어 새로운 표준치료제로 허가되고 가이드라인에 등재된 TNK(메탈라제)에 관한 정보를 임상시험계획서의 제외기준과 임상시험 방법 등에 추가하기 위한 것이다. 임상시험의 기본적인 목적과 총 피험자 규모 자체가 새롭게 발표된 것은 아니다.
특히 이번 공시에는 SP-8203의 임상 3상 성공 여부를 판단할 새로운 유효성 결과가 담기지 않았다. 신풍제약 역시 공시 첫머리에서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 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임상시험과 품목허가 과정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상업화 계획을 변경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신약개발 기업은 현재 실적보다 후보물질의 임상 성공 가능성과 향후 시장 규모가 기업가치에 선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임상 지연이나 실패,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면 앞서 반영됐던 기대가 짧은 시간 안에 되돌려질 가능성도 크다.
신풍제약은 이미 신약개발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기존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2019년까지 4000~7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2020년 9월 20만원을 넘어서며 정점을 찍었고 시가총액도 한때 1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는 임상 결과가 나오면서 크게 꺾였다. 2023년 10월 신풍제약은 피라맥스 임상 3상에서 중증화율 감소 효과가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공시했다. 이후 주가는 코로나19 당시 기록했던 고점과 비교해 90% 이상 하락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개발 기대감이 실제 임상 결과로 확인되기 전까지 주가에 선반영될 경우 결과에 따라 투자자의 손실도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신라젠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신라젠은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 성공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2017년 주가가 한때 15만원을 넘어섰다. 시가총액 역시 코스닥 최상위권까지 올라섰지만 2019년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가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에 대해 중단을 권고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경영진을 둘러싼 논란까지 겹치면서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심사라는 위기를 겪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신풍제약 공시 역시 SP-8203의 임상 3상 성공이나 허가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가 아니라 기존 임상계획을 현재 표준치료 환경에 맞춰 수정하기 위한 절차라는 점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향후 실제 임상 결과와 허가 여부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3상’, ‘승인’, ‘신약’과 같은 일부 표현만 보고 투자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공시의 목적과 단계, 변경 내용, 임상 결과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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